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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좌) / 모아나 (우)

놓친 영화 올레티비로 다시보기

U-20 4강전 보기 위해 영화 사바하를 봤다. 미스터리물이라고 하더니 공포물이다. 축구 생중계까지는 앞으로 3시간이니 남았는데, 눈을 감으면 자꾸만 무서운 장면이 떠오른다. 이럴때는 만화를 봐야한다. 모아나는 지난번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관람한 당일 봤으니, 이번에는 주먹왕 랄프2:인터넷 속으로를 볼 차례다. 사바하는 무서웠고, 주먹왕 랄프는 재미었는데, 가장 중요한 축구는 못봤다. 랄프를 보다가 스르륵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4강은 놓쳤지만, 결승전은 생중계로 꼭 봐야지.

디즈니에서 만든 주먹왕 랄프2와 모아나는 다른 거 같은데, 또 많이 닮아있다. 자기 주관이 확실한 바넬로피(랄프 여주)와 모아나가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을 거 같은 랄프와 마우이(모아나 남주)는 덩치에 맞지 않게 의존형 캐릭터다. 냅두면 혼자서도 잘 할 거 같지만, 그들에게는 바넬로피와 모아나가 있어야 한다. 혼자두면 안심이 안되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랄프와 바넬로피
모아나 모아나와 마우이

다른 듯 닮은 캐릭터

디즈니 만화 속 여성 캐릭터는 뮬란이 등장하기 전까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캐릭터였다.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의 벨 등 이야기의 중심은 사랑이고, 백마탄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언제나 끝이 났다. 여기서 인어공주는 예외, 왜냐하면 물거품으로 사라졌기때문에.

그러나 주먹왕 랄프와 모아나는 다르다. 우선 연인들간의 사랑이야기가 없다. 랄프는 사랑보다는 우정이고, 모아나는 사랑보다는 의리다. 바넬로피는 인터넷 세상에 덮친 거대한 랄프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바다에게 선택받은 소녀 모아나는 저주에 걸린 섬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여기서 유비에게 듬직한 관우와 장비가 있듯, 바넬로피에게는 아케이드 게임의 악역이지만 실제는 착한 캐릭터인 랄프가, 모아나에게는 전설의 영웅 반신반인 마우이가 있다. 

 

디지털 세계
아날로그 세계

기발한 상상력 인정

애니메이션답게 상상력 하나는 끝판왕이다. 오락실 게임기 속 세상을 기발하게 다룬 전편도 좋았는데, 이번에는 인터넷 세상이다. 마치 SF 영화를 보듯, 하나하나 새롭고 신기하기만 하다. 가상현실처럼 인터넷 세상에는 아바타가 등장한다. 현실에서 이리저리 사이트를 옮겨다닐때, 아바타는 랜선용 자동차를 타고 주인님(?)이 원하는 건물(사이트)로 이동을 한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갑자기 등장해 귀찮게 하는 팝업(삐끼?)을 만나기도 하지만 주인님의 클릭질에 따라 뜸들이지 않고 바로 그곳으로 간다. 구글, 이베이, 아마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사이트 규모에 따라 건물의 높이가 다르다. 특히 자동차 경주 장면은 어느 실사영화보다 더 긴장감 넘치고 짜릿했다. 어쩜 그리도 후진을 잘할 수 있는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에 비해 모아나는 섬마을 추장의 딸이 바다에게 선택을 받고, 저주 받은 신을 원래로 돌려놓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반신반의 마우이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지만, 모아나는 주도적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간다. 볼거리는 모아나에 비해 랄프가 훨씬 더 많지만, 모아이의 가장 큰 장점은 동심 유발이다. 그냥 보는내내 마음이 따땃해진다. 

 

비꼼과 풍자 그 중간 어디쯤

디즈니의 셀프 지적이라고 해야 할까나? 늘 드레스만 입어야 하는 공주들은 바넬로피에 의해 티셔츠와 바지를 난생처음 입게 된다. "아니 이렇게 편하고 좋은 걸, 왜 이제서야~" 시대가 달라졌으니, 공주 캐릭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잠자코 왕자님을 기다리던 시절은 그만, 이제는 옷부터 갈아입고 사랑이 됐든, 우정이 됐든, 성공이 됐든 자발적으로 헤쳐나가야 한다. 처음에 공주들이 떼로 나와서 당황했는데, 주먹왕 랄프2 명장면을 위해 그녀들이 필요했던 거 같다. 그동안 어려움에 빠진 자신을 왕자님이 구해줬는데, 이제는 왕자를 기다리지 않고 그녀들 스스로 누군가를 구해준다.

12월에 개봉하는 겨울왕국2도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리가 본다. 엘사와 안나는 전편에서도 그러했으니깐. 능동적이고 강한 여성 캐릭터의 등장, 개인적으로 매우 몹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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