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서울미래유산 청진동 광화문미진 본점

SINCE1954. 굳이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역사가 이곳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에 신흥강자가 많지만, 시원하고 슴슴한 장국에 툭 끊어지는 투박한 메밀면이 생각날때면, 어김없이 광화문 미진이 떠오른다. 본점에 신관까지 매너가 사람을 만들 듯, 역사가 맛을 만든다.

 

청진동 광화문미진 본점

역사가 이리 오래 됐는데, 서울미래유산이 없으면 그게 더 이상할 거 같다. 어릴때는 맛있는 줄 모르고 먹었고, 성인이 되어 맛을 좀 알게 된 후에는 투박한 메밀면에 슴슴한 장국이 내취향임을 알게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블로그에 포스팅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점은 1층에 2층까지 있는데, 12시가 조금 지나니 빈자리가 없다. 줄서서 기다리는 분들까지 있으니, 11시 30분에 오길 잘했다. (내부 사진은 계산 후 나오면서 찰칵

 

늘 기본메뉴 부근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여럿이 왔다면 추천메뉴에서 하나정도 주문할텐데, 혼밥이니 냉메밀(9,000원) 그리고 살짝 허전할 듯 싶어 메밀전병(6,000원)을 주문했다. 직원분이 혼자서 다 먹을 수 있겠냐고 하기에, 전병은 포장할거라고 했다.

 

기본반찬과 장국용 재료

단무지와 열무김치는 기본반찬이며, 간장은 메밀전병용이다. 김가루, 간무, 파 그리고 겨자소스는 장국에 넣는 재료다. 장국은 주전자에 가득 있고, 여기에 재료들까지 내취향대로 알아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좋다. 즉, 남들 눈치볼 거 없이 많이 넣어도 된다.

 

메밀면이 나오기 전, 나만의 장국부터 만든다. 주전자에서 개인그릇에 장국을 담고, 간무와 파는 듬뿍 그리고 김가루는 조금만 넣는다. 개인적을 간무는 이거 좀 심한 거 아닌가 싶을만큼 많이 넣는다. 

 

메밀잔치닷~

냉메밀이라 쓰고 판메밀이라 읽는다. 한판이 아니라 두판이 나온다. 양도 은근 많다. 100% 메밀면은 아닐테지만, 메밀면 특유의 무심한 듯 툭 끊어지는 투박함이 있다.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물기가 말라서 떡처럼 달라붙지만, 어차피 장국에 넣어서 먹을거라 별 상관없다. 

 

'면인데도 불구하고 쫄깃함은 없지만 무심하고 투박한 네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단다.' 널 만나기 10초전, 두근두근 설렌다.

 

쫄깃 아니고 쫀득한 메밀전병

무생채 들어 있는 줄 알았는데, 마치 만두소처럼 고기와 김치가 들어 있다. 양념이 강해 메밀맛이 죽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투박한 면과는 달리, 전병은 슴슴하니 구수하다.

 

냉메밀을 먹을때 간무를 많이 넣어서 먹는데, 이는 다 이유가 있다. 메밀은 찬성질이라서 소화가 잘 안될 수 있는데, 이때 무를 같이 먹으면 소화불량 걱정은 사라진단다. 그저 무가 좋아서 많이 넣었던 거 뿐인데, 앞으로는 더더 많이 넣어야겠다. 이러다 한통을 다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간무를 많이 넣기도 했지만, 장국이 짜지 않아 그릇을 들고 후루룩 마셔도 된다. 굳이 반찬을 더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반찬이 나왔으니 단무지보다는 잘익은 열무김치가 더 어울린다. 

 

메밀전병은 열무김치보다는 아삭하고 달달한 단무지가 더 어울린다. 메밀면은 툭 끊어지는데, 전병은 메밀떡인 듯 쫀득하다.

 

장국이 짜다면 살짝 담가서 먹어야 하지만, 미진의 장국은 슴슴해서 잔치국수처럼 장국에 푹 담가서 먹어도 좋다. 다른 재료에 비해 김가루를 적게 넣은 거 같아 더 넣었는데, 역시 무와 파 많이가 내취향이다.

 

첫번째 판을 먹을때는 촬영을 하면서 먹다보니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다. 두번째 판은 오롯이 맛을 즐겨야겠다. 장국이 세번째라는 건 안 비밀이며, 역시나 갈은 무는 잔뜩이다.

 

직원의 예상대로 혼자서 다 먹기에는 양이 많다. 메밀면은 남기면 안되니, 나중에 데워 먹을 수 있는 메밀전병을 남겼다. 남은 전병을 포장을 했고, 다음날 데워서 잘 먹었다. 원래는 쉐이크쉑에 가려고 했는데 12시도 아닌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입맛을 따라가고 싶은데, 옛날 입맛이니 광화문미진이 딱 내취향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