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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국수 공장이 있고, 가까운 곳에 그 좋은 국수로 맛깔난 잔치국수를 만들어 주는 국수집이 있다. 소박한 한그릇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각각의 재료들은 절대로 소박하지 않다. 느림의 미학으로 탄생한 국수에, 깔끔하고 담백한 육수를 책임지기 위해 어부의 손에서 탄생한 멸치 그리고 땅의 기운을 받고 자란 부추, 파까지 과분할 정도로 고마운 한그릇이다. 



엎어지면 코 닿을 데는 바로 여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제일국수공장에서 나와 직진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곳을 몰라도 된다. 국수공장 어르신에게 여기 국수만으로 국수를 파는 집이 있다는데 아세요라고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늘 가는 코스인 듯, 친절하게 알려준다. 혹시나해서 국수집에 도착해 물어봤다. 여기가 무릎이 닿기도 전에.... 이건 아니고, "여기가 제일국수공장 국수를 사용하는 국수집이 맞나요?" 당연한 걸 왜 물어볼까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주인장, '그냥 심심해서 한번 물어봤어요.'



주말에는 줄서서 먹는 집이라고 하던데, 이래서 여행은 평일에 떠나야 하나보다. 국수공장도 국수집도 기다림은 없다. 오후 2시가 지나 한산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쓱하고 들어와 쏙하고 앉았다.



이때만 해도 천원의 차이를 몰랐다. 국수는 애피타이저, 과메기가 메인이라 소(3,000원)를 주문했는데, 계산을 하고 나갈때 엄청 후회했다. 애피타이저로 대도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두둥~ 잔치국수 소 그리고 반찬은 깍두기. 예전에 잔치국수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인 줄 알았다. 그냥 멀건 국물에 국수만 삶아서 넣으면 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그 멀건 국물을 만들기 위해 질좋은 멸치를 구하고, 내장을 제거하고 비린내 나기 전까지 끓이고 등등 육수 하나만으로도 여러번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한참 후에야 알았다. 그래서 비주얼은 소박하지만, 맛은 절대 소박하지 않음을 안다. 



깍두기는 그저 건들뿐이라고 하고 싶은데, 굳이 없어도 될 정도로 국수만으로도 충분하다. 



고명은 부추와 깨 그리고 양념장. 군더더기 없이 정갈하다. 



소면보다는 굵은 거 같고, 중면보다는 얇은 거 같고, 그 중간쯤 되는 거 같다. 아까 봤던 해풍국수가 이렇게 잔치국수로 다시 태어났다. 



면을 강조해서, 한번 더 찰칵.


앗~ 뜨거워보다는 받자마자 바로 후루룩할 수 있는 적당한 온도다. 적당히 집어 올려 바로 입으로 직행하면 된다. 해풍으로 말려서 어쩌고 저쩌고 좋다고 하던데 솔직히 잘 모르겠고, 굵기가 어느정도 있는데도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다. 굳이 저작운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정도로, 후루룩 후루룩 넘어간다. 육수는 '나 멸치오'라고 강조하는 진한 맛은 아니지만, 마지막에 멸치로 만든 육수임을 알리고 사라진다. 



간은 슴슴하니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지만, 변화를 주기위해 테이블에 있던 양념장을 더 넣었다. 매콤일 줄 알았는데, 적게 넣었는지 간만 살짝 강해졌다. 기본적으로 짜게 먹는다면 모를까? 굳이 간을 추가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국수가 나왔고, 국수를 먹었다. 사진 찍은 시간까지 포함해 정확히 10분 만에 다 먹었다. 빨리 먹는 사람이 아닌데, 배가 고프긴 했어도 이렇게 빨리 먹을 줄 몰랐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에, 목넘김이 좋은 매끈한 국수여서 빨리 먹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여기는 카드가 되는 거 같던데, 삼천원이라서 현금으로 계산했다. 어라~ 보통과 곱빼기의 차이가 엄청나다. 솔직히 애피타이저이긴 했어도, 부족함이 느껴졌는데 곱빼기를 보니 이거였구나 싶다. 입이 짧거나 소식을 해야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곱빼기가 기본이다.



애피타이저는 여기까지, 이제는 메인인 과메기를 만나러 가야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구룡포시장을 돌아다닐때 다른 해산물은 엄청 많이 봤는데, 구룡포를 대표하는 먹거리인 과메기는 본 적이 없다. 왜 그럴까? 할매국수와 달리, 과메기집은 따로 검색하지 않고 시장에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못찾았다. 이때만 해도 몰랐다. 추석무렵에 햅쌀과 햇과일은 나오지만, 과메기는 추워져야 나온다는 걸.


스스로 찾지 못했으니,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한다. 국수집 주인장 왈, "아직 과메기 시즌이 아닌데, 꼭 과메기를 먹어야 해." 그렇지 않다고 하니, "그럼 여기 오징어 물회 잘하는 데가 있는데 글루 가봐." 아니, 강원도에서 시가라서 먹지 못했던 오징어 물회를 포항에서 먹을 수 있다니, 의식의 흐름대로 과메기를 버리고 오징어 물회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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