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그냥 걸어도 좋은 올림픽공원

한시간이나 걸려 올림픽공원에 왔는데, 노랑코스모스만 보고 갈 수는 없다. 공원 한바퀴는 4년 전에 했으니 이번에는 소마미술관으로 방향을 잡고 산책을 나섰다. 가을의 문턱이라는데 늦여름이 질투를 하는지 덥다. 그래도 바람이 부니 걷는 맛이 난다.

 

들꽃마루를 지나 그냥 앞으로~ 앞으로~ 걸어가는 중이다. 양산을 접고 가만히 하늘을 본다. 푸르름에서 알록달록으로 바뀌는 시점인지 8월과 달리 녹색이 많이 옅어졌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연도 조용히 따라서 변해간다. 

 

나무 냄새, 흙냄새가 오늘따라 좋다~
원. 아르소노(작가) 1981 인도네시아

올림픽공원 조깅코스 안내문. 이 넒은 곳을 뛰어서 다닌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보조차 하지 않기에, 그저 느리게 천천히 걸어갈 뿐이다. 그래야 더 꼼꼼히, 더 많이 볼 수 있으니깐.

 

햇살에 반짝반짝

왼쪽에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오른쪽에는 몽촌토성 산책로로 가는 계단이 있다. 소마미술관으로 간다면, 직진을 해야 하는데 순간 위로 올라가고 싶어졌다. 가다보면 중간에 내려가는 계단이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올림픽공원은 아는 곳이지만 자주 오는 곳이 아니다. 고로, 원치않게 많이 걷게 됐다.

 

어렸을때는 몽촌토성이 뭔지도 모르고, 공원을 멋지게 조성하려고 일부러 만들었는 줄 알았다. 그저 평지만 있으면 심심하니깐. 하지만 지금은 백제시대 유적지임을 너무나도 잘 안다. 

 

숨조차 쉬지 않고, 줌으로 당겨서 찰칵

칠지도는 일본 나리현 덴리시의 이소노카미신궁에 소장된 백제시대의 철제 가지모양의 칼이다. 철을 두드려서 만들었고, 전체길이는 74.9cm이다. 칼의 양쪽 날부분에 마치 쇠뿔이나 나뭇가리처럼 굴곡진 가지가 각각 3개씩 일정한 간격으로 뻗어 나와 있다. 이 같은 형태는 아직 다른 곳에서 발견된 바 없기에 정확한 용도와 명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이날 한낮에 백번이나 단련한 강철로 칠지도를 만들었다. 이 칼은 온갖 적병을 물리칠 수 있으니 제후국의 왕에게 나누어 줄만하다."(계단에 쓰여진 글)

 

백제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한성백제박물관으로~ (가봤기에 이번에는 패스)

산책로를 걷는 건 좋은데, 최종목적지인 소마미술관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중간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을거라는 막연한 생각, 아무래도 나홀로 나무까지 가야 나올 거 같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니, 왕따나무를 보고 미술관으로 가야겠다.

 

날씨 한번 겁나게 좋구먼~

저멀리 세계 평화의 문이 보인다. 그리고 왼쪽으로 우와~ 정말 높긴 높다. 개인적으로 저 회사 신용카드를 주로 이용하지만, 그닥 좋아하는 기업은 아니다. 00월드는 자주 갔지만, 저곳만은 아니 가려고 한다. 그냥 나만의 0고집이다.

 

들꽃마루는 사람이 겁나 많더니, 몽촌토성 산책로는 한산하다. 고로 걷는 맛이 난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산책로인 거 같아, 룰라랄라 기분이 좋다. 소마미술관에 가려면 한참을 돌아가야 하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은 좋은 느낌으로 걸어가고 있다.

 

억새과 푸른하늘, 가을이로구나~

드디어 내리막이다. 그런데 이 부근에 그 나무가 있었는데, 느리게 천천히 걸어왔지만 조금은 속도를 내야겠다. 왜냐하면 나홀로 나무를 봐야하니깐.

 

일명 왕따나무, 나홀로 나무

그나저나 저 나무까지 가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사진을 찍었던 곳에서는 바로 갈 수가 없을 거 같고, 우회해서 가야 한다. 갈까? 말까? 결론은 200줌으로 당겨 찍기다. 나홀로 나무를 찍고 있는 저분들은 웬지 아까 들꽃마루에서 뵙던 분이 아닐까 싶다. 처음 보는 나무도 아니니,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드디어 최종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88호수로 가는 길 나무는 성격이 급한 가 보다. 벌써 단풍 옷으로 갈아 입었다. 올림픽공원의 단풍도 참 멋진데, 올해는 가야할 곳이 너무 많아서 또 오기는 힘들 거 같다. 많이 연하지만, 올해는 이걸로 만족해야겠다. 

 

가을 하늘 참 멋진걸~
소마미술관 옆 파스쿠찌

1교시 들꽃마루에 이어 2교시 그냥 걸었어까지 쉬는시간 없이 달렸다. 4교시가 끝나야 점심시간이지만, 도시락(급식세대아님)은 미리 먹어 치우는게 좋다. 고로 미술관옆 동물원이 아니라 카페에서 마르게리타 포카치아와 시원한 커피를 마시면 휴식을 취한다.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도 어느덧 후반부 9권을 읽고 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니,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뜬끔없는 결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