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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우성님이 나오시는(완전 극존칭^^) 영화이니, 아니 볼 수 없다. 더킹, 강철비, 아수라 등 그동안 강한 영화만 봤던지라, 잔잔한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완득이를 만든 이완 감독, 눈길과 신과 함께 등 연기력에서 쌍엄지척을 주고싶은 김향기 그리고 갓우성님이 나오는데, iptv가 될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개봉첫날은 아니지만, 개봉 첫주에 영화관으로 향했다. 

변호사와 자폐소녀, 영화 정보는 딱 여기까지다. 느낌적인 느낌상 천만은 어려울 거 같지만, 좋은 영화로 오래오래 기억은 될 거 같다. 영화와 현실은 다르지만, 순호(정우성)처럼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진실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 증인이다.


우리 우성님 나오셨네

민변에 있다 대형 로펌(느낌적인 느낌상 김앤장?)으로 온 변호사 순호. 신념대신 속몰을 선택했지만, 그 흔한 좋은 옷에 구두, 세단은 없다. 백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더킹에서 잘나가는 검사가 돈없고 빽없는 변호사가 됐지만, 여전히 멋지기만 하다. 지금까지 이런 변호사는 없었다. 사람인가? 조각인가? 정말 잘생김 하나는 인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적당히 때가 묻어야해." 로펌대표는 그를 로펌의 대표인물로 키우려고 했던 거 같다. 민변 출신이라는 점이 의뢰인에게 감성적으로 먹힐 수 있을테고, 로펌 이미지도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을테니깐. 그러기위해서 국선변호를 맡기게 되는데, 여기서 지우(김향기)를 만나게 된다. 선호는 살인자로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변호하게 되고, 지우는 유일한 목격자로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증언을 한다. 대부분의 증거는 다 자살이라고 하지만, 신빙성이 있는 지우의 증언땜에 검사는 살인으로, 변호사는 자살로 싸우게 된다.

천성은 바뀌지 않는 것일까? 민변에서 대형 로펌으로 이직을 했으면, 변절자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왕 그렇게 됐으니 명품 옷에 좋은 차를 타고 다녀도 될텐데, 여전히 버스를 타고 걸어다닌다. 이는 어쩔 수 없이 속물이 됐지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순호의 아버지와 애인인듯 친구인듯 동료가 나오는데, 그들은 순호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인물로 비춰진다. 


연기의 신 김향기

증인과 1989년에 개봉한 레인맨에는 연결고리가 있다. 자폐이지만 숫자에 대한 천재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더스틴 호프먼, 김향기 역시 천재적인 기질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나온다. 자폐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두 영화는 결이 전혀 다르다. 레인맨은 형을 등쳐먹으려는 동생이 결국 형을 형으로 인정한다면, 증인은 순호가 지우를 제대로 완벽하게 등쳐먹는다. 

청룡이 됐듯, 백상이 됐듯, 대종상까지 포함해서 여우주연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 어쩜 연기를 이리도 잘하는지, 정우성님에게 빠져있던 시선이 자꾸만 김향기에게 옮겨졌고, 마지막 장면 역시 그녀에게 돌아갔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 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시선처리나 손짓 그리고 목소리까지 레인맨에서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를 보고 놀랐는데, 그때보다 몇 배 더 놀랐다.


자살로 만들고자 하는 변호사와 진실만을 말하는 자폐소녀.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순호의 고군분투는 시작됐다. 시작부터 쉬운 싸움(?)이 아니기에,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간다. 오후 5시 퍼즐시간, 둘이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둘은 같은 방향을 볼 수는 있지만, 같은 길을 갈 수는 없다. 증인의 증언이 잘못됨을 밝혀야 하는 변호사이기에, 지우를 법정에 세우고 증언을 하게 만든다. 


선택의 기로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었다면, 순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진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다 잃게 될 수 있다. 그저 잠시 눈을 감으면 되고, 성공하려면 적당히 때도 묻어야 하니, 그저 때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외제차를 몰고, 명품 옷을 입고, 돈도 많이 벌게 된다. 드라마 조들호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나왔다. "형은 건너 오지 못한 강을 건넜지만, 난 아직이야." 이렇게 말한 인물은 다음날 시체로 발견됐다. 영화는 그나마 믿어주는 아버지에 싱글맘 여자친구가 있지만, 드라마는 너무 많이 갔다. 뭐, 어차피 둘다 현실은 아니다.

따뜻한 영화답게 새드엔딩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가 현실이라면, 순호는 정말 어떤 선택을 했을지가 궁금하다. 하긴 영화와 같은 선택을 했어도, 그에게는 정치인이라는 새로운 문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 대형 로펌이 그를 선택했던 이유처럼, 정치권에서도 러브콜을 보낼 거 같기 때문이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 박수를 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다. "우리 밥 먹으면서 한잔 할까?" 요부분만 녹음해서 무한 반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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