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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로드 대장정 3화: 6.6.6.바보같이 허비한 시간들

손목은 터널증후군으로 손가락은 마우스 과다사용으로 고장이 났다고 스스로 섣부른 판단을 내려버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무릎에서 신호가 왔다. 2019년 9월 여름의 끝자락을 보내기 위해 서울숲을 처음 찾았다. 우선 서울숲 갤러리아포레에서 내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회를 보고, 점심으로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살짝 졸립긴 했으니 이날 메인 나들이인 서울숲 탐방을 시작했다. 올림픽공원은 자주 갔기에 그 규모를 알고 있지만, 서울숲도 올팍에 못지 않다는 걸 미처 몰랐다. 그저 가벼운 산책으로 시작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다니다보니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두어시간이 넘도록 쉼없이 걸어다녔다. 계단을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푸르름이 가득한 숲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만보가 훌쩍 넘었다. 무리를 했는지 엄청 피곤했지만 푹 자고 나니 괜찮아졌다. 아니 괜찮아졌다고 느꼈을 뿐이다. 

 

난생 처음 한의원에 가다~

그로부터 며칠 후, 걷는데 오른쪽 무릎에서 소리와 함께 물이 찬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앉았다가 일어날때 툭하고 나는 그런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였다. 소리와 함께 물주머니를 찬 듯 물컹거리는 느낌도 함께 났다. 이건 아니다 싶어 정형외과를 찾았다. 섣부른 판단을 하긴 하지만, 나름 병원도 잘 찾아간다.

 

초음파 촬영 후,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릎에 물이 차서 주사로 물을 빼고, 물리치료와 처방전을 받았다. 의사는 관절염이 아직은 심한 건 아닌데, 무릎에 무리를 주면 안되니 체중조절을 해야 한다고 했다. 몰랐는데, 계단을 내려갈때 몸무게의 1.2배였던가 암튼 무릎에 엄청 무리가 간단다. 약을 일주일 정도 먹었고, 물리치료는 2~3번 정도 받았다. 병원 치료 후 무릎은 다시 예전처럼 괜찮아졌다. 의사의 권유에 따라 체중조절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다이어트는 늘 내일부터다. 머리로는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굶기보다는 밥에 술까지 더 먹고 마셨다.

 

가끔씩 무릎이 아파올때면 손가락땜에 다녔던 류마티스내과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언발에 오줌누기만 했다. 그렇게 6개월을 별다른 조치없이 그냥 흘려 보냈다. 시간이 갈수록 왼쪽과 달리 오른쪽 무릎은 부종으로 인해 튀어나왔고, 염증으로 인한 아픔이 동반됐으며 손가락때처럼 무릎이 굽혀지지 않게 됐다. 누가봐도 다리가 아픈 사람처럼 부자연스럽게 걷게 됐고, 앉았다 일어날때 왼쪽 무릎만 사용해야했다. 이때부터 바닥에 앉지 못했고, 양반다리 역시 포기를 해야했다. 

 

그렇게 6개월을 보내고,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어 2020년 4월 난생처음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허리가 아플때 한의원에서 침을 맞으면 좋아졌다고 히기에 무릎 통증도 정형외과보다는 한의원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땜에 갔다. 한의원하면 왠지모를 무서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약냄새도 안나고 시설이 겁나 잘 되어 있다. 더불어 침 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어 비용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6개월동안 병을 키웠는데도 여전히 그 심각성을 몰랐다. 한달 정도면 무릎이 원래 상태로 돌아올 줄 알았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고, 또 한달이 지나고 그렇게 6개월이 흘렸다. 초기에는 일주일에 3번씩 다니다, 2번으로 줄긴 했지만 6개월동안 정말 꾸준히 다녔다. 침에 한약까지 열심히 해서, 부종에 통증이 조금은 줄어 든 느낌이 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여기가 괜찮으면 저기가 아파오고, 그런 식으로 무릎 상태는 계속 나빠지고 있었다. 무릎이란 부위가 계속 움직여야 하기에 쉽게 낫지 않는건가 했다. 하지만 류마티스인줄 모르고 그저 관절염으로 치료를 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관절염인데 퇴행성이라 치료가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6개월을 다녔는데도 여전히 부종이 있으며 통증이 있고 무릎은 굽어지지 않고 걸을때 불편함은 계속 됐다. 침에 약침에 한약을 지나 마지막으로 봉침까지 맞았다. 그런데 봉침은 몸에서 거부를 하는지, 침을 맞고 며칠을 앓아 누웠다. 그렇게 또 6개월의 시간을 보내고, 2020년 10월 재활의학과를 찾게 된다. 

 

첫번째 6은 류마티스가 무릎 관절을 야금야금 먹고 있는지 모르고 더 먹으라고 병을 키운 시간, 두번째 6은 난생처음 한의원에 갔지만 류마가 아닌 퇴행성 관절염으로 침술을 받았던 시간, 세번째 6은 4화에서...

 

ps... 한의원을 다닌 좋아진 점이랄까? 뜻하지 않게 다이어트에 성공을 했고, 현재 요요없이 꾸준히 체중이 빠지고 있는 중이다. 들어올때 젓는다고 나름 간헐적 단식에 금주를 하긴 했는데, 이번에 알게 사실. 살이 빠진 , 염증때문이란다. 대학병원에 다니면서 정기적인 검사와 제대로된 류마티스 약을 복용 중인데, 약이 독한지 저녁을 먹어야 해서 간헐적 단식을 못하고 있는데도 살이 빠지고 있다. 그래서 의사샘에게 혹시 약이 독해서 살이 빠지냐고 물어보니, 안에 염증이 생기면 살이 빠진단다. 아하~ 지긋지긋하게 안빠지던 살이 염증땜에 빠지다니, 이거 괜찮은 다이어트 방법이라고 하고 싶지만 살이 빠지는 대신 난치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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