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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로3가 땅끝마을

그동안 겨울 밥상에 김은 천하무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아니다. 초록빛 바다를 생각나게 하는 매생이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해조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매생이는 잘 몰랐다. 녹색 실타래 녀석(?)에게 푹 빠졌는데 이제는 안녕이다. 다음 겨울이 올때까지 잘가요. 이번 겨울 마지막 매생이는 탕으로 원효로3가에 있는 땅끝마을이다.

 

장흥이나 해남에 가면 매생이를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서울은 매생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먹고자하는 의지가 강하다 보니, 땅끝마을과 종로5가에 있는 남해굴국밥을 찾아냈다. 매생이를 처음 먹었던 곳에서 마지막을 함께 한다. 아쉬움 가득이지만, 겨울은 다시 올테니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이다.

 

매생이 제철은 11월부터 2월까지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건 좋은데, 매생이와 굴이 떠난다고 생각하니 슬프다. 하지만 봄과 함께 멍게와 주꾸미, 도다리가 오니 아니 반가울 수 없다. 제철 음식은 보약과도 같다고 했으니, 떠난다고 슬퍼하지 말고 다시 올 녀석(?)을 반갑게 맞이하면 된다.

 

매생이굴국밥을 시작으로 매생이떡국과 매생이전을 먹었으니, 이번에는 매생이탕(7,000원)이다. 탕에는 밥이 따로 제공되지 않아, 공깃밥(1,000원)을 따로 주문해야 한다. 

 

기본찬이 5개!
어묵볶음, 잡채인듯 당면볶음, 무생채

달달한 어묵볶음에 잡채느낌의 당면볶음 그리고 무생채인데 고명으로 잘게 썬 오징어젓갈이 들어있다. 여기에 익힘 정도가 10이 최대라면 6정도 되는 배추김치에 톳나물무침이 기본찬으로 나왔다. 톳이 처음은 아닌데, 톳 맛에 눈을 떴다고 해야 할까나? 톳이 이리도 맛나는지 처음 알았다. 마치 날치알을 먹듯, 식감이 완전 깡패다. 톡톡 터지는 식감에 리필을 외치고 싶었으나, 찾는 이가 많았는지 톳나물무침이 동이 났다. 톳 제철은 3~5월이라고 하니, 이제는 톳나물 음식을 하는 식당을 찾으러 다녀야 할까보다.

 

바글바글 끓고 있는 매생이탕~
땅끝마을 매생이탕 등장이오~

누가 매생이음식에는 김이 안난다고 했나? 뚝배기 가득 연기가 펄펄 난다. 나오자마자 바로 먹으면 입천장이 홀라당 사라질테니, 사진이나 열라게 찍어야겠다. 원래는 김가루가 고명으로 들어가는데, 매생이 본연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주문을 할때 미리 빼달라고 요청을 했다. 

 

매생이탕이라서 오로지 매생이만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콩나물과 굴이 들어있다. 굴은 있을 거라 예상을 했는데, 콩나물은 예외다. 아무래도 식감을 위해 콩나물을 넣은 듯 싶은데, 굳이 넣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그나저나 매생이 늪에 빠진 콩나물이라고 해야 할까나? 매생이가 콩나물을 휘휘친친 감고 있다. 

 

어느정도 뜨거움이 사라진 듯 싶지만, 매생이는 안심하면 안된다. 매생이 장벽에 막혀 연기가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로 앞접시에 무조건 덜어서 먹어야 한다. 육수를 따로 넣는지 모르겠지만, 매생이로 인해 국물이 무지 뜨겁지만 맛은 엄청 시원하다. 국밥에 떡국도 좋았지만, 밥이랑 떡국떡을 넣게 되면 매생이가 덜 들어간다. 고로 매생이를 많이 먹고 싶다면, 매생이탕이 정답이다.

 

매끈하고 좋은 김을 만들기 위해 어부들은 김양식장에서 매생이를 일일이 뜯어 버렸단다. 한때는 천덕꾸러기였지만, 이제는 어엿한 겨울 제철 먹거리가 됐다. 굴의 풍미조차 휘휘찬친 감아버린 매생이, 고소함에 푹 빠졌다. 저작운동을 할 필요는 없지만, 입 안에 넣으면 스르륵 퍼지는 고소함은 그 어떤 해조류보다 단연 탑이다.

 

밥이 주는 단맛이 더해지니 아니 좋을 수 없다. 여기에 톡톡 터지는 톳까지 매생이와 더 놀고 싶은데 보내야 한다니 서글퍼진다. 

 

밥을 말아서 본격적으로~

처음에는 밥을 말지 않고 먹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매생이탕을 제대로 먹으려면 따로가 아니라 말아서 같이 먹어야 한다. 매생이 굴국밥처럼 변했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처음부터 밥을 넣고 끓이면 밥알이 풀어질 수 있는데, 이건 밥알이 살아 있다.

 

담백하니 그냥 먹어도 좋지만, 밥을 말아 간이 심하게 밍밍하니 무생채나 김치 등 반찬 피처링은 필수다. 식감이 살짝 부족하다 싶었는데, 아삭한 김치로 인해 숨쉬기운동 다음으로 저작운동을 더하고 있다.

 

달달한 어묵볶음 피처링에 이어 먹고 또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이다. 이번 겨울 마지막 매생이 역시 성공적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고 했으니, 다음 겨울이 올때까지, "잘가요 매생이, 우리는 잠시만 안녕이에요."

 

매생이가 톳에게 바통을 전해준 느낌이랄까? 톳나물무침이 이리도 매력적인지 이제야 알았다. 씹을때마다 톡톡 터지는 식감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톳, 널 사랑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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