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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멸치마을식당

멸치는 육수용이나 볶음으로만 먹어왔다. 멸치로 회무침을, 튀김을, 찌개를 이게 가능할까? 당연히 가능하다. 단, 그 시기가 정해져 있을 뿐이다. 봄멸치로 만든 한상차림, 원래는 기장에 가려고 했지만 통영으로 떠났다. 멸치 코스요리 먹으러 멸치마을식당으로 간다.

 

통영 가로수는 다 벚나무인 듯

통영에 벚꽃으로 유명한 봉수골이 있지만, 굳이 거기에 갈 필요가 있을까 싶다. 거리 곳곳마다 벚꽃이 천지 삐까리다. 차에서도, 걸어다닐때도 늘 벚꽃과 함께 했다. 

 

봄멸치 먹으러 왔어요~

오후 1시가 지나서 한산해졌나 싶었는데, 잠시후 한팀, 두팀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나름 이리저리 알아보고 왔기에, 코로나19 때문인가 했는데 착각이었다. 신발 벗기 귀찮아서 입식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가 참 단촐하니 좋다. 당연히 멸치요리 풀 코스로 먹을 거고, 둘이 왔으니 2인(30,000원)에, 주류는 지역 녹색이를 주문했다.

 

새우만 수입산이고 나머지는 다 국내산
봄 멸치 한상차림
기본찬에도 멸치가 가득

그저 평범한 부침개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면 저 안에 멸치 있다. 큰 멸치는 아니고 볶음용 잔멸치다. 커다란 멸치는 통으로 고추장과 함께 나왔다. 친구는 쌉싸한 내장 맛을 즐기기 위해 머리부터 끝까지 그대로 먹는다. 따라하고 싶은 맘이 없기에, 대가리 따고, 똥 따고 한 후 고소하게 먹었다. 산지라 그런지, 마른 멸치도 비린내 하나 없이 꼬숩다. 

 

숙회인 거 같은데 녀석(?)의 정체를 모르겠다. 물어봐야지 했는데 먹을게 너무 많아서 까묵었다. 땅콩은 왜 나왔을까 했는데, 디저트 삼아 먹으니 꽤나 괜찮았다. 새우는 국내산이 아니라 하기에, 친구에게 다 줬다. 경남 지역 녹색이는 좋은데이다.

 

멸치튀김

멸치가 아니라 미꾸라지라고 해도 믿을 듯 싶다. 봄에 잡히는 멸치는 10cm 정도의 대형 멸치라고 들었지만, 튀김까지 가능하다니 아니 놀랄 수 없다. 혹시 2~3마리를 묶어서 튀긴건가 했는데, 오롯이 한마리다. 생김새에서 한번 놀라고, 맛에서 두번 놀랐다. 그동안 먹어본 멸치 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멸치가 아니라 꽁치 혹은 고등어라고 해야 할까나? 등푸른 생선 특유의 비릿한 듯 고소한 풍미가 났기 때문이다. 마른멸치의 내장은 쓴맛만 나는데, 생물 멸치의 내장맛은 응축된 고소함이다. 

 

멸치회무침
멸치 요리 중 압도적 진한맛

멸치회라고 해서, 처음에는 전어나 밴댕이처럼 회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멸치회무침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큰 멸치는 난생처음이다. 튀김은 겉에 옷을 입고 있어 몰랐는데, 자이언트 멸치가 확실하다. 실물을 보고 나니, 튀김을 먹을때 왜 꽁치나 고등어 맛이 났는지 알겠다. 왜냐하면 멸치는 등푸른생선이기 때문이다. 새콤한 양념과 채소가 더해지니 무언가를 술술 부른다.

 

밥과 함께 나온 반찬과 국

밥이 나왔다는 건, 멸치회덮밥을 먹으라는 시그널이다. 그냥 먹어도 좋은데, 밥에 비벼 먹으면 얼마나 더 좋을까? 

 

김치찌개 아니고 멸치찌개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생물 멸치가 정말 무지 디따 많이 들어있다. 그런데 신기하다. 꽁치나 고등어가 이정도 들어있다면, 살짝 비린맛이 날 거 같은데 일절 안난다. 그저 구수할 뿐이다. 이래서 생물 봄멸치를 먹으러 남해바다로 가나보다. 호불호가 있을 거 같지만, 이 맛에 빠지면 겨울에 과메기를 먹듯, 봄에는 멸치를 먹을 거 같다. 

 

멸치회덮밥 만드는 중

이렇게 좋은 양념에 밥이 빠지면 섭하다. 회무침만 먹을때는 2% 부족했는데, 탄수화물을 더하니 완벽해졌다. 그런데 먹을만큼 조금씩 비벼야지, 한꺼번에 다 비비면 등푸른생선 특유의 맛이 더 진해질 수 있다. 찬밥이 아니라서 밥 온도로 인해 멸치가 살찍 익기 때문이다. 차라리 찌개처럼 완벽하게 익으면 괜찮은데, 애매하게 익기 때문에 등푸른생선 특유의 풍미가 엄청나게 진해진다. 이럴때 방법은 하나다. 밥을 빨리 먹으면 된다. 

 

찾아보면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겠지만, 요런 음식은 현지에서 먹는게 가장 좋을 거 같다. 2월에는 남당항에 가서 새조개를 먹고, 3월에는 오이도에 가서 주꾸미를 먹고, 4월에는 통영(또는 부산)에 가서 생물 대왕멸치를 먹어야겠다. 이번 통영여행에서 최대의 수확은 봄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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