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강남점
무지하게 느끼한 음식이 먹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그럴때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스테이크가 더 유명한 곳이지만, 느끼함을 충전하고 싶을때 아웃백으로 간다. 꾸덕꾸덕 느끼한 투움파스타를 먹기 위해서다. 논현동에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강남점이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는 독특한 외관으로 인해 멀리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논현동에 있는 강남점은 지붕도 없고 입구도 좁고 늘 보던 외관이 아니다. 지도앱은 분명 이 근처에 매장이 있다고 나오지만 안 보인다.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칠까 하다가, 매장에 전화를 했고, 1층이 아니라 2층에 있다는 말에 시선을 위로 향하니 아웃백 간판이 딱 보인다.
2층에 올라오니 중앙에 오픈 주방이 있고, 양 옆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층 전체를 다 사용하기에 매장 규모는 꽤 넓다. 참고로 아웃백 전용 입구가 아니라 건물 입구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가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밥하는 건 쉽지 않은데 아웃백은 여러번 왔다. 이유는 샐러드바가 없기 때문이다.
아웃백은 다른 곳에 비해 런치타임이 여유롭다.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이기 때문이다. 런치라서 가격 할인이 있는 건 아니고, 메인 메뉴를 주문하면 스프와 빵 그리고 음료와 후식 커피(혹은 녹차)가 나온다. 느끼함을 충전해야 하니 다른 메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앉자마자 바로 주문을 한다. "투움바 파스타(24,900원) 주세요." 스프는 양송이와 콘 스프 중 선택하라고 해서 양송이로, 음료는 3가지 에이드가 있는데 망고 에이드로 주문했다.
칼이 꽂혀 나와야 부시맨빵인데 빵만 나오니 어색하다. 빵이 따끈해서 버터 아니고 망고스프레드를 두텁게 발라서 먹는다. 달달한 빵이 아니라서 빵만 먹으면 맛이 없어, 잼이나 버터를 꼭 발라서 먹어야 한다.
빵과 달리 망고에이드는 시원하고 달달하다. 에이드는 리필이 안되지만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로 리필이 가능하다.
아웃백 양송이스프는 갓뚜기 3분 스프보다는 훨씬 고급지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 스프는 리필이 안된단다. 생각보다 양이 넉넉하게 나와서 리필은 커녕 조금 남겼다.
파스타를 먹기 전, 스프에 빵 투하는 필수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스프에 빵을 더하니 든든해진다.
투움바 파스타만으로도 충분히 느끼한데 치즈를 뿌려준다고 해서 더더더~를 외쳤다. 과한 치즈로 인해 시작부터 꾸덕꾸덕 느끼느끼 제대로다. 무언가가 강하게 먹고 싶으면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신호라고 하던데, 느끼함은 뭐가 부족한 것일까? 원인을 찾지 못했기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냥 먹고 싶어서 거라고.
주문할때 소스를 넉넉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일까? 좀 넉넉하게 나온 듯 싶다. 여럿이 와서 먹기에 파스타와 집게가 같이 나온다. 허나 혼밥이니 집게와 앞접시는 가볍게 옆으로 치운다. 어차피 혼자서 다 먹을 거니깐, 덜어서 먹지 않고 바로 공략을 한다. 포크를 이용해 면을 돌돌 만다. 소스가 꾸덕하니 넙데데한 면에 알아서 덕지덕지 붙어있는다. 한입 크기로 말아서 입가에 묻히지 않고 깔끔하게 먹으면 끄읕.
파스타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부시맨빵이 있으니 더해서 먹는다. 망고스프레드와 함께 했다가, 양송이스프와 함께 했다가, 지금은 파스타와 함께다. 빵만 먹으면 맛이 없으니깐. 그나저나 서서히 느끼함이 몸 속 가득 채워진다.
매일 먹으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아주 가끔은 진한 느끼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 이번에 제대로 충전을 했으니, 당분간 느끼한 음식은 먹지 않아도 되겠다. 한때는 매운 음식도 미친듯이 먹고 싶었는데, 맵린이가 되고 난 후로는 불닭볶음면 포장지만 봐도 후덜거린다.
런치세트의 마지막은 커피다. 연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지 쓰다. 담에는 커피맛 나는 물이 될 정도로 무지 연하게 해달라고 강조해야겠다. 참, 부시맨빵은 1인당 한개씩 포장이 가능하다. 넉넉하게 망고스프레드를 3개씩이라 챙겨주는 센스, 아주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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