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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창화당

승부욕은 아닌데 못 먹게 되면 이상하게 더 먹고 싶어진다. 그저 만두일 뿐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갈때마다 사람들이 겁나 많다. 긴 줄을 보며 포기하기를 여러번, 이번에는 혹시나 하는 맘으로 익선동 창화당으로 향했다. 

 

창화당 익선동점

코로나19로 인해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래도 방송에도 나오고, 이영자만두로 유명한 창화당인데 설마 여기도 사람을 없을까 했다.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니 속는 셈 치고 갔는데, 어라 줄이 없다. 혹시 브레이크 타임(3시 30분~5시)인가 했는데, 아직 아니다. 바로 입장가능이니 후다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줄이 없을뿐 안에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은 사람이 빠졌을때 찍은 거고, 빈테이블이 고작 2개뿐이었다. 

 

수저와 단무지, 간장은 셀프, 맥주는 아님

이날만 그랬는지, 원래 그러는지 입구에서 주문을 해야 자리를 안내 받는다. 내 뒤로 2팀 정도 더 들어오는 바람에 자리를 뺏길까봐, 모듬만두(10,000원)를 주문하고 테이블부터 차지했다. 테이블에는 메뉴판이 없고, 주문할때 사진을 미처 찍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숯불지짐만두를 알아내지 못했다.

 

창화당이라는 이름때문인지 인테리어가 레트로풍이다. 밖에서 봤을때는 내부가 넓은줄 알았는데 좁다. 이래서 갈때마다 긴줄이 있었구나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혼자놀기는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싶다. 혼자 놀면 사람간 접촉도 없고, 집단활동은 더더욱 안한다. 개인위생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는 기본, 외출 자제가 살짝 걸리지만 일주일(주말말고 평일)에 하루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모듬만두 등장

만두에 어느정도 간이 되어 있을 듯 싶어 단무지만 가져왔다. 인별그램 이벤트를 한다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바로 사진을 찍고 올렸다. 그리하여 콜라를 서비스로 받았다. 요럴때는 행동이 참 민첩하다. 

 

왼쪽 시꺼먼 만두부터 트러플, 숯불, 김치2, 오른쪽으로 넘어와 녹색이는 아삭이 고추 그리고 새우와 고기2 지짐만두다. 지금이야 메뉴판 사진을 찍었기에 어떤 만두인지 다 알지만, 이때만 해도 몰랐기에 맛으로 찾아내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트러플과 숯불 지짐만두를 놓쳤다.

 

때깔부터 난 고추라고 말하고 있다. 아삭이고추이기에 매운맛은 거의 없다. 지짐의 사전적 의미는 튀김과 빈대떡의 방언이라고 나온다. 그럼 튀긴듯한 군만두여야 할텐데, 일본식 교자만두처럼 한쪽면은 지짐이고, 다른면은 찜이다. 고로 군만두와 찐만두의 장점을 다 갖고 있다.

 

김치만두다. 바삭하고 쫀득한 만두피에 만두소는 아삭한 김치와 돼지고기, 표고버섯 등이 있다. 중국식보다는 우리식인 거 같고, 분식집 만두보다는 조금 더 고급진 거 같다.

 

트러플 지짐만두라는데, 만두피만 보고 먹물을 넣어 반죽한 만두구나 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트러플 향을 찾아 더 신경을 썼을텐데, 그저 뭔가 좀 독특한 항과 맛이 나는데 하면서 별생각없이 먹기만 했다. 이래서 아는게 힘이라고 하나보다.

 

아삭이고추 지짐만두처럼 비주얼만 봐도 아는 새우지짐만두다. 새우 몸통은 만두피 속에 숨길 수 있어도, 꼬리는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새우의 고소하고 달달함이 더해지니 맛이 없다면 반칙이다.

 

오른쪽에 2개나 있던 고기 지짐만두다. 김치만두와 달리 고기만두는 담백하다. 여기서 살짝 간장이 그리웠지만, 염도를 줄이고자 갖고 오지 않았기에 단무지를 더해서 먹었다. 고기지짐만두 뒤 포커스가 날아간 만두가 숯불지짐만두였는데, 이때만 해도 전혀 몰랐다.

 

다 먹고 고기와 김치만 남았으니 한꺼번에 다 잘랐다. 그런데 먹다보니 방금 전에 먹었던 고기지짐만두와 달리 불향에 갈비맛이 나는 만두가 있다. 숯불지짐만두인지 모르고, 여기는 고기만두도 특별하게 만드는구나 했다. 나중에 메뉴판 사진을 보고나서야 다르다는 걸 알았다.

 

사진을 찍으면서 먹긴 했어도 만두 8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창화당은 만두전문점이지만 떡볶이도 꽤 유명하다. 떡볶이 국물에 군만두 찍먹은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하지만 이를 과감히 포기했다. 왜냐하면 2차로 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정래 작가의 소설 한강 4권을 달리는 중, 태백산맥에 비해 어렵지 않아 읽는 속도가 무지 빠르다. 

 

다시 마스크를 쓰고 익선동 골목길로 나왔다. 그집에 가기 위해서는 이 골목을 걸어가야 한다. 사람이 없을때 찍었을 뿐, 핫한 동네라 그런지 평일 낮인데도 커플들이 겁나 많았다. 

 

익선동에서 가맥을 할 수 있는 거북이슈퍼다. 창화당에서 떡볶이를 먹지 않은 건, 다 계획이 있어서다. 3시 오픈인데 현재시간 3시 30분, 그런데 어째 느낌이 안좋다. 나름 미친(?) 촉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는 틀렸으면 좋겠다.

 

창화당에 오기 전에 여기부터 들렸더라면, 모듬만두에 떡볶이 그리고 콜라가 아니라 맥주를 마셨을텐데... 익선동 거북이슈퍼는 코로나19로 휴점 중이다.

 

창화당에서 만두는 먹은 건 운이 좋았고, 거북이슈퍼에서 가맥을 못한 건 운이 나빴다. 하루에도 이렇게 운이 왔다갔다 하는데, 굳이 운세를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 소문대로 창화당 만두는 좋았다. 그런데 질과 양 중에서 선택을 하라면, 마트에서 파는 냉동만두를 사다가 집에서 지지고, 끓이고, 쪄 먹으면 훨씬 이득이지 않을까 싶다. 그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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