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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로드 대장정 4화:  아프면 보이는 것들

한의원에서 6개월 50회 침술 치료를 받았지만, 무릎은 여전히 아프다. 염증으로 인해 부종이 생겼고, 이로인해 무릎이 튀어나와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됐다. 무릎이 굽혀지지 않으니 앉았다 일어나는 작은 동작도 불편해졌고, 평지는 그나마 절룩거리면서 걸으면 되지만, 계단은 무서움의 존재가 됐다. 그리하여 될 수 있으면 계단을 피하게 됐고, 버스는 저상버스를 고집하게 됐다. 저상버스가 올때까지 정류장에서 20여분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한의원과 작별을 고하고 찾아간 곳은 재활의학과다. 여전히 관절염으로 알고 있고, 외과적인 수술보다는 재활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찾게 됐다. 이때부터 소염제와 관절약을 장기 복용하게 됐고, 더불어 비급여 항목인 충격파와 도수치료에 대해 알게 됐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아프면 병원보다는 병을 키우는 사람이었기에 보험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지인의 부탁으로 10년도 훨씬 전에 실비보험에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도 몸이 아팠는지 병원을 자주 다녔는데, 그 병에 대해서는 실비지원이 안된다고 했다. 보험을 가입하지 전부터 병원을 다녀서 그랬다나 뭐라나, 암튼 불쾌해서 바로 해지를 해버렸고 그 이후로 실비보험을 들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비만은 그대로 둬야 했나 싶다. 아니다. 해지하지 않고 보험금을 계속 냈던 금액이 더 많을까? 무릎땜에 갔던 한의원에 재활의학과가 비용이 더 많을까?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는 보험금이라고 해두고 싶다. 한의원은 그나마 건강보험 적용이 됐지만, 재활의학과에서 받은 충격파와 도수치료는 비급여라 금액이 참 후덜덜했다.

 

약과 물리치료만으로는 염증을 단번에 잡을 수 없어 충격파를 선택했고, 두어번 맞으면 나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일주일에 2번씩 3주를 맞았고, 3주 후부터는 비급여인 도수치료(재활운동)를 시작했다. 충격파와 재활운동의 효과랄까? 굽혀지지 않던 무릎이 굽혀지고, 부종도 조금은 줄어들었다. 일년이 넘도록 왼쪽에 힘을 줘서 걷다보니, 오른쪽 무릎 주변 근육이 많이 약해졌단다. 그래서 무릎주변 근육 재활운동은 일주일에 두번씩 했으며 병원에 가지 않는 날은 집에서 꼭 했다.

 

그런데 나이진 듯하다 다시 도돌이표가 됐고, 걷기 편했다가 다시 불편해지기를 반복했다. 무릎은 계속 움직여야 하는 부위가 그런 줄 알았는데, 류마티스라 그런줄 몰랐다. 설날즈음이었나? 통증이 심해져서 의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권했고,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은 괜찮다는 말에 맞았다. 다음날 무릎이 아팠나 싶을 정도로 완쾌가 됐다. 스테로이드 주사가 영구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일주일정도 좋았다가 서서히 그리고 예전보다 더 안좋아졌다.

 

다시 충격파를 시작했고, 여기에 재활운동을 더했고, 좀 더 강한 약을 먹었는데도 결론은 도돌이표다. 염증에 부종만으로도 힘든데 여기에 소리가 더해졌다. 염증이 좀 좋아졌나 싶어질때쯤, 갑자기 무릎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가, 충격파로 염증과 통증을 잡았나 싶더니 그 반작용으로 소리가 걸을때마다 났다. 작년 겨울부터 무릎 MRI를 권유했던 원장은 이번에는 좀 더 강하게 MRI를 권유했고, 돈도 돈이지만 우선은 나아야 한다는 생각에 검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류마티스라는 정확한 병명도 알고, 그에 맞는 약도 잘 먹고 있다. 신기하게도 일년이 넘도록 괴롭혔던 무릎도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좀 더 일찍 대학병원을 아니, MRI 검사를 받지 않은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렇게 글도 쓰고 하지만, 한때는 못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무릎이 엉망인 채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삶을 스스로 끊어버릴까? 생각은 했지만, 겁 많은 1인이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만큼 충분히 괴롭고 힘들었다.

 

아프면 보인다고 하더니, 평범하게 사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건강할때는 몰랐다. 뛰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통증이나 불편함없이 걷고 싶은데 현실은 절룩거리면서 걷고 있다. 류마티스라는 판정을 받고 난 후, 류마내과에 갔을때 피검사를 하지 않았던 것과 한의원에 재활의학과까지 쓰지 않아도 될 돈을 썼다는 게 가장 후회가 된다. 일년동안 병원에 냈던 돈을 모으면, 최신형 맥북에어를 하나도 아니고 2개나 살 수 있는데 말이다. 이걸 그저 날려버렸으니 원통하고 애통하다. 이래서 병은 키우면 안되고, 아프면 정확한 병명을 알아낼때까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바보같았던 시간 6.6.6.은 끝이 났다. 드디어 MRI 검사를 받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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