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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히말라야어죽

코로나19로 인해 내내 겨울이겠구나 했더니, 계절은 속일 수 없다고 어느새 봄이 왔다. 바람은 여전히 차갑지만 이제는 견딜만 하다. 가는 겨울을 보내고, 오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보양식을 먹으러 갔다. 도화동에 있는 히말라야어죽이다.

 

낯선 음식도 여러번 먹으면 친숙한 음식이 된다. 어죽이란 음식을 몰랐을때는 어색했는데, 4~5번 먹어봤다고 이제는 보양식으로 삼계탕대신 어죽을 먼저 찾는다. 언젠가는 충청도에서 어죽(어죽은 충청도 토속음식)을 먹겠지만, 지금은 가까운 곳에 있는 히말라야어죽으로 간다. 

 

혼밥이라 바쁜 점심시간을 피하니 한산해서 좋은데, 이날은 그 한산이 마이너스가 됐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뭘 먹고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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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에는 주로 집밥을 먹지만, 보양식을 먹어야 하니 특별하게 어죽(10,000원)을 주문했다. 겨울에 왔으면 과메기에 한산소곡주를 먹었을텐데, 봄이라서 아쉽다.

 

언제 먹었는지 완전 티나는 기본찬
멸치볶음과 봄동나물

다른 사람들이 뭘 먹고 있는지 알았더라면, 어죽대신 집밥을 주문했을 거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더니, 정월대보름이라고 나물반찬을 할 줄 몰랐다. 늘 8가지 반찬이 나오는데, 접시가 3개라 섭섭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나물반찬만 7개다. 반찬이 이러하니 밥은 설마 오곡밥? 확인을 하고 싶지만 어죽을 주문했기에 그저 아쉽고 아쉽다.

 

히말라야어죽 어죽등장이오~

비주얼만 보면 어죽이라기 보다는 김치죽? 그러나 어죽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어죽은 생선을 푹 고아서 발라낸 살과 체에 밭친 국물에 쌀을 넣고 끓인 죽이기 때문이다. 여기 어죽에는 밥에 국수도 들어 있다. 어느 생선인지 잘 모르지만, 비린내는 일절 없고 들깨의 구수함만 가득이다.

 

빨간 바다에 들깨 섬이랄까? 들깨를 풀기 전에는 겁나 고급진 떡볶이 맛이 나는데, 들깨를 풀면 여기에 구수함이 더해진다. 생선 살을 어찌나 잘 발라냈는지 증거를(?) 찾을 수 없지만, 국물 속에 다 들어있을 거라 생각하고 먹으면 된다.

 

어죽답게 밥도 국수도 푹 익었다. 고두밥에 쫄깃한 면발을 좋아한다면, 어죽은 먹지 않아야 한다. 푹 익어서 식감은 떨어질 수 있지만, 이게 바로 어죽의 매력이다.

 

건새우는 국물의 시원함을, 인삼은 어죽이 보양식임을 알려준다. 밥이랑 먹어도 좋고, 국수랑 먹어도 좋다. 그리고 둘을 같이 먹으면 더 좋다. 국수는 젓가락으로 후루룩 먹고, 밥은 숟가락으로 호로록 먹으면 된다. 

 

푸릇푸릇 싱그러운 봄동나물을 더하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봄동나물까지는 참 좋았는데, 정월대보름 나물과 어죽은 살짝 거시기(?) 하다. 어죽만으로도 충분히 든든하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공깃밥 하나 주세요."

 

예상대로 맨밥이 아니라 오곡밥이다. 밥을 추가주문할때 비빌 수 있게 큰 그릇을 같이 달라고 했다. 밥을 가장 먼저 담고, 그 위로 모든 나물은 나름 예쁘게 담는다. 비빔밥이니 고추장이 있어야 하지만, 나물맛을 좀 더 느끼고 싶어 넣지 않았다.

 

무리임을 알면서도 나물비빔밥을 먹지 않았다면 엄청 후회했을 거다. 슴슴한 나물비빔밥 한입, 부드러운 어죽 한입, 포만감을 넘어 과식으로 가고 있다.

 

그래 이맛이야~ 배는 부르지만 놓칠 수가 없다. 봄맞이 보양식으로 어죽을 먹고, 여기에 정월대보름이라고 오곡밥에 7가지 나물반찬도 먹었으니 올 한해 건강하게 잘 보낼 수 있겠다.

 

히말라야어죽에서 백반같은 집밥을 자주 먹으러 오지만, 정월대보름에는 무조건 와야겠다. 집에서도 먹기 힘든 나물반찬에 오곡밥을 먹을 수 있으니깐. 그나저나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배가 넘 부르다. 저녁에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치맥을 하려고 했는데, 그냥 달맞이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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