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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유산 용강동 마포옥

개인적으로 설렁탕, 곰탕, 갈비탕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평양냉면의 차가운 고기육수는 좋아하면서, 뜨끈뜨끈한 탕육수는 별로였다. 그런데 이제는 좋아한다. 제대로된 양지설렁탕을 만났으니깐. 역사가 맛을 만드는 서울미래유산,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마포옥이다.

 

SINCE 1949. 무슨 말이 필요할까나. 건물만 신축을 했을뿐, 맛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거다. 주출몰지역이 마포인데, 그동안 이곳을 보고도 못본척 했다. 이유는 하나다. 설렁탕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서울미래유산 탐방을 시작하면서 용기(?)를 냈다. 마포옥의 역사를 믿어서다.

 

71년, 와우~ 엄청나다. 역사가 맛을 만드니, 타이어 회사에서도 인정을 아니 할 수 없을거다. "설렁탕, 너 좀 혼나볼래."

 

1층은 경로우대석인데, 1시가 넘은 시간이라 한산하다. 굳이 2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 1층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지난번 부민옥은 어르신 손님이 많았는데, 마포옥은 손님 연령대가 다양하다. 

 

설렁탕이라고 해도 될텐데, 왜 양지설렁타이라고 했을까?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른 고기는 전혀 없고 양지고기만 들어간단다. 작년 나주곰탕을 먹을때 못 먹는 부위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편식하지 않고 다 먹을 거 같다. 처음이라서 양지설렁탕(15,000원)을 주문했다.

 

배추김치와 깍두기(섞박지)는 알겠는데, 파김치는 특이한다. 따로 요청을 해야 하니, 직원에게 달라고 미리 말해야 한다. 테이블마다 있는 양념통은 소금, 후추 그리고 고춧가루다. 가루후추를 주는 곳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통후추다. 요건, 엄청 맘에 든다.

 

깍두기 & 배추김치

뚝배기 가득 김치가 있는 줄 알았는데, 양이 겁나 조금이다. 그런데 1인용 김치라고 하기에는 양이 많다. 앞접시도 따로 있고, 아무래도 코로나19라 김치를 일부러 조금씩 주는 거 같다. 참, 빨간국물은 깍두기국물이다.  

 

따로 요청을 해야 나오는 파김치. 배추, 무 그리고 파, 다 같은 김치인데 원재료에 따라 맛이 다르다. 달큰한 깍두기와 달리 알싸한 파김치, 설렁탕에도 어울릴까나. 

 

서울미래유산 마포옥 양지설렁탕

양지설렁탕이 나오면 직원이 파를 직접 넣어준다. 이때 재빨리 파를 더 넣어달라고 해야 한다. 왜냐하면 파국을 아니 파를 좋아하니깐. 양지설렁탕인데 지금은 그냥 파국이다.

 

어라~ 그동안 먹었던 설렁탕은 마치 커피프림을 넣은 듯 하얀국물인데, 이건 나주곰탕처럼 국물이 무지 맑다. 하얀국물일 거 같아 혹시 모를 잡내를 잡으려고 파를 더 달라고 했는데, 괜한 짓을 한 거 같다. 

 

비계는 거의 없고, 오로지 살코기만 들어있다. 다른 부위는 일절 없고, 오로지 양지뿐이다. 이런 고기라면, 앞으로 설렁탕을 사랑하게 될 거 같다.

 

양지설렁탕이 나올때, 공깃밥이 따로 없기에 의야했는데, 토렴까지는 모르지만 탕에 밥이 들어있다. 국수의 면이 국물을 탁하게 할까봐 국수는 빼고 먹었는데, 여기는 밥도 국수도 다 들어있다. 면이 들어 있어도 국물이 맑고 투명하니 굳이 빼고 먹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이렇게 맑은 국물의 설렁탕은 처음이다. 이 국물을 그대로 차갑게 식히면, 평양냉면 육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간은 살짝 부족한데 소금대신 후추만 넣었다. 왜냐하면 부족한 간은 김치로 할테니깐. 통후추라 그런지 향이 엄~청 진하다.

 

뚝배기 안에 든 모든 재료를 적당히 섞어주면 준비과정은 끝이다. 다량의 파는 앗~ 나의 실수지만 고기, 국수, 밥 그리고 국물까지 참 조화롭다. 지금부터 혼밥을 시작해볼까나.

 

커다란 고기 한점, 질기거나 퍽퍽할 줄 알았는데 오호라~ 겁나 부드럽다. 잡내도 일절없고, 원래 설렁탕은 이런 맛인가? 아니면 마포옥이라서 이런걸까? 아무래도 후자가 맞을 거 같다.  

 

라면과 짜장라면을 먹을때 파김치가 있어야 하는데, 설렁탕에도 파김치가 필요하다. 알싸한 파김치가 입맛을 확 돋워주기 때문이다.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살짝 단맛이 있는데, 파김치는 단맛이 없다. 설렁탕에 파 많이를 좋아한다면, 파김치를 아니 좋아할 수 없을거다.

 

마포옥 양지설렁탕 제대로 먹기. 고기와 밥, 국물과 김치는 숟가락 안에, 국수는 살짝 걸쳐서 먹는다. 예전에는 면을 빼고 먹었는데, 라면에 밥을 말아먹듯 밥과 면을 같이 먹으니 좋다. 쫄깃함을 지나 약간 풀어진 면발이지만, 어죽처럼 설렁탕에는 이런 면발이 더 어울리는 거 같다.

 

진리의 파김치

설렁탕 초보자에게 김치국물은 필수다. 간을 추가하지 않아서 슴슴하고, 고기국물은 아직 적응단계라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맑은 국물이라 좋아했는데, 이제는 빨간국물로 변신할 차례다.

 

깍두기 국물로 인해 시원함이 추가됐는데, 덩달아 달큼함도 추가가 됐다. 예전에 설렁탕을 먹을때 김치국물은 필수였는데, 마포옥에서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고로 다음에는 깍두기 국물없이 먹을테다.

 

80% 정도 먹게 되면, 자연스럽게 뚝배기를 저렇게 하게 된다. 그리고 앞에 사람이 없는데도 계속 인사모드로 고개를 숙인 채 흡입을 하면 바닥을 보게 된다. 처음이라서 양지설렁탕을 먹었는데, 다음에는 무조건 고기가 더 많이 들어 있는 명품양지설렁탕이다. 편식 메뉴였던 설렁탕, 이제는 즐겨찾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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