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동 고래식당 노릇노릇 담백하고 푸짐한 삼치구이

용강동 고래식당 마포점

사람 입맛은 참 간사하다. 육고기는 조금이라도 누린내가 나면 먹지 않는데, 물고기는 비릿한 바다내음을 찾고 있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담백하고 푸짐한 삼치구이를 앞에 두고, 역시 고등어구이를 먹었어야 해 이러고 있다. 어디서? 용강동에 있는 고래식당이다.

 

고래식당을 알기 전에는 2층에 있는 연안식당을 찾았는데, 지금은 1층으로 간다. 왜냐하면 생선구이를 엄청 좋아하니깐. 연안, 고래 같은 회사지만, 이름따라 분위기도 메뉴도 많이 다르다. 그래서 비빔밥이 생각나면 연안으로, 생선구이가 생각나면 고래로 간다.

 

밖에 메뉴판이 있으니, 들어가기 전에 뭘 먹을지 선택할 수 있어 좋다. 혼밥이라서 먹을 수 없는 생선조림(2인분부터 주문 가능)은 10%할인이 되는 포장으로 사갈까나. 지난번에 왔을때 고등어구이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삼치구이(11,500원, 국내산)를 먹기로 했다. 그나저나 그새 생선구이 가격이 500원 올랐다. 

 

늦게 오니 한산해서 좋다.

기본찬, 그런데 간장을 2개나!

건새우가 들어간 미역국, 당면이 불어있는 잡채, 미역줄기볶음

절대 남기지 않는 생김에 아삭한 열무김치 그리고 양이 적어서 맘에 든 샐러드가 기본찬으로 나왔다. 매번(실은 2번)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미역국은 연안식당에 비해 많다. 기본찬은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다. 

 

주문 후 조리를 하니 완전체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숭늉 만들기 딱 좋은 솥밥

점심치고는 그리 착한 가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식당을 찾는 이유는 생선구이도 좋지만,  갓지은 솥밥때문이다. 숭늉을 만들기 좋은 눌은밥에 고슬고슬한 밥까지 밥집답게 밥맛 참 좋다.

 

국내산 삼치구이 반마리

크기는 참 맘에 드는데, 고등어처럼 비릿한 바다내음이 없어서 늘 아쉽다. 사실 고등어구이가 또 먹고 싶었지만, 블로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복보다는 새로움이다. 고등어구이보다는 못하지만, 노릇노릇 잘 익은 삼치구이도 나쁘지 않다.

 

갓지은 솥밥에 잘익은 삼치구이 여기에 고추냉이를 더한다. 삼치구이 초밥이라고 할까나. 싱거울 듯 싶어 간장을 추가했더니, 맛이 꽤 괜찮다. 고추냉이를 간장에 풀지 않고, 생선에 직접 올려 먹으니 훨씬 좋다.

 

함께 나온 시래기조림과 삼치구이 역시 안 어울릴 수가 없다. 삼치구이가 담백하다보니, 자칫 맛이 밋밋할 수있는데 시래기로 인해 짭조름함이 더해져 맛은 더 풍부해졌다.

 

생김이 옆에 있는데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김은 무조건 2장을 깔고, 밥한술 크게 떠서 올리고 여기에 시래기와 알싸한 청양고추 그리고 커다란 삼치구이 한점을 올린다. 역시 밥은 깨작깨작보다는 복스럽게 먹어야 한다.

 

열무김치를 더해도 좋다는 건, 안비밀이다. 삼치구이가 워낙 담백하다보니, 고추냉이의 힘을 많이 빌렸다. 바다의 비릿함이 아니라 알싸함이지만 없는 거보다는 훨씬 낫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숭늉은 놓칠 수 없다. 구수한 물부터 들이킨 후에, 구수한 밥에 삼치구이를 올려 먹으면 이또한 별미가 아닐 수 없다. 지난번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고래식당에만 오면 늘 과식을 하게 된다. 늦은 점심(이때가 오후 3시)을 먹었으니, 내일 아침을 먹을때까지 간헐적 단식을 해야겠다가 아니라 정확히 했다.

 

 

 

용강동 고래식당 혜자급 고등어구이로 푸짐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