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동 소문난 쭈꾸미
용두동 주꾸미 골목은 알고 있었는데, 성내동은 몰랐다. 강풀만화거리에서 스브스 골목식당에 나왔던 파스타, 짬뽕 집을 봤지만 아니 갔다. 성내전통시장에도 먹거리가 있지만, 아니 먹었다. 왜냐하면 주꾸미를 먹기 위해서다. 전문 골목이니 맛은 기본 이상일 텐데, 문제는 혼밥이 가능할까? 혼밥이 가능한 곳을 찾아 성내동 주꾸미 골목으로~
강풀만화거리에서 벽화 구경을 하고 나니, 배가 고프다. 처음부터 주꾸미 골목으로 찜을 했기에, 방송에 나온 곳은 가볍게 무시했다. 좁다란 골목 양 옆으로 온통 주꾸미뿐이다. 아하~ 여기로구나.
원래는 독도주꾸미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우려했던대로 1인분은 안된단다. 밖으로 나가기 전, 조심스럽게 주인장에서 물어봤다. "혹시 1인분이 가능한 곳이 있을까요?" 그냥 물어본 건데, "소문난 쭈꾸미 집은 1인분을 하는 거 같던데"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독도는 담에 둘이서 가기로 하고, 혼밥이니 소문난쭈꾸미로 향했다.
늦은 오후가 혹시 브레이크 타임이 아닐까 했는데, 영업을 한단다. 그리고 1인분도 가능한단다. 아싸~ 사진으로는 작은 곳처럼 보이지만, 2층도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공간이 나온다. 즉, 엄청 넓은 곳인데, 늦은 오후라서 혼자였다.
확실히 1인분이라 양이 적다. 하지만 이따가 볶음밥을 먹어야 하니, 밥이 들어갈 자리를 남겨둬야 한다. 주문을 할 때, 삼겹살을 덜 달라고 하고, 대신 주꾸미를 더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비계를 못 먹으니깐.
이날을 끝으로 지금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금주중이다. 늘 처음이를 마셨지만, 이번만은 예외다. 레트로가 유행이라더니, 두꺼비가 나왔다. 혹시 도수가 높을까 했는데, 다행히 16.9도다. 레트로답게 병뚜껑을 돌려서 열지 말고 오프너를 사용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반찬부터 나와야 하는데, 메인이 먼저 나왔다. 그나저나 반찬이 많다. 쌈무, 생김, 양파절임, 날치알, 깻잎 그리고 마요네즈가 나왔다. 다 쌈을 위한 건데, 아무래도 빅쌈을 만들어 먹어야 할 거 같다.
매운맛 조절이 가능한데, 너무 안 매운 거 같아 양념을 추가했다. 그런데 심각하게 매울 거 같아, 조금 덜어냈다. 이 모든 건, 직접 한 건 아니고 직원분이 다 알아서 해줬다.
계란찜과 직접 만든 누룽지로 끓인 숭늉은 기본으로 나온다. 떡사리 추가를 안 했는데, 떡이 나와서 기본으로 나오는 줄 알았다. 그래서 치즈는 언제 추가하냐고 물어보니, 주문이 잘 못 들어간 거다. 괜찮다고 했는데, 혼자 왔고 사진을 마구마구 찍고 있어서 그런지 치즈를 서비스로 줬다. 그리고 콘치즈를 만들어 준단다. 혹시나 서비스라고 물어보니, 기본으로 나오는 거라고 한다. 주꾸미 골목이니 다른 곳도 이와 비슷할 텐데, 이렇게나 많이 나오니 2인분부터 기본으로 하는 건가 싶다. 소문난 쭈꾸미는 1인분이 되는 곳이어서, 정말정말 맘에 든다.
깻잎과 생김 그리고 쌈무로 기본 작업을 마치고, 주꾸미와 삼겹살을 올린다. 그런 후, 양파절임과 날치알, 마요네즈로 마무리. 조화롭기도 하고, 각각의 맛이 다 느껴진다. 톡톡 튀는 날치알에 아삭아삭 양파절임 식감에 매콤한 주꾸미와 삼겹살이 만나니 혼술을 아니할 수 없게 만든다. 와우~ 2인분만 된다고 했어도 먹었을 것이다. 완전 내 취향이다.
매운맛 잡는데 마요네즈가 좋지만,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계란찜을, 콘치즈를 올렸다. 쌈으로 먹으니 매운맛이 많이 약해졌다. 아까 양념을 덜어내지 말걸, 살짝 후회가 됐다.
냄비 뚜껑을 덮고 치즈가 익어가는 동안, 볶음밥은 탄듯 안탄듯 바삭하고 고소해졌다.
쭉쭉쭉~ 늘어나는 치즈와 고소하고 바삭한 볶음밥. 안 먹었더라면 엄청 후회했을 거다. 먹기 전부터 포만감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1시간이 넘도록 천천히 천천히 먹으니 또 들어간다. 성내동이 멀지 않았다면, 벌써 재방문을 했을 거다. 1인분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에, 푸짐한 인심은 덤이다. 강풀만화거리에 있는 승룡이네서 실컷 만화책을 보고, 늦은 오후 소문난 쭈꾸미에서 혼밥하러 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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