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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6가 대화정 진짜해장국

얼큰한 빨간국물 해장국이 아닌, 담백한 하얀국물 해장국을 드디어 찾았다. 유튜브 포함 방송에 나온 식당을 그닥 신뢰하지 않지만, 그토록 원하던 해장국을 영상으로 보는 순간 바로 저기다 했다. 최자로드 이번에는 성공적이야~ 행정구역상 을지로6가, 동대문에 있는 대화정 진짜해장국이다.

 

숨은 골목찾기랄까?

헬로 apm 건물 옆에 작은 골목이 있다고 지도앱은 알려주는데, 그 골목 찾기가 쉽지않다. 살짝 헤매긴 했지만, 영상에서 보던 골목이 나타났고, 그 끝에 대화정 진짜해장국이 있다. 최자로드에서 보던 그곳이 확실히 맞다. 24시간 영업이니 브레이크 타임은 없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오니, 한산하니 좋다. 혼밥은 이런 분위기에서 해야 옳다. 1981년이면, 올해로 39년이다. 이렇게 오랜 된 곳을 이제야 알았다니, 동대문에 오면 먹을데가 없다고 투덜댔던 스스로가 너무 밉다. 해장국때문에라도 앞으로 동대문 나들이를 종종할 거 같다.

 

특과 보통이 있을때, 특은 곱빼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여기는 아니다. 뼈가 있고 없고의 차이다. 선지도 먹고, 우거지도 먹고, 고기도 먹어야 하니, 당연히 특(11,000원)으로 주문했다. 

 

해장국이 나오기 전, 깍두기와 배추김치는 먹을만큼 덜어 놓는다. 개인적으로 깍두기를 더 좋아해서, 배추김치는 조금만 담았다. 그리고 청양고추, 고춧가루, 매운 양념장, 파, 후추, 소금, 겨자간장 등은 따로 있다. 요건 이따가 맛의 변화구를 줄때 넣을 예정이다.

 

특 진짜해장국 등장이오~

뚝배기가 겁나 뜨거우니 맨손으로 잡을 생각은 애초부터 안하는 게 좋다. 뼈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선 푸짐하다. 부드러운 우거지 아래에는 커다란 뼈가 있고 그리고 부끄럼이 많은 선지는 국물 속에 숨어 있다. 

 

뼈에 붙어 있는 고기는 맛있다!

커다란 뼈가 하나 아니 두 덩어리나 들어있다. 고기도 은근 많고, 뜨거운 해장국이 살짝 식어야 하니 우선 발골에 들어간다. 국물 속에 숨어있던 우리식 블랙푸딩 선지 등장, 어릴때는 기피음식이었으나 지금은 겁나 좋아한다.

 

시작은 국물부터다. 비주얼대로 전혀 맵지 않고, 맑디 맑다. 잡스런 냄새나 맛은 일절 없고, 구수하고 담백하다. 그동안 찾았다녔던 해장국을 여기서 만나다니, 아니 반가울 수 없다. 그저 국물 한번 먹었을 뿐인데, 도저히 안되겠다. 녹색이에 비해 알콜이 살짝 낮은 파랑이를 주문했다. 해장국집에서 해장술을 먹는 이유, 미친 국물때문이다. 

 

발골한 고기는 다시 뚝배기 속으로 넣어준다. 이래야 건더기가 푸짐한 해장국이 될테니깐. 뼈에 붙은 고기라서 비계는 거의 없고 살코기뿐이다. 그런데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선지 상태 매우 좋을시고~

다양한 양념 중에서 우선 후추만 살짝 넣고, 국물 다음으로 선지를 먹는다. 역시 잡내는 일절 없고 식감은 부드러운듯 탱글탱글하다. 담백한 해장국이다 보니, 선지의 고소함이 느껴진다. 요즘 철분이 부족한 거 같은데, 선지로 제대로 충전해야겠다.

 

선지뿐만 아니라 우거지에 고기까지 삼박자가 기가막힌다. 최자로드에서 왜 특을 먹으라고 했는지, 이제는 알겠다. 식감에 맛까지 다양하니, 먹는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여기에 얼큰한 빨간국물이 아니니 부담도 없다.

 

탄수화물 들어갑니다~

맑디 맑은 국물을 좀 더 즐기고 싶지만, 지금은 밥이 들어갈 타이밍이다. 밥은 2/3만 넣고, 모든 내용물을 한번에 입안 가득 넣는다. 전날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해장이 되는 느낌적인 느낌은 뭘까? 설마 지금 마시고 있는 파랑이가 취하기도 전에 해장부터 되고 있나보다. 

 

깍두기 올려서 우걱우걱~

반정도 먹었다면 맛의 변화구를 줄 시간이 왔다. 처음 나온 그대로 먹어도 충분히 좋지만, 다양한 양념을 모른척 지나칠 수가 없다. 후추에 이어 파를 넣어 파국을 만든다. 파를 넣으니 시원함에 개운함이 추가됐다고 할까나. 우거지에는 없는 신선함을 파가 채워준다.

 

매운맛에 약한 1인이지만, 과하지 않으면 괜찮을 듯 싶어 청양고추를 추가했다. 더불어 선지와 국물도 리필을 하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듯 양이 많아졌다. 남아있던 밥까지 다 넣고 또 격하게 달려야겠다. 

 

이건 나의 실수~

청양고추를 너무 적게 넣었던 것일까? 알싸한 맛이 없기에, 빨간 양념장을 과감하게 넣었다. 역시 청양고추를 더 넣었어야 했다. 매운맛이 확 치고 들어온다. 후추, 파, 청양고추까지는 괜찮은데 고춧가루와 빨간 양념장은 이젠 아니깐 앞으로는 넣지 말아야겠다. 맑은 국물에 담백한 선지해장국, 이번에는 전날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다음에는 제대로 과음을 한 후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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