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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서문주막

나주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나주곰탕이다. 대표 음식이 있으니, 고민할 필요없이 바로 먹으면 된다. 하지만 연달아 먹는 건 매우 몹시 난감하다. 무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온통 나주곰탕뿐인 곳에서, 색다른 맛을 찾아 엄청난 모험(?)을 떠났다. 곰탕의 중심에서 병어회를 외치다~ 나주향교 근처에 있는 서문주막이다.

 

냇가에서 낚시하는 어린 소년들과 물놀이 나온 오리 커플
서성문과 신기한 조형물이 있는 저곳이 바로~

구나주역과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다 관람한 후, 영산포 홍어거리에 갈까? 구진포 장어거리에 갈까? 고민에 빠졌지만, 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만 생각났다. 홍어는 먹을 자신이 없고, 장어는 1인분이 안될 거 같고, 이중 베스트는 두 곳 다 걸어서 갈 수 없다는 거다. 약 10km 거리라 택시라는 간편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되는데,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다음번 나주 여행을 영산강 주변으로 코스를 짜면, 홍어에 장어 그리고 황포돛배까지 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번은 시작부터 끝까지 도보를 고집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 맘에 드는 식당 찾기에 나섰다. 금성관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아까는 왼쪽 골목으로 갔다면 이번에는 오른쪽 골목으로 가는 식으로 초행길을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장어집을 찾았고, 떡갈비집을 찾았으며, 보리굴비 백반집까지 다 찾아냈다. 그러나 브레이크 타임이거나, 1인분은 팔지 않는다고 하니, 결론은 나주곰탕뿐인가 했다. 한시간 정도는 걸었던 듯 싶다. 포기를 하려는 찰나, 어떤 광경이 스치고 지나갔다. 아까 나주향교를 가던 중 엄청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뭘 먹고 있었던 거 모습이 생각났던 것이다. 나주곰탕으로 끝내느냐? 새로운 먹거리를 발견하느냐? 500미터만 더 걸어가면 된다.

 

사문주막

간판 없는 식당인 줄 알았는데, LED 전광판 옆에 서문주막이라는 간판이 있다. 아까 왔을때, 간판이 없어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이 확실하다. 브레이크 타임도 없고, 1인분 메뉴도 있는 곳이다. 방에 테이블 그리고 야외에도 공간이 있지만, 늦은 오후였기에 주인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식당을 찾겠다고 너무 걸어서, 다리 힘이 풀렸기 때문이다.

 

뭐 먹을까 하고 메뉴판을 보던 중, 오른쪽에 있는 병어회에 시선이 제대로 꽂혔다. 원래는 나주가 아니라 목포에서 민어를 먹기로 했는데, 일정이 꼬여 나주에 왔다. 민어대신 병어라면 위안을 받을 거 같아서, 소(20,000원)를 주문했다. 그리고 매운탕 느낌으로 원래는 2인부터인데 한가한 시간에 와서 해주겠다고 했다. 늘 남도식 애호박찌개(7,000원)를 서울에서만 먹었는데, 드디어 본 고장에서 먹는다.

 

역시 남도답게 밑반찬부터 예술이다. 특히 가운에 있는 나물은 참나물인가요 했더니, 깻잎이란다. 병어회가 나오기 전에는 잎새주의 친구로 훌륭헀지만, 주인공이 등장하니 씬스틸러에서 엑스트라로 급하강했다.

 

여름 제철 생선 병어회. 제철답게 살이 통통~

병어를 수산시장에서 보긴 했지만, 먹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라고 해서 광어나 도미처럼 나오는 줄 알았는데, 밴댕이회처럼 뼈째 먹는 생선회인가 보다. 은빛 비늘에 흰살을 보야하니, 살짝 갈치회 느낌도 나는 거 같다. 비주얼에서 느껴지듯이, 비릿한 냄새는 전혀 없다. 

 

여름 제철 병어회를 먹는데, 녹색이가 빠질 수 없다. 더구나 남도에 왔으니, 남도 녹색이 잎새주다. 혼밥에 혼술이지만 거국적으로 한잔을 하고, 젓가락을 들고 서서히 다가갔다.

 

처음에는 막장만 나왔기에, 병어회는 막장으로 먹는구나 했는데 잠시후 간장이 나왔다. 먼저 간장을 더해 먹었는데, 병어회는 막장이 더 어울렸다. 이유는 보기와 다르게 기름짐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담백함으로 시작은 했는데, 뼈가 있어 오래 저작운동을 하다보면 서서히 고소함이 올라오고, 끝으로 갈수록 엄청 기름지다. 보기에는 전혀 기름이라고 없는 거 같은데, 살 자체가 다 기름인가 보다. 제철답데 기름이 좔좔~ 넘쳐 흐른다. 

 

제철 병어회는 쌈이 정답이다.

회를 먹을때 쌈은 선호하지 않는다. 회 양이 무지 많을때가 아니면, 간장만 고수하는 편인데 병어회는 쌈이다. 양파와 마늘까지 올려야, 그나마 입안 가득 흐르는 기름을 잡아낸다. 민어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정도 회복할 정도로, 놀라운 맛이다. 남기면 나만 손해임을 알기에, 잎새와 함께 열심히 달렸다. 살얼음이 낀듯 냉동느낌이 강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병어는 손질을 한후 냉동으로 보관을 한단다. 기름이 올랐지만, 고등어나 참치, 연어쪽은 아니고, 느끼하지 않은 담백한 기름맛이다. 회도 이리 좋은데, 병어찜은 어떨까? 헉~ 45,000원. 이번에는 회로 만족해야겠다.

 

진짜 남도식 애호박찌개를 만나다.

서울에서 먹었을때는 애호박도 돼지고기도 큼직했는데, 얇게 채를 썬 애호박이다. 같은 애호박찌개지만 남도식과 남도는 확실히 다르다. 

 

고기는 큼지막

돼지고기는 서울과 동일하게 큼직하다. 요렇게 보니, 애호박이 뭉개질 정도로 정말 얇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돼지고기가 덜 들어간 듯 싶다. 그때문인지 국물에 기름기가 과하지 않다. 다름을 확인했으니, 맛도 다를 거 같다. 먹기 전부터 어느정도 예상이 됐는데, 역시 국물이 달아달아~ 매우 달다. 인위적인 단맛은 절대 아니고, 국물이 애호박이고, 애호박이 국물이 된 듯, 애호박의 단맛이 국물에 완벽하게 침투했다.

 

밥에 찌개를 살짝 올려서 냠냠~

이건 무조건 비빔이다. 숟가락만 대면 가볍게 으깨지는 애호박에 찌개 국물을 더하고, 깻잎 나물을 더하니, 당분간 서울서 애호박찌개는 못먹겠다. 나주곰탕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나주여행에서 뭐가 가장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애호박찌개다. 그리고 병어회. 정말 개고생하면서 찾아다녔는데,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하더니, 정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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