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I will be back"을 외치고 사라진 그,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28년이 걸릴 줄은 아니,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라도 만나게 됐으니 반갑다. 그런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도 그녀도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아니다. 참 많이도 늙으셨군요. 보는내내 안타까웠다. 누가봐도 주인공은 터미네이터 즉, 아놀드 형님이지만, 1편과 2편 그리고 이번 편까지 개인적으로 진정한 주인공은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다.

다크페이트라고 부제가 있지만 시리즈로 보면 이번 영화는 터미네이터 6편에 해당된다. 여기서 사라 코너는 1편과 2편에 나왔고, 아놀드 형님은 3,5편에 나왔다. 4편은 두 배우가 나오지 않았으니 제외. 사라 코너 위주로 따져보면 이번 영화는 3편에 해당되고, 전체적인 스토리도 2편과 연결된다. 28년만의 시리즈 탄생이란 것도, 터미네이터 2가 개봉한 1991년부터 계산을 하면 올해로 28년이 된다.

1편에서 아놀드 형님은 악역, 2편에서는 우리편으로 나온다. 그럼 다크페이트에서는 악역으로 나와야 하는데, 남의편이었다가 우리편으로 나온다. 2편에서 모든 인기를 독차지했던 배우가 있다. 존 코너 역을 연기한 애드워드 펄롱이다. 그런데 나홀로집에의 맥컬린 컬킨처럼 그도 정변이 아니라 역변의 아이콘이 되었으니, 이번 영화에서 그의 자리를 없다고 보는게 맞다. 아주 잠시 그가 등장하긴 하나, 그의 존재를 없애기 위한 등장이었을 뿐이다. 3초 컷이었을까? 회상 장면에서 CG로 역변하기 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레이스 역(맥켄지 데이비스)
Rev-9 역(가브리엘 루나)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의 시점은 2019년이다. 미래에서 나쁜 로봇과 강화시술을 받은 착한 인간이 역시나 알몸으로 하늘에서 떨어진다. 그들은 2042년 미래에서 과거로 왔다.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을 하고 엄청난 자동차 추격씬까지 2019년도 버전 터미네이터 2를 보고 있는 거 같았다. 나쁜 로봇은 더 진화되어 불사조로 등장을 하고, 착한 로봇같은 인간은 남성이 아니라 여성(그레이스)이다. 2편에서 처럼 이번에도 여자를 구하기 위해, 여자를 죽이기 위해 미래에서 온 것이다. 액션 장면은 예전에 비해 더 화려해졌지만, 줄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런데 역전의 용사인 린다 누님과 아놀드 형님은 언제 등장하지?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당신
세월은 참 야속해~

불사조 악당 로봇에게 죽을뻔한 순간, 터미네이터 킬러로 변신한 사라 코너가 등장한다.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 알고 있는 듯, 처연한 표정으로 Rev-9(가브리엘 루나)에게 무차별 총질을 가한다. 이정도로 하면 죽을만도 한데, 불사조 캐릭터라 끈적한 액체로 변한 후, 다시 합체를 하고 상처하나 없는 매끈한 형태로 돌아온다. 2편에서 봤었기에 그리 놀랍지는 않았지만, 그때보다 생명력이 더 강해진 거 같다.

1편에서 사라 코너를 지킬 호위무사이자 존 코너의 아버지가 미래에서 왔다. 2편에서는 사라 코너와 존 코너를 지키기 위해 아놀드(T-800) 형님(1편에서는 악역, 2편에서는 우리편)이 다시 미래에서 왔다. 이번 영화는 여기서 이어지는 스토리이니, 당연히 1편처럼 엄마가 될 여자를 지키기 위해 온 것이구나 했다. 그런데 전작과 다른 점은 호위무사는 왔는데, 아빠가 될 사람이 없다는 거.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아빠는 누가 되어도 중요하지 않고, 엄마만 중요하구나.

 

로봇은 나이 들지 않을텐데...

영화 초반 젊었을때 모습으로 잠깐 등장했던 아놀드 형님은 그녀들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국경을 넘으면서 생고생을 하는데도 나타나지 않는다. 늘 알아서 찾아 오더니, 이번에는 니들이 찾아서 오라고 메시지만 보냈을 뿐이다. 국경수비대 장면에서 기대를 했지만, 생뚱맞게도 텍사스의 한적한 시골 장면에서 등장을 한다. 이거 웃음코드일까? 살짝 당황했다. 왜냐하면 장면과 어울리지 않게 두둥~ 둥두둥~ 그 특유의 음악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특유의 선글라스를 쓸까 말까 할때도 또다시 음악이 나온다. 

2편에서 놀랐듯, 이번에도 사라 코너는 경기를 하듯 놀라면서 그를 죽이려고 한다. 어쩜 이리도 본듯한 장면들이 많은지, 그들의 주름진 얼굴이 아니었다면 새로 찍었는지 살짝 의심할뻔 했다. 린다 해밀턴은 1956년생,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1947년생이다. 2000년대 초반에 영화를 만들었더라면 지금보다 보는데 힘들지는 않았을 거 같다. 물론 과한 액션은 대역으로 촬영했겠지만, 로봇이라 늙었다는 티도 내지 못하는 T-800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그리고 묵직한 총을 들고 액션 연기를 하는 환갑을 넘긴 린다 누님의 모습도 매한가지였다.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는 2편과 이어진 스토리이자 1, 2편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했다. 하지만 한가지 큰 다른점이 있다. 새로운 지도자를 낳을 엄마가 아니라, 그녀 스스로가 미래였던 것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7 깨어나 포스에서 만난 해리슨 포드(한 솔로)는 무지 반가웠는데, 린다와 아놀드는 반가운만큼 안쓰러웠다. 해리슨은 영원한 안녕을 고했는데, 아놀드는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다보니 안녕은 안녕인데 또다시 등장할까봐 걱정이 된다. 2편에서 아윌비백을 외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용광로 속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기에 설마 그 대사와 행동을 또 할까 했다. 하지만 말은 몰라도, 행동은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스타워즈에도 한 솔로는 가고, 레아 공주는 남았다. 터미네이터도 로봇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암튼 T-800은 가고 사라 코너만 남았다. 마지막 대사를 보면, 속편을 예고하는 거 같은데 여기서 끝내면 좋겠다. 영화 속 미래인 2042년은 앞으로 23년 남았다. 터미네이터는 다른 영화와 달리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물론 그 안에 희망이 있기도 하지만, 23년 후 영화와 같은 현실은 보고 싶지 않다. 이 영화를 끝으로 터미네이터와 영원한 안녕을 해야겠다. 린다 해밀턴, 아놀드 슈왈제네거 "Good-Bye"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