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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검단 종가집본점

고기 사주는 친구는 좋은 친구, 한우를 사주는 친구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친구다. 그 친구가 인천에 살고 있으니, 인천으로 직접 가야 한다. 오랜만에 한우를 혼내줄겸, 친구도 만날겸, 인천 검단에 있는 종가집본점으로 향했다.

 

김치 종가집 아니고, 한우 종가집

열화상 카메라에 자동소독기까지 들어가자마자, 정상체온이라는 AI가 알려준다. 연락처는 당연히 기입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온도체크에 소독에 연락처까지 불편하다. 하지만 이 불편이 나와 너와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할 거다. 

 

정육식당답게 먹음직스러운 한우가 잔뜩 있다. 저걸 다 먹어야 하는데, 먹을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포만감을 지나 포포만감이 올때까지 먹어볼테다.

 

고깃집답게 공간이 넓어서 좋다. 어디서 먹지 했더니, 미리 예약을 했다면서 5번 룸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3명인데 한 친구가 급한 일이 생겨 못왔다. 3명이 먹을 양을 2명이 먹을거니, 으흐흐~ 더 많이 먹어야겠다. 

 

셀프코너

셀프코너가 잘 되어 있지만, 사진만 찍었을뿐 더 가져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한우를 먹을때 다른 반찬은 구차하니깐.

 

한우는 언제나 옳지만, 언제나 비싸다. 그러니 한우를 사주는 친구는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보다 더 예쁘다. 메뉴판은 사진만 찍고 살며시 다시 덮는다. 굳이 오래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상이 차려지고, 불이 들어온다. 좋은 고기를 먹는데, 불 역시 아니 좋을 수 없다. 어떤 숯을 쓰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딱 봐도 좋아보인다.

 

너의 이름은? 한우 꽃등심이다. 마블링이 정말 예술이다. 새우살도 있으니, 제대로 혼을 내줘야겠다. 

 

한우 상차림~

기본반찬이 참 다양했는데, 고기를 먹느라 제대로 맛을 못봤다. 샐러드에 오이피클, 해라피, 겉절이상추 등이 나왔고,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잠시 후 계란찜도 나왔다. 메인이 한우다 보니, 시선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불판 위에 한우느님이 올라간다. 고기와 불이 만나니 맛있는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이제 시작인데, 침샘은 주인 뜻과 반대로 폭발을 해버렸다. 아직은 먹을때가 아닌데, 너무 힘든 기다림이다.

 

한번 뒤집고, 곧이어 가위질을 한다. 한우는 돼지고기와 달리 완벽하게 익힐 필요가 없다. 겉면만 익혀 육즙을 채우고, 속은 레드빛깔 상태가 되면 된다. 드디어 기다림의 순간이 끝났다.

 

아무 양념없이 고기만 먹는다. 입안 가득 육즙이 돌고, 고기는 부드럽게 넘어간다. 새우살은 소금을 더해서 먹는다. 역시나 풍부한 육즙에 부드러움까지 아니 좋을 수가 없다. 이래서 한우는 언제나 옳다.

 

혹시 고추냉이가 있냐고 물어보니 있단다. 마블링이 워낙 좋아서 육즙이 풍부하다보니, 살짝 기름짐이 느껴진다. 이때에는 알싸한 고추냉이가 딱이다. 조금 올렸더니 많이 약하다. 그래서 누가봐도 과할 정도로 올렸는데, 윽~ 코가 뻥 뚫린다. 기름짐은 잡고 알싸함은 살리고, 한우에는 소금도 좋지만 고추냉이도 좋다.

 

두번째 꽃등심 올라가요~ 시간순삭으로 바로 먹는다. 이번에는 알싸한 마늘을 더한다. 마늘의 매운맛이 강한데, 풍부한 육즙이 싹 감싸준다. 소금을 시작으로 고추냉이 그리고 마늘까지 쌈은 아직이다.

 

한우육회

이런 이런 이건 반칙이다. 이 순간에 한우육회가 들어오다니, 노른자가 터지고 육회 사이로 흐른다. 배와 순무를 깔고, 육회를 올린다. 마늘로 화룡점정을 찍으면 끝, 고소함과 부드러움사이 알싸함이 더해진다.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라고 생각했는데, 또다른 메인일뿐 쉴 수가 없다.

 

쌈을 먹었다는 거,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다는 거다. 돼지고기는 먹을때마다 무조건 쌈인데, 한우는 굳이 안해도 되는데 안하면 섭섭할까봐 한쌈했다.

 

후식 냉면을 먹을까 하고 있는데, 단골 서비스인지 주인장이 메뉴판에도 없는 부위를 갖고 왔다. 배꼽살이라는데, 식감은 딱 갈빗살인데 조직감은 완전 탱탱하다. 꽃등심에 비해 저작운동을 많이 해야 하지만, 전혀 질기지 않고 씹을때마다 육즙에 식감까지 너무 좋다.

 

이건 우삼겹이다. 왜 우삼겹은 대패로 얇게 나오는지 알겠다. 이런 두께는 처음인데, 누가 삼겹아니랄까봐 기름짐이 장난 아니다. 우삼겹은 얇아야지 두께가 있으면 힘들다.

 

후식 냉면에 가지도 못할 정도로 포포만감이 왔다. 한우를 먹을때는 한우로만 배를 채워야 기분이 좋아진다. 마무리는 센터에 있는 오미자차로, 시원하게 쭉 마시고 나왔다. 먹을때마다 매번 같은 느낌이지만, 한우는 진리이며 언제나 옳다. 이래서 채식주의자는 늘 꿈으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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