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동 뫼촌
먹방 유튜브 중 믿고 보는 최자로드, 이번에 시즌 2가 나왔는데 글쎄 나의 주출몰지역인 마포구 도화동편이 나왔다. 다른 곳은 멀다는 이유로 가지 않았지만, 여기는 아니 갈 수 없다. 영상에 나온 음식을 다 먹으려고 하니, 혼밥이라 벅차다. 그래서 점심 메뉴를 공략하기로 했다. 도화동에 있는 뫼촌이다.
도화동이라고 해서 마포역 부근인 줄 알았는데, 마포역보다는 공덕역이 더 가깝다. 5호선 공덕역보다는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지나는 공덕역 10번 출구로 나오면 금방이다.
오기 전에 전화를 했다. 혹시 브레이크타임이 있나요? 없습니다. 점심메뉴는 언제까지 하나요? 저녁 장사할때는 안합니다. 혼밥은 늦은 오후이니, 한산해질 시간에 도착을 했다. 메인 메뉴는 닭볶음탕이지만, 혼자라서 자신이 없다. 그래서 닭곰탕을 골랐다. 혹시 가능하다면, 감자전도 먹을까?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예전에 가평에서 알아주던 곳이었다는데,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안다. 양반다리를 해야 앉을 수 있는 테이블 뿐이다. 메뉴도 그렇고, 브레이크타임도 없으니, 낮술하기 딱 좋은 곳이 아닐 수 없다.
메인은 닭볶음탕이다. 개인적으로 닭볶음탕을 닭도리탕으로 바꿔 부르는데, 여기는 닭볶음탕이라 불러야 한다. 왜냐하면 정말 볶음처럼 나오기 때문이다. 이상은 직접 먹은 게 아니라, 최자로드2에서 본 영상을 토대로 썼다. 반마리도 가능하지만, 혼자는 무리임을 알기에 닭곰탕을(7,000원) 주문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 감자전(10,000원)도 주문했다. 영상에 감자전이 나왔는데, 그 맛이 넘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본찬은 배추김치와 깍두기, 여기 깍두기 완전 괜찮다. 특히 국물은 닭곰탕을 더 맛깔스럽게 만드는 조연이다. 왼쪽 사진에 있는 커다른 옹기에는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들어 있고, 작은 옹기에는 왼쪽부터 다진 청양고추, 매운양념장(다대기) 그리고 소금이다. 참, 사진은 양해를 구하고 찍었다. 3개의 작은 옹기와 후추통은 닭곰탕을 먹을때 나오는 거 같다. 이유는 잠시후에...
첫 인상은 엄청 뜨겁다. 사진을 찍을때 호호 불면서 찍을 정도로 연기가 장난이 아니다. 파만 동동 떠있기에, 닭곰탕인데 닭고기는 별로 없구나 했는데, 숟가락으로 쓱 올려보니 먹기 좋게 손질된 닭고기와 함께 당면이 올라온다. 가격대비 양이나 퀄리티가 와우~ 실하다.
개인적으로 설렁탕, 곰탕, 순댓국, 돼지국밥 등 뜨거운 탕 음식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닭은 치킨과 삼계탕, 닭도리탕, 닭개장은 즐겨 먹지만, 닭곰탕은 먹은 적이 있었나? 잘 모르겠다. 국물을 먹어보니, 고기국물답게 특유의 육향이 강하게 난다. 그런데 맛이 무(無)다. 이때서야 왜 작은 옹기가 김치와 함께 나왔는지 알게 됐다. 즉, 현재 닭곰탕은 간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육향이 더 강하게 났던 거다.
후추, 청양고추, 매운양념장, 소금 중에서 후추와 청양고추만 넣었다. 어라~ 여전히 무(無) 맛이다. 청양고추와 후추는 간을 담당하는 양념이 아니니, 소금을 톡톡 넣었다. 이제야 맛이 싹~ 올라온다. 여기에 후추의 향과 청양이 더해지니 강했던 육향이 싹 사라졌다.
닭곰탕을 본격적으로 먹으려고 하는데, 감자전이 나왔다. 만원이라고 해서 가격이 꽤 있구나 했는데, 비주얼을 보자마자 오호~ 감탄사 연발이다.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바삭함이 눈으로도 보인다. 이럴때 필요한 건, ASMR인데 장비가 없다.
바삭함을 얻기 위해 기름짐을 동반했지만, 그래도 우선순위는 바삭이니 괜찮다. 후렌치 후라이를 우리식으로 재해석했다고 해야 하나? 바삭으로 들어와 감자 본연의 맛만 남기고 식도로 넘어간다. 간장이 같이 나왔지만, 어느정도 간이 되어 있으니 전만 먹어도 된다. 그래야 감자의 맛을 더 느낄 수 있으니깐. 처음에는 주문을 할까 말까 무지 망설였는데, 뫼촌에 갔다면 감자전은 무조건 필수다. 혼자여도 필수다. 다 먹지 않아도 된다. 남은 건 포장을 해달라고 하면 된다.
감자전 맛에 놀라 닭곰탕을 잊을뻔 했다. 그동안 뜨거움에서 먹기 좋게 따끈해졌다. 맑고 뽀얗게 우러난 국물에 퍽퍽하지 않은 고기 그리고 국물 맛을 해치지 않은 당면까지 참 조화롭다. 삼계탕과 비슷한 거 같은데 죽이 없어 국물이 담백, 깔끔이다. 복날에 주로 삼계탕을 먹었는데, 이제는 뫼촌에서 닭곰탕을 먹어야겠다. 만약에 그날 비가 온다면 닭칼국수다.
깍두기를 올려서 냠냠~ 감자전도 간장대신 김치를 올려서 냠냠. 지금은 호강중이다. 곰탕집에 김치는 조연이 아니라, 어찌보면 주연과 같은 동급이다. 그정도로 중요한데, 이집 깍두기가 그렇다. 아삭함과 시원함 그리고 상쾌함까지 욕심쟁이다.
담백하게 먹었으니, 마무리는 매콤이다. 매운양념장과 청양고추를 더 넣어 칼칼하게~ 하얀 국물에서 빨간 국물로의 변화, 닭곰탕의 변신은 현재진행중이다.
왜냐하면 깍두기 국물까지 넣어야 완성이기 때문이다. 하얀맛일때는 국물과 건더기 위주로 먹었다면, 빨간맛이 됐으니 이제는 밥이 나설 차례다. 처음부터 밥을 넣지 않았더니, 살짝 식었고 그래서 더 고슬고슬해졌다. 말아먹기 딱 좋은 식은 밥이 됐다.
닭곰탕이다보니 좋아하는 목살부위는 없지만 묵직한 삼계탕보다는 이게 훨씬 낫다. 가격에 양에 맛까지 돌아오는 복날 뫼촌으로 달력갸야겠다. 누구랑 함께 간다면 낮에 들어가서 밤에 나올텐데, 혼자라서 아쉽다. 그동안 최자로드를 구독하지 않고 봤는데, 구독과 좋아요 눌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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