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아소비바 돈카츠 전문점
예전부터 돈카츠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아예 전문점으로 탈바꿈을 했다. 그동안 먹었던 돈가스는 바삭함이 무기였다면, 안심카츠는 육즙 가득한 고기 그 자체가 무기다.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아소비바다.
늘 어둑어둑 해질 무렵에 가서 혼술을 했는데, 이번에는 한낮에 혼밥하러 갔다. 그때는 이자카야였는데 지금은 돈카츠 전문점이다. 고기 튀김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주인장 손맛을 예전부터 잘 알고 있기에 개의치 않는다. 옷을 걸어두는 공간 옆에 있는 손 소독제와 탈취제, 이제는 필수품이 된 거 같다.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 줄 알았는데, 4인용 테이블을 없애고 바테이블만 있다. 예전에도 지금도 혼자라 일반 테이블에 앉을 일이 없다. 고로 늘 그랬듯 바테이블에 앉았다. 너무 오랜만이라 혹시나 못 알아보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알아봐줬다.
메뉴판이 단촐해서 좋다. 그런데 녹색이가 없다. 회전율때문이라는데, 이제는 밤이 아니라 낮에 가야겠다. 안심카츠(9,000원)가 끌렸지만, 등심도 먹고 싶다. 단골 찬스일까나? 주인장이 등심카츠를 주겠단다. 메뉴판 옆에 있는 건 핑크소금이다. 튀김에 소금, 요거 은근 매력있다.
주문 후 조리가 되기 때문에 15~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봄이 왔다고, 뜨끈한 물이 아니라 얼음물을 마신다. 계절의 변화는 먹는 물도 바꾸는 듯, 차갑지 않고 시원하다.
고슬고슬 밥과 아소비바 특제 소스 그리고 장국 옆에 고추냉이가 있는데 접시가 생각보다 크다. 그건 여기에 메뉴판 옆에 있던 핑크솔트를 덜어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덜 익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충분히 다 익었기 때문이다. 이건 돼지고기에 함유되어 있는 미오글로빈 성분으로, 조리시 발생하는 열에 의해 붉은색을 띄게 되는 거라고 한다. 핏기가 아니고 신선한 돼지고기에서만 보이는 현상이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알고 갔기에 더 익혀달라는 하지 않았다. 제주 흑돼지 안심카츠, 비주얼만으로도 침샘 폭발이다.
지방층이 겁나 많이 살아있는 제주 흑돼지 등심카츠다. 개인적으로 비계를 못 먹지만, 이번에는 먹을거다. 왜냐하면 요건 뭔가 다를 거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리도 떨리는 걸까? 아무래도 두툼한 비계 아니 지방층이 낯설어서 그런가 보다.
살짝 눌러보니 고기 사이로 육즙이 뿜뿜 나온다. 안심이니 부드러움은 당연, 한입 베어무니 입안 가득 진항 육즙이 펴진다. 여기에 고기 누린내는 일절 없다. 그동안 먹은 돈카츠는 아무래도 등심이었나 보다. 이런 안심 난생처음이다. 소고기는 부드러움 안심보다는 식감 있는 등심을 좋아하는데, 돼지고기는 등심보다는 안심이다.
역시 등심은 등심이다. 씹는 순간 안심과 다른 식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입만 하기에는 커서, 잘라 먹다보니 살코기보다 비계가 많이 남아버렸다. 언제나 그러하듯 지방층을 제거하고 먹어야 하는데, 등심카츠는 지방 맛에 먹는거란다. 비계부분에 소스를 떡칠한 후 먹었다. 살코기와 다른 질감이 느껴진다. 헌데 지방층이 워낙 두텁다 보니 물컹보다는 탄력이 있다. 어떤 맛인지 알겠는데, 그닥 즐기지는 않을 거 같다.
역시 등심보다는 안심이다. 첫번째 본연의 맛을 즐겼으니, 이제는 변화를 줄 차례다. 고추냉이는 생선에도 잘 어울리지만, 고기랑은 은근 잘 어울린다. 육즙이 과하다 보니, 자칫 느끼할 수 있는데 이를 딱 잡아주기 때문이다.
워낙 고기가 두툼하다보니, 고추냉이를 과하게 올려도 괜찮다. 여기에 핑크솔트를 더하니, 맛은 더 풍부해졌다. 튀김을 먹을때 소금과 같이 먹어야 좋다더니, 그 이유를 이제는 알겠다.
담백하지만, 육즙이 가득이라서 살짝 물리거나 느끼하다 싶을때에는 주인장이 직접 만든 소스가 먹을 차례다. 등심카츠를 먹을때는 떡칠을 했지만, 안심카츠는 조금만 찍어 먹는다. 왜냐하면 소스 맛이 엄청 강하니깐.
어느덧 마지막 한조각이다. 양이 그리 많은 줄 몰랐는데, 고기 자체가 두툼하다보니 든든함에 포만감까지 길다. 튀김옷이 얇아서 바삭함은 덜하지만, 육즙 가득 촉촉한 안심만으로도 충분하니 바삭함은 다른데서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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