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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장투어 8탄 경북 안동 명인박재서 안동소주

처음이는 16도, 제주 라산이는 21도, 빨간 이슬이는 23도다. 요즘 소주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안동여행을까지 왔는데 멀리 할 수가 없다. 안동찜닭과 안동간고등어가 대표주자라면 안동소주는 국가대표다. 양조장투어 8탄은 경북 안동에 있는 명인박재서 안동소주 양조장이다.

 

쨍하고 해뜰날, 안동소주 마시기 좋은날!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과 함께 증류법이 전파되었다. 몽골군의 주둔지를 따라 퍼져나갔는데, 안동과 개성 그리고 제주 지역에 몽골군이 주둔을 했고, 그들은 증류주를 만드는 비법을 알려줬다. 전쟁에 이기면 기뻐서 마시고, 지면 슬퍼서 마셨기에 전쟁과 술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안동소주는 몽골이 전파한 제조기법과 안동지방의 특유한 물맛이 조화되어 안동 반남박씨의 집안에서 500년 대대로 내려온 가양주다. 지금은 25대 후손인 박재서(전통식품 명인 제 6호) 선생이 직접 빚고 있다.

 

조립식(?) 건물들 사이, "이리 오너라"를 하고 싶게 만드는 한옥 대문과 그 뒤로 민속촌에서나 본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물이 이어져 있다. 옛것의 느낌이 나긴 하는데, 그저 느낌만 날 뿐이다.

 

주막 느낌적인 느낌!
다 내꺼였으면...

방문을 하기 전에 전화로 문의를 하니, 양조장 견학은 안되지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단다. 예상을 했기에, 한옥 건물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판매장으로 향했다. 

 

식품명인 & 찾아가는 양조장 명패!

폭염이 한창이기도 했고, 판매장에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 않나보다. 중앙에 있는 안내문을 보니, 벨을 누르면 총총 달려가겠단다. 그대로 따라했고, 곧 직원분이 총총 나타났다. 

 

양조장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 미술작품을 전시해 놓은 곳도 있고, 박물관처럼 만들어 놓은 곳도 있고, 시음이 가능하도록 카페처럼 만든 곳도 있다. 명인박재서 안동소주는 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어 자랑할 것도 참 많을텐데, 소박하고 심플하다. 

 

찾아가는 양조장에 왔으니, 스탬프는 놓치지 않는다. 명인 안동소주를 추가해 현재 7곳의 양조장을 방문했다.

 

심플 소박할지 모르지만, 실제는 절대 그러하지 않다. 전시되어 있는 술이 500년의 역사를 말해 주고 있으니깐. 익숙한 녹색병도 있지만, 도자기로 되어 있는 하회탈에 호리병까지 굳이 명품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다분히 느껴진다.  

   

판매만 하는 곳이라서 시음은 없는 줄 알았는데 가능하다. 작은 항아리에 45도 짜리 안동소주가 들어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다지만, 욕심을 내다가는 훅 갈 수 있으니 찔끔 담았다. 역시 45도는 어마무시하다. 맛만 봤는데도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안동소주는 100% 우리 쌀로 빚은 증류식 소주로, 음주 후 뒤끝이 깨끗하고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숙취가 올 정도로 마시지 않아서 모르지만, 존재감 하나만은 그 어떤 소주보다 엄청나다. 

 

아닌 줄 알면서도 물어봤는데, 역시나 판매용은 아니란다. 대통령 설날 선물였다는데, 받은 분들은 정말정말 좋겠다. 술맛이 다르지 않을텐데, 왠지 더 있어 보인다.

 

안동이니깐 하회탈 안동소주!
미니어처도 있다오~

선물용은 아니고 개인 소장용으로 미니어처 안동소주를 2병 구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같은 가격인데, 미니어처는 240ml이고, 호리병에 담긴 안동소주는 375ml이다. 미니어처가 앙증맞아서 좋긴 하나, 같은 가격이라면 비주얼보다는 양이 우선이라 호리병을 선택했다. 

 

문이 활짝 열려있기에 줌으로 당겨서 창고 찰칵!

판매장 옆에 있는 누룩 보관실이다. 안동소주는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게 바로 누룩향이다. 초록병이 익숙하다면 자칫 거부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소주의 맛을 안다면 누룩향이 반갑다. 

 

여기가 양조장인 듯한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그저 건물만 봤다.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 와이너리 투어처럼 전통주를 만드는 양조장도 일반인에게 개방을 했으면 좋겠다. 무료가 아니라 입장료를 받아도 보고 싶은 1인이다.

 

안동 문어를 먹는데 안동소주가 빠지면 안된다. 처음부터 45도로 달릴 수 없으니, 가볍게 BTS맥주 클라우드로 시작했다. 자린고비는 아니지만, 맥주 한모금 마시고 안동소주를 바라본다. 마셔야 하는데 하면서 생각만 할뿐, 선뜻 병을 들지 못하고 있다. 무서워서가 아니고 두려워서다. 

 

숙취는 없다지만, 45도는 왕부담!

시음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친구는 가볍게 포장을 뜯었고 잔에 술을 담았다. 술잔은 안동소주에 걸맞게 집에서 직접 챙겨왔단다. 시음할때도 그러더니, 역시 진한 누룩향이 가득 퍼진다. 45도답게 짜릿하고 독하지만, 목넘김이 부드럽다. 그리고 초록이와 달리 인공적인 단맛은 거의 없다.

 

양주를 마시듯, 얼음을 넣어서 어쩌다 한잔 정도 마시면 좋겠다 싶은데, 포장조차 뜯지 않고 그대로 보관 중이다. 맥주나 막걸리라면 벌써 아작을 냈을텐데, 45도짜리 안동소주는 그 존재만으로도 겁이 난다. 나중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셔야겠다.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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