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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 가득드림 코엑스몰점

뜻하지 않게 자주 가고 있는 코엑스.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패스트푸드가 아니라면, 밥 한끼 먹는데 만원 초과는 기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곳을 발견했다. 7,000원의 가격으로 12첩 반상을 먹을 수 있다. 직접 밥을 푸고, 직접 그릇을 반납해야 하지만, 이정도쯤이야. 그러므로 코엑스몰에서 뭐먹지라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가득드림으로 가면 된다.

 

코엑스몰은 워낙에 미로같은 곳이라, 갈때마다 늘 길을 잃었는데 이제는 잘 찾아 다닌다. 한달에 한번꼴로 전시회 관람을 하는 바람에 별마당 도서관에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그리고 밥도 먹는다. 가득드림을 알기 전에는 버거왕에서 4딸라 햄버거를 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날그날 반찬이 달라지는 여기로 간다.

 

입구 앞에는 오늘의 식단이 있어, 싫어하는 반찬이 있는지 없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첫날은 제육볶음에 끌려, 다시 찾은 날은 고등어조림에 끌려, 그렇게 2번을 갔다.

 

들어가자마자, 계산을 하고 옆에 있는 커다란 접시를 챙겨야 한다. 왜냐하면 한식뷔페이니깐. 음식을 남기지 말라는 메시지 옆으로 계란말이는 두조각만 먹으란다. 계란말이 인심이 참 야박하구나 했는데, 비주얼을 보고 난 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갈때마다 다른 반찬은 바뀌는데, 계란말이는 늘 있다. 

 

커다란 접시에 먹을만큼 반찬을 담으면 된다. 반찬 가짓수가 많고, 마지막에 밥을 퍼담아야 하니 공간활용을 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벽을 보면서 밥을 먹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워낙 협소한 곳이라 어쩔 수 없다. 안쪽에 2인 테이블이 몇개 있긴 하지만, 혼밥러는 주로 바테이블에 앉는다. 

 

첫날, 공간활용을 못해서 밥을 두군데에 담았다. 국과 반찬은 따로 나오는 줄 알고, 넉넉하게 반찬을 담았다가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밥양이 많아 보이는 듯하나, 실상은 공간이 없어 반찬 위에다 밥을 올려서 그런거다. 

 

왼족부터 생선가스, 배추김치, 참나물, 무말랭이, 숙주나물이다. 반찬들이 잘 보이도록 나름 예쁘게 담았는데, 밥이 들어갈 공간을 만드느라 출근길 9호선 지옥철이 됐다..

센터는 이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제육볶음이 양배추 쌈 안에 아삭이 고추와 쌈장, 부추전과 계란말이 그리고 건새우 꽈리고추볶음이다. 계란말이는 부탁대로 2조각만 갖고왔다.

 

기름 동동으로만 보이는데, 미역국이다. 그리고 다른 반찬과 달리 제한조건이 있는 계란말이는 비주얼은 일본식같은데 맛을 보면 달지 않고 촉촉한 우리식 계란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양파, 당근, 파 등이 들어있는 엄마표 채소 가득 계란말이를 더 좋아한다. 

제육볶음은 어느 곳에서 먹더라도, 맛이 참 일정하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에 단맛이 도는 맵지 않은 제육볶음, 먹는순간 완전 익숙한 맛이다. 아는 맛은 무섭고, 익숙한 맛은 실패하지 않는다. 고로 반찬들 중에서 가장 많이 담아, 그냥도 먹고, 밥에 올려서 먹고, 양배추쌈으로도 먹었다.

 

하하~ 처음이 아니라는 증거, 공간활용을 겁나 잘했다. 나름 센스있게 정갈하고 보기 좋게 잘 담은 거 같다. 실수는 한번뿐이지, 빨간머리 앤처럼 같은 실수를 두번하지 않는다.

 

왼쪽부터 탕수육, 느타리버섯 볶음, 배추김치는 조금만, 고등어조림 2조각과 달달한 무다. 계란말이처럼 고등어조림도 2조각만 가져와야 한다.

왼쪽부터 부추전, 계란말이는 역시 2조각, 원래는 쑥갓나물이었는데 떨어져서 오이나물로, 숙주나물과 샐러드는 아주 쬐금만 가져왔다. 그리고 짜장은 비벼 먹어야 하니, 밥 옆에다 놨다. 반찬 순서에서 밥보다 짜장이 먼저 나왔는데, 바쁜 점심시간이 끝난 후라서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밥을 먼저 담은 후에 짜장을 담았다. 첫날 왔을때는 바쁜 점심시간이라 떠밀리듯 반찬을 담았는데 이번에는 여유롭게 담았다. 

 

아욱국이 나왔고, 콘옥수수가 많이 들어 있는 짜장은 내취향은 아니었지만, 고등어조림과 계란말이 그리고 오이무침과 숙주나물이 있어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식기를 챙겨 반납대에 갖다줘야 한다. 7,000원이라는 가격에 이정도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니, 잘 먹었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사진은 도촬이 아니면,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찍었다. 그리고 먹다가 부족하면 더 갖다 먹어도 되는 거 같던데, 늘 부족하지 않게 담다보니 리필은 하지 않았다.

 

2번만에 대략적으로 반찬의 구성을 파악했다. 계란말이와 배추김치, 부침개는 늘 나오는 거 같고, 튀김은 생선과 고기 중 하나씩 나오는 거 같고, 메인은 제육볶음과 고등어조림을 먹었지만 몇가지 더 있을 듯 싶다. 밥부터 먹지 않고, 언제나 전시회부터 본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와 봉은사역 방면으로 가다보면, 파파벨리피자가 나오고, 저 안으로 들어가면 가득드림이 나온다. 코엑스몰에서 또다른 먹거리를 찾을때까지, 당분간 여기서 해결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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