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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화는 재미가 없다는데, 더구나 황금종려상까지 받았으니 재미만을 찾으면 안되겠구나 했다. 칸에서 상을 받았다는 기사만 보고, 영화와 관련된 것들을은 죄다 피했다. 스포는 극혐이니깐. 개봉 첫날, 첫타임은 아니고 오후쯤 영화관을 찾았다. 평일임에도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사람이 많다. 영화가 끝나고 박수 소리가 살짝 들렸지만, 엔딩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우르르 사람들이 나간다. 영화 초반에는 웃음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는 무거워졌고, 영화가 끝나자 사람들의 반응은 처음과 많이 달라보였다. 아무래도 재미만은 기대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듯 싶다. 

스포는 금지

보고 싶은 영화의 예고편은 절대 안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고편에 모든 게 다 담겨져 있으니깐. 그런데 기생충은 봐도 될 뻔했다. 영화를 보고, 리뷰를 하기 위해 예고편을 봤다.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고편에 나온 부분만 노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봤던 예고편과 달리 기생충은 영화 초반만 담고 있다. 중요 장면이 살짝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 장면만으로는 맥락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개봉 첫날 영화를 봤지만, 일주일을 기다렸다. 포털사이트에서 기생충을 검색하면 처음에는 간단 줄거리만 나왔는데, 이제는 스포인듯 스포아닌 영화의 내용이 많이 나와 있다. 이제는 스포를 해도 될 거 같다. 만약 기생충을 보려고 한다면, 여기까지만 스포없는 청정구역이다. 

 

가족애만큼은 단연 최고

비교체험 극과극

반지하와 대궐같은 집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두 가족. 극과극의 상황을 보며, 비교체험을 하는건가 했다. 기우(최우식)가 박사장 집에 처음 갔던 날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반지하에서 안터지는 와이파이를 찾아 다니고, 노상방뇨를 지켜봐야 하고, 소독차가 지나갈때 겸사겸사 반지하도 소독을 하는 장면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살던 기우가 대궐같은 집에 왔으니 눈이 돌아가는 건 당연지사다. 그런 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있는 상태이니, 기우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영화를 보면, 어느 배역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그래야 영화를 더 재미나게 볼 수 있으니깐. 기생충에서 감정이입을 한 인물은 주인공 기택(송강호)이 아니라 아들 기우였다. 두 집안을 연결시켜준 인물이기도 하고, 영화 첫장면에 기택이 아닌 기우가 먼저 나오기 때문이다. 백수 가족에게 찾아온 천금같은 기회, 서울대 문서위조학과에 재학중인 기정(박소담)의 능력으로 기우는 박사장네 큰딸 과외 선생이 된다. 

 

기우로부터 시작된 가족사기극
대궐같은 집을 강조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부자니깐 착한거지

처음부터 기획한 거 아닌 거 같은데, 한두번 해본 솜씨는 아닌 거 같다. 유난히 가족애가 넘쳤고, 좋은 기회가 눈 앞에 있는데 덥석 아니 잡을 수 없었을 거다. 한번은 우연같은 기회라 볼 수 있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단어도 아니고 계속 알을 낳는다. 기우에서 기정으로, 기택을 지나 충숙까지 출근지가 동일하다.

"연기력도 연기력인데 이댁 식구는 참 잘 속아." 아는 사람의 소개를 너무나 믿는 연교(조여정)가 없었다면, 가족사기극은 애당초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갑과 을의 관계지만, 그들은 한지붕 두가족(어릴때 한지붕 세가족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이 된다.

 

기생충에게 숙주는 꼭 필요한 존재

오래된 무말랭이 냄새

한지붕 두가족이지만, 그들은 절대 같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박사장네 아들이 먼저 발견을 하지만, 알아내기만 할뿐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 두 가족 사이의 간극을 냄새로 표현한 거 같은데, 향수나 섬유유연제를 아무리 좋은 걸 사용한다 한들 반지하 냄새는 감춰지지 않나보다. 선을 넘는 걸 싫어한다는 박사장은 스스로 선을 넘고야 만다. 아마도 기택은 그렇게 느꼈을 거다. 

 

엄청난 반전을 쥐고 있는 인물은 셋 중에 한명.

계획이 있는 아들, 계획이 없는 아버지

"아들아 아버지는 니가 자랑스럽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 계획을 하면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거든. 사람은 계획이 없어야해."

계획이 없었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런데 웃긴 건, 선택 후 기택은 계획된 삶을 산다. 그래도 설국열차보다 결말이 깔끔해서 좋았는데, 씁쓸함은 여전하다. 재미로 시작하지만, 단순히 재미만 있는 영화는 아니다. 묵직한 한방이 있는 봉준호만의 블랙코미디 영화 기생충이다. 옥자는 아직 못봤는데, 이참에 다운받아서 봐야겠다. 기생충을 간략하게 키워드로 말한다면, #냄새, #모스부호 그리고 #장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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