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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숲길 화랑대 역사관

계절마다 찾고 있는 항동철길, 지금까지 여기만한 곳은 없다고 생각해왔다. 짧은 구간이 살짝 아쉽지만, 철길 옆으로 수목원이 있어 힐링이 필요할때 찾아가는 곳이다. 그런데 더 좋은 기찻길이 나타났다. 철길 옆으로 푸르름이 가득하며, 도심 속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멀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춘선 숲길의 4계절을 담고 싶다.

 

춘천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 춘천가는 기차에 나오는 기차는 경춘선을 달려 춘천까지 갔을 거다. 2010년 12월 마지막 열차를 운행하고 폐선부지가 된 그곳이 2019년 5월 7년 만에 경춘선 숲길로 다시 태어났다. 기차 대신 사람이 다니는 숲길로 재생됐다. 경춘철교 부근이 시작점인 거 같은데, 사정상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부근에서 출발해 화랑대 역사관(구 화랑대역)까지 갔다. 총 구간 6km라고 하던데, 느낌으로 무지 많이 걸은 거 같지만 길이를 따져보니 1km쯤 걸었다. 

 

경춘선은 망우역에서 출발해, 경기도 동북부 일대를 경유해 강원도 춘천까지 가는 간선 철도 노선이다. 마지막 열차 운행 이후, 이곳은 쓰레기 투기, 무허가 건물 난립 등으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폐선 부지를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으로 통해 숲길로 만든 것이다. 경춘 철교를 시작으로 구리시 부근까지가 총 구간으로 약 두시간 정도 걸린다. 이번에는 약식이지만, 담에는 전 구간을 걸어봐야겠다.

철길 옆으로 노란 꽃이 예쁘게 활짝 / 태앙을 피하기 위해 양산은 필수

주말내내 비가 오고 날이 서늘하더니, 이렇게나 멋진 푸른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나보다. 기찻길 옆으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잘 자란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여기에 완벽한 하늘까지 정말정말정말 오기 잘했다.

 

정확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지만, 선로 사이에 나무가 있고, 시멘트가 있기도 하다. 둘의 차이는 시간이다. 즉, 경춘선은 1936년 만철북조선철도회사가 청량리-춘천 간을 부설했다고 한다. 그때는 나무였을 듯. 그리고 시간이 흘러 보수공사를 하면서 나무대신 시멘트로 바꿨을 것이다.

 

철길로만 걸으면 돌맹이가 많아 불편할 수 있는데, 옆에으로 보도블럭이 있어 철길로도 걷고, 편한 길로도 걷고, 맘대로 하면 된다.

햇살은 강했지만,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로 인해 시원
기찻길 옆으로 차가 쌩쌩~

화랑대역에서 출발해 현위치까지 철길을 따라 숲길을 걸어왔다. 좀만 더 가면,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인 구 화랑대역이 나온다. 경춘선 숲길 공사에 따라 화랑대역도 새단장을 했을 거 같다. 바뀌기 전에 왔어야 했는데, 이제야 왔다. 그리고 안내도에도 나와 있지만, 육군사관학교가 여기에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 자체가 난생처음이다. 

 

기찻길에서 찻길이 됐지만, 흔적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조형물은 육군사관학교 정문에 있는 말탄 화랑이다. 그 뒤로 보이는 골프장, 왜 하필 저런 곳에 별들이 다니는 곳이려나? 그나저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길을 건너면 지금까지와 다른 철길 풍경이 펼쳐진다. 

 

지금까지 살짝 단조로운 철길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풍성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구간이다. 전 구간을 걷지 않았지만, 느낌적인 느낌상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낡음의 미학
협궤열차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열차가 있다. 창문을 통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는데, 안락함이라고는 1도 없는 겁나 불편한 나무의자가 있다. 궤도 간격이 762mm로 일반 열차의 표준궤간(1,432mm / 선로와 선로사이 거리)보다 좁은 협궤철도에서 사용됐던 열차다. 증기기관차와 객차 2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1951년 일본에서 제작하고 철도청 부산 철도차량 공작창에서 조립해, 51년부터 73년까지 수인선(수원~남인천)과 수려선(수원~여주)구간에서 운행했다고 한다.

 

아까와 달리 철로가 더 있다는 건, 화랑대역에 거의 다 왔다는 의미다. 서로 다른 길을 걷다가,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만나기도 하고, 철길이 마치 우리내 인생같다. 

 

오늘은 하늘이 열일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화랑대역은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으로 건립 당시의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어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크다. 원래는 경춘선의 태릉역이었는데, 이곳으로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하면서 화랑대역으로 바꿨다고 한다.

 

영화에서나 본듯한 열차가 있다. 1960년까지 한국에서 운행되었던 것과 유사한 노면전차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운행되었던 전차라고 한다. 

 

구 화랑대역, 현 화랑대역사관이다. 이곳은 'ㅡ'자 모양 공간으로 대합실, 역무실, 숙질실 등 세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역무실의 안쪽에는 열차의 운행을 지켜볼 수 있는 감시실이 돌출되어 있고, 대합실에는 문들이 안방에 매달려 있는 미닫이문이 정면과 배면에 설치되어 있다. 경성제국 이공학부와 서울여자대학교가 인근에 세워지면서 학생들의 통학역으로, 1970~80년대 춘천가는 기차가 정차하던 역이었다.

대합실은 경춘선의 역사를 
역무실은 마지막 역장의 기증품과 철도 승차권 
숙직실

숙직실은 70~80년대 객실로 기타와 라디오, 삶은 계란과 사이다 등 추억의 공간으로 꾸며져있다. 그나저나 객실 의자가 지금과 달리 무지 좁아보인다. 

 

다시 또 대합실이다. 한켠에 긴 의자가 있는데, 대기 공간 벽면에 설치된 나무로 만들었으며, 역사 건립 초기에 설치해 지금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한다. 의자에 앉아야 보였던 천장, 달라지기 전에는 어떠했는지 더 궁금하다. 몇 년 전에 왔어야 했는데, 후회막급이다.

 

다시 철길로 나왔다. 경춘선은 사설철도라고 한다. 조선총독부가 강원도청을 철도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철원으로 이전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춘천의 부자들이 사재를 털어 서울에서 춘천까지 연결하는 철도를 만든 것이다. 화랑대역은 성동역에서 춘천역까지 연결되었던 경춘선 소선 중에서 서울에 위치한 마지막 간이역이다.

 

철길따라 걷다보니, 육군사관학교 제2정문부근 도착. 

왼쪽 사진 속 철길로 들어가면 구리시 부근까지 갈 수 있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왜냐하면 일행(한국철도시설공단 기자단과 함께 옴)이 있어 단독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육군사관학교 제1정문. 화랑대역에 바로 옆에 있어서 찰칵.

지금은 굳게 닫혀있지만, 예전에는 저 문을 열고 대합실로 들어갔을 것이다. 

매번 생각을 하지만, 늘 놓쳤던 기차역 스탬프 찍기. 이번에는 대성공이다. 원래는 느린 우체통이라고, 화랑대역사관에서 1년 뒤 나에게 보내는 엽서쓰기가 있다.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기념품으로 챙겨왔다. 화랑대역사관은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0원이다.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경춘선 숲길 6km 전구간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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