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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일본판은 2015년, 한국판은 2018년에 개봉했다. 원작이 만화라는데, 아직 못봤다. 김태리 주연 리틀 포레스트는 영화관에서 보고, 하시모토 아이 주연의 일본판은 설 연휴에 iptv로 봤다.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으로 총2편이다.  


하시모토 아이(좌) : 김태리(우)

같은 원작, 그러나 많이 달라

원작이 같으니, 영화도 내용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일본판은 좀 더 음식에 치중을 했고, 한국판은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내려온 주인공은 일년동안 직접 농사를 짓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계절별 6~8개의 음식을 보여주면서 논농사에 밭농사까지 하나하나 모든 걸 직접 해낸다. 그와 달리 김태리의 리틀 포레스트는 농사는 그저 거들뿐, 도시를 떠나온 그녀의 고민과 집 나간 엄마와의 이야기 그리고 삼각관계같은 묘한 느낌을 풍기는 친구들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재미로 보면 한국판이 훨씬 낫다. 집에서 즉 침대에 누워 봤다는 핸디캡이 있다고 해도, 일본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다 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자장가 영화였기 때문이다. 일본 특유의 잔잔함이 있는 줄 알았지만, 어찌나 졸리던지. 수십번을 다시 돌려서 보고 또 봤다. 결국은 '내가 졌소'를 외치고, 낮잠을 잤다. 카모메 식당을 볼때도 초반에 잠이 들었는데, 이런 류의 일본 영화는 정말 자장가다.


일본판(좌) : 한국판(우)

원작이 같고, 일본 영화가 먼저 개봉을 했으니, 어느정도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 여겼는데, 부엌은 복사해서 붙이기를 한 거 같다.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편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편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솔솔

음식에 있어서도 겹치는 부분이 많다. 특히, 밤절임은 한국판만 봤을때는 무척 생소했는데, 일본판을 보고나서야 수긍이 됐다. 오코노미야끼는 양배추로 만든 음식에서 우리는 양배추 부침개로, 일본은 양배추 케익으로 다르게 나온다. 그리고 우리는 막걸리, 일본은 자막에는 식혜라고 나오는데, 검색을 해보니 일본도 아마자케(감주)가 있다고 한다. 파스타, 곶감, 수제비, 튀김 등 겹치는 음식도 있고, 배추전처럼 전혀 다른 음식도 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일본이 좀 더 디테일하고, 먹는 장면은 우리나라가 식욕을 더 당기게 만든다.


음식을 잘하는 엄마, 어깨너머로 배운 딸. 그러나 끝내 엄마의 손맛을 따라가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떡에서, 일본은 감자빵에서 자세히 나온다. 엄마가 어느날 집을 떠났다는 설정은 똑같다. 우리나라는 집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은 거 같다. 왜냐하면 결말이 완전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제대로 혼로서기 했고, 우리나라는 열린결말이지만 엄마가 집으로 다시 온 거 같았기 때문이다. 결말로만 보면,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리틀포레스트가 훨씬 좋았다. 일본판은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고, 생뚱맞게 끝났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한명, 여자친구 한명은 같다. 여자친구는 상사때문에 고민하는 것도 같고, 남자는 제대로 농사를 짓고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일본판은 이야기의 흐름이 툭툭 끊어지는 반면, 우리나라는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한 축이다. 친구와 싸우다가 음식으로 화해를 하고, 뜬끔없이 삼각관계가 등장을 한다. 일본은 주인공이 아닌 친구끼리 결혼을 하는 걸로 나오는데, 우리는 느낌적인 느낌상 주인공과 결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보여준 거 아닌데, 느낌적인 느낌상 그럴 거 같다.


봄에는 산에 핀 나물을 캐고, 논농사와 밭농사를 위한 준비를 한다. 여름에는 본격적으로 논농사에 집중을 하고, 더위와의 싸움을 치열하게 한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답게 봄, 여름내내 가꾼 다양한 작물들을 수확하고, 이를 저장하기 위해 말리거나 보관을 한다. 겨울은 눈과의 전쟁을 치루며, 봄을 위한 대비를 한다. 그동안 말리고, 보관해둔 것들로 맛난 음식을 해 먹는다. 

리틀 포레스트는 잔잔하며 따뜻하고 위로에 위안을 주는 맛있는 영화다. 음식영화로는 일본판이 좋은 거 같고, 전체적인 구성이나 스토리는 우리나라가 더 좋은 거 같다. 왜냐하면, 일본판의 결말은 정말 넘 생뚱맞다. 영화를 보는내내, 나도 그녀들처럼 살아볼까? 이런 생각을 하긴 했는데, 겁이 많아서 혼자서는 못 살 거 같다. 서울토박이에게 제대로된 시골생활은 겁나 무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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