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6가(동대문) 대화정 진짜해장국
혼밥이라면 당연히 선지, 우거지, 뼈가 함께 나오는 특해장국을 먹겠지만, 둘이서는 특 하나, 보통 하나가 좋다. 보통은 선지와 우거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장조림 스타일의 고기가 들어있다. 담백하고 깊은 국물은 해장은 물론 해장술을 부른다. 행정상 주소는 을지로6가지만, 동대문이 더 익숙한 대화정 진짜해장국이다.
지난 8월에 왔을때는 골목을 못찾아서 살짝 헤맸는데, 두번째 왔다고 이번에는 지도앱의 도움없이 바로 찾았다. 해장국집은 대체적으로 브레이크타임이 없는 거 같다. 오후 3시가 지났는데도 영업중이다. 더구나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니, 아무때나 가도 푸짐한 해장국을 먹을 수 있다.
늦은 오후답게 내부는 한산하지만, 사람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들어온다. 둘이서 오는 분들도 있고 혼밥러도 있다. 지난번에 특을 먹었기에 이번에는 보통(8,000원)을 주문하고, 처음 온 친구는 당연히 특(11,000원)을 주문했다. 더불어 녹색이도 한병 추가요~
항아리처럼 생긴 옹기에는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들어있다. 김치는 먹을만큼 덜어서 담으면 된다. 그외 기본찬은 양파와 쌈장이다.
매콤함을 담당하는 양념장에 고춧가루 그리고 청양고추가 있다. 파도 있고, 후추에 소금 그리고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먹을때 필요한 겨자간장도 있다. 양념을 다 사용해도 좋고, 원하는 양념만 골라서 사용해도 된다. 지난번에는 순차적으로 다 넣어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매콤보다는 담백이라서 파와 후추만 넣을 생각이다.
역시 특답게 양이 푸짐하다. 뼈때문인지 특은 고봉밥스럽고, 보통은 특에 비하면 평범하다. 특해장국은 우거지에 선지, 뼈가 들어있고, 보통은 우거지와 선지만 있어서 그런 거 같다. 특을 주문할 걸, 살짝 후회되지만 이집은 선지와 국물을 리필할 수 있다. 고로 보통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보통은 우거지와 선지만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장조림 스타일의 고기가 푸짐까지는 아니지만 들어있다. 뼈에 붙어있는 고기가 더 맛있긴 하지만, 보통에도 고기가 있어 아까 했던 후회가 쏙 들어갔다.
현무암을 닮은 선지, 올때마다 느끼지만 대화정진짜해장국의 선지 상태는 매우 훌륭하다. 군내나 잡내는 일절 없고, 푸딩에 비해서는 단단하지만 입에 들어가면 부드럽게 퍼진다. 보통에도 고기가 있다고 했는데, 맘씨 좋은 친구는 본인의 고기를 아낌없이 나눠준다. 역시 고기는 뼈에 붙어 있는 고기가 맛나다.
대화정 진짜해장국이 진짜라는 증거는 SINCE 1981과 국물이다. 40여년 동안 해장국만 끓였으니 국물만 먹어도 이 집이 찐임을 알게 된다. 전날 과음을 하고 왔어야 하지만 그동안 몸에 축척되어 있던 숙취가 사라지는 거 같다. 얼큰하고 진한 해장국도 매력있지만, 나의 취향은 담백하고 맑은 국물이다.
누구나 하게 되는 한입만~ 선지와 우거지 그리고 고기다. 해장국이니 해장에 전념해야 하는데, 자꾸만 녹색이가 생각난다. 이래서 해장하러 왔다가 해장술을 마시나 보다.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서, 후추와 파는 넣었다. 파국을 좋아하긴 하지만, 지금은 잔뜩보다는 적당히 넣어야 한다. 파로 인해 국물 맛을 해치면 안되니깐.
밥은 반공기만 넣는다. 다 넣게 되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기에, 나눠서 넣어야 좋다. 밥을 넣지 않았을때는 술을 부르는 안주 느낌이 강했는데, 밥이 들어가니 이번에는 반주다.
깍두기가 됐든, 배추김치가 됐든, 뭣이 중한가 싶다. 해장국에 김치는 찰떡궁합이니깐. 달큰한 깍두기도 좋고, 적당히 잘 익은 배추김치도 좋고, 여기에 녹색이까지 술술 잘만 들어간다. 푸짐하게 차려진 한정식도 좋지만, 한그릇의 행복이랄까? 뚝배기에 담긴 푸짐한 해장국에 몸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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