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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리동 역전회관

대표는 대표랑 붙어야 한다. 원래는 육개장을 먹으러 했으나, 역전주에는 아무래도 바싹불고기가 더 어울리 듯 싶다. 육개장은 다음에 먹어도 되니, 대표끼리 한판 붙어보자. 그 무대는 염리동에 있으며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역전회관이다.

 

이제는 그만 와도 될텐데, 이번 겨울은 눈이 자주 많이 내린다. 눈이 온 다음날은 어김없이 한파가 찾아오고, 3월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춥다. 추워서 밖에 나가기 싫지만, 밥은 먹어야 하기에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에 있는 역전회관에 왔다. 손이 시러워서 지난번에 찍은 사진을 다시 쓸까 하다가,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기에 촬영을 안할 수가 없다. 

 

1시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사람이 많다. 2층도 있는데, 혼밥을 주로 하다보니 늘 1층에 앉는다. 손소독을 하고, 열화상 온도 측정기에 서서 온도를 체크하고, QR 코드로 명부를 작성해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자리에 앉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 시절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할 건 해야 한다. 

 

이번 목적은 역전주를 마시기 위해서다. 지난번에는 약을 먹고 있어 포기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자유롭다. 고로 낮술 한잔을 해야겠다. 아스파탐같은 합성감미료는 일절 넣지 않고 오직 쌀, 누룩, 물로만 빚었단다. 역전주가 되려면 100일동안 숙성을 해야 한다니, 그 맛 살짝 기대해봐도 될 듯 싶다. 500ml가 끌리긴 하나, 낮술이니 가볍게 280ml(5,000원)로 주문했다. 

 

역전주에는 간이 강한 빨간국물 육개장보다는 바싹불고기가 나을 듯 싶어 정식(16,000원)을 주문했다. 매운바싹불고기는 누룩이 보다는 녹색이가 더 맞을테니 지난번에 바싹불고기를 먹었지만 또 먹는다.

 

기본찬이 다채롭다!

왼쪽은 바싹불고기를 주문했을때 나오는 반찬이고, 오른쪽은 일반적으로 나오는 기본찬이다. 쌈채소는 깻잎만 나오고, 동치미와 샐러드 그리고 마늘과 쌈장이 나온다. 지난번에는 황석어젓이 나왔다. 먹으면서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황석어젓이 없음을 이제야 발견했다. 

 

역전주라 쓰고 막걸리라 읽는다!

역전주가 나오자마자 500ml으로 주문할 걸, 양이 넘 적네 했다. 하지만 한잔을 마시고 난 후, 양이 적당 아니 살짝 과했다. 왜냐하면 막걸리치고는 도수가 9도이기 때문이다. 합성감미료가 없다더니 과하디 과한 인위적인 단맛도 없고, 여기에 트림을 유발하는 탄산도 없다. 어찌나 부드러운지 목넘김이 편안하다. 그러나 도수가 있어 생각없이 마구 마시다가는 못 일어날 수 있다. 

 

역전회관 바싹불고기 정식 등장이오~

2대 창업주가 개발을 했다고 하는 바싹불고기는 고기가 겁나 얇아서 늘 슬프지만, 두터우면 바싹이 힘들테니 어쩔 수 없다. 정식이라서 양은 부족한 듯 싶지만, 밥도 함께 나와 혼밥으로 적당하다. 역전주와 함께 하기에는 확실히 육개장보다는 바싹불고기가 더 나아 보인다. 은은하게 나는 불향까지 밥보다는 술을 먼저 부른다.

 

얇아서 육즙이 없을 거 같기도 한데, 굽는데 스킬이 있는지 퍽퍽함은 일절 없고 촉촉하고 부드럽다. 여기에 정식이라서 공깃밥과 소고기뭇국이 같이 나온다. 그나저나 역전회관은 밥 인심이 참 후하다. 다른 식당과 달리 밥공기가 다른지 밥이 은근 많다.

 

더이상 바랄게 뭐가 있을까? 한손에는 고기쌈을, 다른 한손에는 역전주를, 이 조합 대찬성이다. 마시고 먹으면 독한 내음이 사라져서 좋고, 먹고 마시면 입 안이 깔끔해져서 좋다. 달지 않은 역전주에 달달한 바싹불고기는 조화롭다.

 

밥없이 먹어도 좋고요~

생고기와 달리 불고기는 양념으로 인해 밥과 같이 먹어야 더 좋다. 깻잎으로 인해 불고기 맛이 덜 날까 걱정한다면 오산이다. 깻잎향이 더해졌을뿐, 불고기 맛은 절대 해치지 않는다. 깻잎에 마늘, 알배추나물 등 요란함을 없애고 오직 밥과 바싹불고기만 먹는다. 단순할 수 있지만 부족함은 없다.

 

왕깻잎에는 왕쌈으로~

밥+알배추나물+바싹불고기+쌈장 피처링 마늘 여기에 역전주를 더하면 행복만땅이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만큼 마지막 한입이 너무 아쉽다. 그렇다고 한번 더를 외치기에는 배가 넘 부르다. 행복의 시간을 더 갖고 싶은데, 이눔의 위가 허락하지 않는다.

 

디저트로 오미자차 아니고 자색고구마차다. 달달하니 입가심으로 딱이다. 육개장을 먹었더라면, 역전주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을 거다. 역시 대표는 대표를 알아본다고, 역전주에는 바싹불고기다. 역전주에 역전한주는 따로 판매도 하던데, 홈술이 필요할때 사가지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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