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비엔씨(B&C) 부산역점
대전은 성심당, 군산은 이성당으로 정해져 있지만, 부산은 빵천동 아니 남천동으로 가야한다. 워낙 유명한 빵집이 많다보니, 부산여행때마다 남천동은 필수코스다. 그랬는데 이제는 부산역 비엔씨로 바로 가야겠다. 왜냐하면 엄청난 밤식빵을 발견했으니깐.
그라찌에207는 작년 여름 부산 지인찬스로 알게 된 빵집이다. 여기서 먹었던 치즈식빵을 잊지 못해 또 찾았다. 늦으면 솔드아웃 된다고 해서, 나름 서둘러 갔는데 빵이 없다. 없는게 아니라, 건강빵(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 않은 호밀빵) 위주로 빵을 만들고 있어 식빵은 이제 만들지 않는단다. 미리 알았더라면, 다른 빵집을 갔을텐데 이거 하나만 바라보고 갔기에 허탈함에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그냥 부산역으로 향했다.
빵천동 빵집지도다. 지도상으로는 가까워 보이지만, 은근 많이 걸어야 한다. 저 중에서 왼쪽에 있는 호밀빵이 유명한 무슈뱅상과 오른쪽에 현위치라고 나와 있는 그라찌에207과 크루아상이 유명한 메트로아티정만 가봤다.
하루에 만여개를 판다는 파이만주와 떡같은 빵 치퐁듀, 대전 성삼당에서 먹어봤던 몽블랑 그리고 밤식빵과 사라다빵이 비엔씨 베스트 빵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종류는 엄청 많았는데, 처음이니 베스트 중에서 고르기로 했다.
사라다빵은 알 수 없는 고급스러움에 선뜻 내키지 않다. 파이만주는 맛있는 녀석들에 나왔다고 하니 집어들고, 몽블랑은 먹어봤기에 패스다. 이제 남은 건 밤식빵이다. 어릴때 참 많이 먹었던 밤식빵, 요즈음 밤을 너무 야박하게 넣어줘서 멀리 했는데 파이만주만 하나만 사기 뭐해서 또 한번 속아보자는 마음으로 집어 넣었다. 헌데 최고의 선택이었음을 다음날 알게 된다.
치퐁듀 떡인듯 떡아닌 빵이다. 에멘탈치즈, 슈레드치즈 그리고 팔마산치즈까지 치즈향 만땅이다. 여기에 쫄깃한 빵까지 개인적으로 파이만주보다 이게 더 좋았다. 파이만주는 파이 반죽 안에 팥앙금과 호두와 밤이 들어 있다는데 치퐁듀는 먼저 먹었던 게 문제인 듯 싶다. 파이만주에서 치즈맛이 난다.
밤식빵의 단점은 그 속을 알 수 없다는 거다. 겉모습은 여느 식빵과 큰 차이가 없는 거 같지만, 밤알이 살짝 보인다. 빵집 입구에 있던 광고배너에는 국산밤을 아낌없이 넣어서 어쩌고 저쩌고 나와 있는데 과연 그럴까?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빵을 반으로 자르고 안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헉~하는 소리가 났다. 빵보다 밤이 더 많이 보일 정도니, 정말로 밤을 아낌없이 넣었나 보다. 어릴때 엄청 좋아라했던 그 밤식빵을 비엔씨에서 다시 찾았다.
와~ 정말로 달달한 밤이 그득그득 꽉 찼다. 이런 빵인 줄 알았다면 5개(개당 3,500원) 정도 사오는 건데 겁나 아쉽다. 어무이도 맛나게 드셨는지, 다음날 혹시 빵 다 먹었니라고 물으신다. 부산역이 아니라 서울역이라면 당장 가서 10개라도 사올텐데, 부산은 넘 멀다. 서울에 이런 밤식빵을 파는 빵집이 있을까? 없다면 부산에 갈때까지 꾹 참아야 한다. 밤식빵때문에라도 부산에 갈만할 일을 만들어봐야겠다.
▣ 남천동 빵집
부산 남천동 호밀빵 무슈뱅상 & 미니식빵 그라찌에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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