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을지로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해서, 조사를 좀 해봤다. 혼술러답게 혼술하기 좋은 곳으로, 다음창에서 '을지로 혼술'로 검색을 하니, 여기가 바로 나온다. 무작위로 골라 읽어보니, 내돈 내고 진짜 먹은 거 같은 후기뿐이다. 그렇다면 옳다구나 했다. 마음의 양식부터 먹어야 하니 잠시 서점에 들린 후, 을지로3가까지 걸어서 밥 먹는 술집 광장에 도착을 했다.
가게명은 광장, 위치는 대략 을지로3가역 부근, 이렇게만 알고 갔다. 알라딘중고서점에서 '을지로 광장'으로 검색을 하니, 온통 진짜 광장만 나온다. 다음 지도의 도움은 버리고, 나의 미친(?) 촉만을 믿고 을지로3가로 걸어갔다. 그동안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를 여러번 봤던지라, 대략적인 위치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완벽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순간 온 신경이 어느 한 곳으로 쏠렸다. 혹시 저기? 옆에 커다란 간판이 있지만, 광장이란 두 글자가 딱 보인다.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밥 먹는 술집 광장이다. 아니깐 찾아왔지만, 몰랐다면 백퍼 지나쳤을 것이다.
바테이블이 창가에, 이거 참 놀랍다. 창가석은 프리미엄 구간이라고 볼 수 있어, 4인 테이블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혼술러를 위한 공간으로 되어 있다. 찾아보면 좋은 혼술집이 많은데, 그동안 너무 가던 곳만 갔나보다. 옆으로 작은 갤러리같은 공간이 있고, 그리고 주방이 있다. 참, 화장실은 안전하게 실내에 있다. 주인장이 있는 주방공간에도 바테이블이 있지만, 자리가 없을때라면 모를까 스스로 앉지는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창가석이 앉아야 하니깐.
분위기 인정, 그럼 가격은 인정을 아니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없는 가격대다. 아쉬움이라면, 처음이가 없다는 거. 그런데 괜찮다. 요즘 녹색이에서 보리음료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녹색이를 마시면 머리가 마이 아파. 밥집같은 술집인데, 여기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선불제와 물 포함 모든게 다 셀프다. 즉, 원하는 자리를 가서 앉는다. 그런 후 원하는 안주와 술을 선택해, 주인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 주문과 동시에 계산을 하고 자리에 가서 앉는다. 잠시 후, 앉아 있는 자리에 빨간 불(자세한 설명은 없다. 이건 직접 겪어봐야 된다. 이집의 웃음 포인트이기 때문이다.)이 나타나면 주인장에게 가 음식이 놓여있는 쟁반을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면 된다.
주문할때 보니, 과자가 있다. 기본찬인 듯 싶어, 몇개 챙겨왔다. 뷔페처럼 포장은 안되지만, 리필은 가능하다.
몰랐는데, 광장 건너편에 군만두가 유명한 오구반점이 있고,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굴짬뽕으로 유명한 안동장도 있다. 아무래도 올 겨울 을지로에 자주 갈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안동장에서 굴짬뽕만 먹고, 광장에서 맥주로 입가심, 그림이 그려진다.
오늘이 메뉴인 명란파스타(11,200)과 생맥주
파스타 면의 바짓가랑이를 딱 붙잡고 있는 명란과 마요네즈로 인해 살짝 크림 느낌이 더해진 부드러운 버섯 그리고 흩날리는 가쓰오부시까지 밥보다는 안주답다. 여기에 콩줄기와 짜사이까지 보리음료를 부르는 한상이다.
잔은 레드락, 맥주는 오비
짭조름하니 보리음료를 부르고, 보리음료를 마시니 짠맛이 당긴다. 왔다, 갔다 다시 왔다 갔다, 혼자서 무한 반복중이다.
이집의 시그니처인 치킨남방을 먹었어야 하는데, 파스타를 먼저 먹은 바람에 아무래도 곧 다시 가야겠다. 그 전에 그나마 덜 부담스러운 양배추스테이크(6,900원)을 주문했다. 역시 보리음료도 함께다.
삶은 양배추를 그릴에 구운 거 같은데, 부드러운 육질(?)에 달달함을 품고 있는 육즙(?)까지 은.근. 괜찮다.
설마 가니쉬가 고기? 아니다. 비주얼은 고기스럽지만, 씹어보면 알게 된다. 버섯이라는 것을. 발사믹 소스를 사용한 거 같은데. 새콤함이 엄청 강하다. 살짝 무(無) 맛일 수 있는 양배추와 함께 먹으니 꽤 조화롭다.
어느새 을지로에도 어둠이 찾아왔다. 그나저나 혼술이 대세이긴 하나보다. 어느새 창가석은 빈자리가 없을정도로 꽉 찼는데, 모두다 혼술러들이다. 이번에 배가 불러서 놓친, 치킨남방 먹으러 곧 갈 생각이다. 을지로에 좋은 곳이 많이 생겼다고 하던데, 겸사겸사 을지로 골목나들이도 같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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