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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조조래빗 이후로 4개월만에 영화관에 갔다. 그때는 마스크를 벗고 영화를 봤지만, 이번에는 조조라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영화관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도 있고, 좌석도 거리두기로 띄엄띄엄 앉아 있는데도 막힌 공간이 주는 불안감때문인 듯 싶다. 관객이 떨어진 이유가 말이다. 그러다 보니, 신작 영화보다는 재개봉작이 많아서 영화관 나들이를 더 못했던 거 같다.

 

온워드도 조조래빗을 볼때 예고편으로 봤던 거 같은데, 이제야 개봉을 했다. 유아인 주연의 살아있다를 볼까 하다가, 좀비보다는 밝고 행복한 영화가 보고 싶었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21세기판 엄마 찾아 삼만리다. 인간 세상이 아니라 달이 2개가 뜨는 엘프 마을에 형 발리, 동생 이안 형제가 있다. 이안의 생일날, 엄마는 그에게 아빠가 남긴 선물을 준다. 과학의 발달로 마법이 사라진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마법은 살아 있었기에 마법지팡이를 선물로 받게 된다.

 

단 하루동안이지만, 아빠를 만날 수 있다는데 안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게 뭥미? 주문을 다 했는데, 아빠의 하반신만 소환이 됐다. 완전한 아빠를 만나기 위해 두 형제는 눈물겨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외향적인 형과 소심한 동생의 모험은 마치 게임을 하듯, 퀘스트를 하나하나 수행해 나간다. 아빠를 소환하기 위해 필요한 그것(보석같던데)을 찾기 위해 만티코어 주점에서 지도를 찾고, 폭주족 요정과 전쟁도 치르고, 잘못된 마법으로 인해 작아져버린 형을 위해 운전도 하면서 아빠를 만나기 위한 형제의 노력은 계속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전혀 어려워 보이지 않고, 게임을 하듯 신이 난다. 아빠와 함께 춤을, 형의 운전교습 등 중간중간 감동 코드도 있지만 같은 픽사 애니메이션인 코코와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코코는 진중하고 진지했는데, 온워드는 새털같이 가볍다. 

 

형읜 분신이자 친구인 귀네비어(자동차)의 마지막은 엄청 장엄한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웃음이 난다. "너무 쉬운 길은 길이 아니거든"이라는 형의 말에,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를 달리고, 마법의 다리에 과자로 만든 배까지 스펙타클한 모험을 하지만 끝내 절대반지(?)는 찾지 못하고 다시 동네로 돌아온다. 아빠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우애가 좋았던 형제는 화가난 동생으로 인해 사이가 멀어진다. 그러나 온워드는 어른들의 위한 동화이자, 무조건 해피하게 끝나는 애니메이션이다. 

 

형은 아빠와의 추억이 4개나 있지만, 동생은 테입에 녹음된 아빠의 목소리와 사진만 있을뿐 함께한 추억은 하나도 없다. 아빠를 닮고 싶은 이안은 아빠는 없지만, 아빠를 닮은 형이 있다. 여기서 폭풍감동이 확 몰려온다. 이안에게는 아빠와의 추억은 없지만, 형과의 추억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아빠와 같은 형이 자신에게 있음을 이안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코코가 가족의 사랑이라면, 온워드는 형제의 우애다. 

 

온워드를 우리나라에서 제작을 했다면, 결말은 사뭇 달랐을 거 같다. 형제의 우애도 좋지만, 아빠를 기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촌에 팔촌까지 다 불러모았을 거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워드는 예상 밖의 결말을 보여준다. 해피엔딩은 맞는데, 아빠와의 추억이 하나도 없는 이안과 애인이 생긴 엄마는 멀리서, 아빠와의 마지막 추억에서 제대로 답변을 못한 형이 그 주인공이 된다. 엄마에게는 듬직한 경찰 애인이 있고, 이안에게는 아빠와 같은 형이 있으니깐. 그래도 한 공간에 다 있는데, 굳이 한사람만 그 혜택을 받아야 하나 싶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코코에 비해서는 살짝 떨어지지만, 그래도 뭉클한 감동을 준다. 특히, 부끄러워하던 형을 존경하는 형으로, 소심한 동생을 듬직한 동생으로, 모험을 통해 그들은 한층 더 성장을 한다. 영화처럼 단 하루의 기적이 나에게 주워진다면, 코로나19 없는 하루를 살고 싶다. 만약 마법의 힘으로 물리칠 수 있다면, 호그와트 졸업생들을 다 소환하고 싶다. 그나저나 과학의 발달로 인해 마법이 사라지다니, 하긴 주문으로 불을 일으키기 보다는 가스레인지가 훨씬 더 빠르고 편할 거 같다. 

 

ps... 다음달에 반도와 강철비2가 개봉을 한다고 하던데, 이제는 영화관 나들이를 종종 해야겠다. 모니터가 아니라 대형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니, 확실히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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