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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 율포해수욕장

바닷가에 왔는데 바닷물이 없다. 바닷물이 없으니 수영이 아닌 걸어서 이동을 한다. 고운 모래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고, 모래에 사는 작은 게는 모래 알갱이를 만드느라 바쁘다. 전남 보성에 있는 율포해수욕장이다.

  

율표해수욕장은 이번에 세번쨰다. 처음은 대한다원 바다전망대에서 봤고, 두번째는 4년 전 여름 직접 왔다. 첫번째는 거리가 있어서 여행친구 너님이 저기가 율포해수욕장이야 라고 알려줘서 그렇구나 했고, 두번째 왔을때는 물때를 몰라 바닷물이 빠진 썰물이었다. 이번에는 제발 밀물이길 바라고 또 바랬는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솥밭 해변!

율포해수욕장은 폭 60m와 길이 1.2km에 이르는 은빛 모래밭에 100년생의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풍광이 좋은 해수욕장이라고 검색을 하니 나온다. 청정해역인 득량만 바다를 끼고 있어 깨끗한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으며, 전국 유일의 해수녹차탕과 인공 해수풀장이 있다고 하는데 가본 적은 없다. 

 

호수처럼 잔잔한 득량만으로 수심이 깊지 않아 해수욕하기 좋은 곳이라는데, 해수욕은 커녕 썰물이라 바닷물이 다 빠졌다. 4년 전에도, 이번에도 찰랑거리는 바닷물대신 넓디넓은 갯벌만 가득하다. 저 멀리 보이는 건, 득량도 아니면 고흥 해안가다. 

 

썰물 하나만으로도 속이 상한데, 여기에 비가 내리는 흐린 하늘까지 가지가지 한다. 나의 마음은 저 하늘처럼 잿빛이건만, 아이들은 그저 좋은가 보다.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니들은 좋겠다. 맘껏 뛰어놀 수 있으니.'

 

율포항!
우산을 쓰고 바닷가를 걸어오~

바다는 들어가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보듯, 갯벌도 그러하다. 다른 갯벌에 비해 발이 쑥쑥 빠지는 질퍽한 갯벌은 아닌 듯 싶은데, 그래도 들어가고 싶지 않다. 갯벌을 걷는 느낌이 어떨까? 아주 잠깐 궁금했지만, 호기심보다는 갔다가 나온 후를 생각하니 가고 싶은 맘이 싹 사라졌다. 뻘이 묻은 신발을 닦아야 하고, 혹여나 미끄러져서... (이후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신발이라도 챙겨 올 걸~

밀물에는 바닷물이 어디까지 들어오는지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백사장 중간에 조개껍데기와 해초로 만든 선이 그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때문인지, 바닷물이 왔다가 사라진 모래밭은 발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져서 걷기 좋은 길이 됐다. 비바람은 불지만 발빠짐 없이 앞으로 전진 또 전진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이 아니고 바닷가 옆 솦밭!
바닷물은 없지만 갯벌은 살아있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회색 바다와 회색 바다다. 이것도 나름 깔맞춤인가? 오랜만에 온 보성여행인데, 내맘같지가 않다.

 

바다 소리를 들려주렴!

아무런 정보가 없었을때는 사람이 만든 구멍인 줄 알았다. 비가 오다 안오다 하기에, 우산 끝에 찍힌 구멍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연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엄청난 증거라는 걸, 이내 알게 된다. 

 

썰물의 끝은 언제까지 일까나?
나름 들어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다오~

소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 아래에는 텐트가 꼭 있다. 아이들은 모래 혹은 갯벌에서 노느라 바쁘고, 아빠는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쁘다. 엄마는 홀로 텐트에 앉아 망중한을 즐긴다.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랬을테니깐.

 

해운대였다면 발이 푹푹 빠져서 얼마 걷지 않았을텐데, 율포해수욕장은 걷는 맛이 있다. 원한 건 아닌데, 바닷가 한바퀴 중이다. 장난삼아 갯벌을 파는 중일까? 설마 낙지를 잡으려고? 뭐가 됐든, 뭐라도 잡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배가 출항할 시간이 아니랍니다~

솔밭 고운 은빛 모래밭 그리고 바다 혹은 갯벌 = 율포해수욕장. 그곳에 내가 서있고, 그곳을 걷고 있다. 

 

인간이 만든 구멍인 줄 알았기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 너님이 오더니 물어본다. "모래 알갱이 봤니?" 어라, 구멍이 아니라 알갱이란다. 이건 또 뭔가 했다. 

구멍에만 집중하지 말고 그 옆에 보이는 작은 알갱이를 보라고 한다. 밀물과 썰물로 인해 바다가 만든 작품이 아닌가요 했더니, 모래 속에 살던 작은 게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만든 모래 알갱이란다. 제대로 알고 나서 다시 바라보니, 모래알갱이가 한두개가 아니라 허벌라게 많다.

 

관심이 없던 나와 달리, 너님은 끈기있게 기다려 구멍에서 나오는 작은 게를 포착했다. 썰물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바다의 신비, 모래의 신비다. 갯벌만 살아있는 줄 알았는데, 모래도 살아있다.

 

모래도 이러한데, 갯벌은 얼마나 많은 생물이 살고 있을까?

바다구경을 끝내고 솔밭으로 향했다. 이렇게만 보면 여기가 해수욕장인지 아무도... 아니다. 현수막이 있으니 모른다고 하면 안되겠다. 바닷가 옆 솔밭으로 왔다.

 

나의 마음, 너의 마음, 누군가의 마음, 우리 모두의 마음!

저 바다에는 눕고 싶지 않지만, 솔밭 아래 텐트를 치고 잠시 낮잠을 자고 싶다. 솔향기를 타고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솔솔 잠이 온다. 이 날씨 온도 그리고 습도까지 낮잠을 부르지만, 남은 일정이 있으니 쉬지 말고 걸어야 한다.

 

바다가 아니 솔밭에 상륙한 작은 배 한척!
밀물 풍경은 언제쯤 담을 수 있을까?
벤치 아니고 달이라네~
아쉬움에 한번 더~

비는 그쳤지만, 썰물은 그치지 않았다. 언제 또 올 줄 모르니 이번에는 썰물부터 밀물까지 다 만날까? 잠시 생각했지만,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기에 안녕을 고했다. 갯벌도 좋지만, 다음에는 잔잔한 바닷물이 넘실대는 율포해수욕장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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