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은 양이 살짝 부족하고, 돈까스는 넉넉하니 푸짐하다. 둘 다 같은 가격이라면, 무조건 돈까스다. 왜냐하면 부족함 보다는 넉넉함이 좋으니깐. 서울파이낸스센터 지하에 있는 이스트빌리지다.
일부러 찾아서 가지 않는 곳이라, 선배의 부름을 받고 갔다. 다른 일로 몇 번 갔던 곳이긴 한데, 서울파이낸스빌딩 지하 아케이드는 첨이다. 건물에 있는 사람만으로도 장사가 될 거 같은 곳인지, 아케이드가 백화점 푸드코트보다 훨씬 좋다. 유명 체인점들이 대부분이지만, 모르는데 갈 바에는 여기 가는게 나을 듯 싶다. 보리밥을 좋아하는 선배가 고른 곳, 얻어먹는 입장이니 군소리 없이 따라갔다.
물 하나에서도 신경쓴 곳임이 느껴진다. 구수한 차 한잔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모든 그릇이 다 사기그릇이라서 좋았다. 무게가 꽤 나가서 직원분 팔뚝에 알통이 팍팍 잡히겠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플라스틱 그릇이 아니라서 좋다. 단, 운반과 세척과정에서 어쩔 수 없을거 같은데, 이 빠진 그릇이 보여서 살짝 아쉬웠다.
전 종류가 꽤 있는 걸로 봐서는 점심보다는 저녁이 메인이지 않을까 싶다. "난 보리밥 정식, 넌 뭐 먹을래?" "같은 가격이니, 옛날돈까스(12,000원) 먹겠숨다."
기본찬으로 열무김치와 시골된장찌개나 나온다. 아삭한 열무김치는 좋았는데, 찌개는 좀 많이 짜다.
커다른 찬합이 들어오고 쌈채소와 우럭강된장이 함께 나왔다. 참, 강된장 옆에 살짝 보이는 무침은 도라지인 줄 알았는데 더덕이란다.
강된장답게 짠맛이 가득. 고로 조금씩 먹어야 한다.
이층으로 되어 있는 찬합을 열어보니, 첫번째에는 6가지 나물이 그리고 두번째에는 보리밥이 담겨있다. 나물, 버섯, 무생채, 호박, 말린묵, 무 나물로 되어 있는데 간이 약하다. 강된장 넣고 비벼야 하니, 그런 듯 싶다. 그나저나 보리밥 양이 넘 적다. 그릇이 커서 그런지 몰라도, 나물에 비해 밥양이 영 거시기(?)하다. 아무래도 밥보다 나물을 더 많이 먹으라는 뜻인가 보다.
돈까스는 아직 나오기 전이니, 보리밥을 조금 덜었다. 나름 플레이팅에 신경써서 담았는데, 버섯과 무 그리고 호박의 비중이 높다. 그에 비해 묵은 있는듯 없는듯 조금만 담았다. 좋아하는 반찬은 많이, 싫어하는 반찬은 당연히 조금. 여기에 강된장을 넣고 잘 비비면 되는데, 그냥 비볐다.
왜냐하면 쌈장처럼 강된장을 올려서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넘 많이 담았다 싶었는데, 역시나 한입에 들어가지 않는다. 사진부터 찍고, 반 정도 덜어서 먹었다.
아까와 똑같지만, 이번에는 아삭한 열무김치를 올렸다. 솔직히 보리밥에 열무김치 그리고 고추장과 참기름만 있어도 충분한데, 이스트빌리지 보리밥은 넘 고급지다.
옆테이블을 슬쩍 보고 주문하기 잘했다 싶다. 보리밥에 비해, 양이 왕이다. 완전 푸짐이며, 함께 나온 반찬은 꽈리고추에 연근튀김 그리고 곤약샐러드로 오호~ 색다르다. 소스에 콩이 있기에 된장이 들어갔는지 물어봐야지 했는데 까묵었다. 피클은 아삭함인데 뜨거운 소스로 인해 물렁해졌다.
옛날돈까스라고 해서 고기가 얇은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두툼하다. 옛날이라고 하지만, 튀김 상태나 고기 두께에서 일본식 돈까스처럼 느껴진다. 즉, 장점만 모아서 만든 돈까스인 듯하다. 소스는 강하지 않고, 바삭함은 오래 유지되니, 개인적으로 보리밥보다는 돈까스가 더 좋았다.
꽈리고추와 돈까스와 조화, 은근 괜찮다. 튀김이니 먹다가 느끼함이 올 수 있는데, 이때 꽈리고추가 막아주고, 여기에 열무김치까지 배가 불러도 마지막 한 점까지 다 먹게 만든다. 둘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양 하나는 으뜸이다. 솔직히 보리밥이 더 끌렸지만, 돈까스를 주문하기 참 잘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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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된장쌈밥이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한쌈 싸서 먹고 싶어집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되세요.. ^^
먹음직스럽습니다
보리밥도,돈까스도
깔끔하네요^^
돈까스. 일본보다는 얇은거 같아요.
그래도 의외로 두툼하다고 하시니 사진으로 보기보다는 두툼한가봐요?
가끔은 한국의 돈까스가 땡길때가 있습니다.
음식이 되게 깔끔하고 정갈하게 나오네요!
돈까스는 참 고추와 잘 어울리는 음식인것 같아요 ㅎ
으앙 돈가스 맛있겠어요 먹고 싶어요 ㅜㅜ
같은 값이면 넉넉하고 푸짐하게 담앚아주는 음식에 먼저 점수를 주신다는 말에 공감대가 형성되네요~
서울시청 뒤편으로는 그늘이 짙어서 자주 발걸음을 안 하는데,아주 좋은 식단을 발견하신 모양입니다.
배가 출출한데~~~
먹고 싶네요.
그나저나 저녁밥 돈까스로 해결해야 겠어요.^^
종로에 출사갈때마다 밥뭐먹지 고민했는데 함 가봐야겠네요ㅋ 가격은 적잖은 금액이네요ㅜㅋ
보리밥도 왕돈가스도 좋네요.
저도 왕돈가스 시켜먹고 싶네요.
꽁보리밥과 나물 매우 맛있게 보입니다.
저는 돈까스보다 보리밥이 더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 ㅎㅎ
보리밥이 예쁘게 나오는게 보기 좋네요 .. ^^
아니 파이낸스 센터에 이런 맛집이ㅋㅋㅋ 놀라는 중입니다.
저는 강된장이 더 먹고 싶네요 +_+ 돈까스 소스가 절 유혹하지만... 강된장 먹은지 오래되어서요.
맛있겠어요!!!!
우와아아아아 대박! 짱짱 플레이팅도 매력적이규, 돈까스도 넘 바삭하니 맛있을 것 같아여!!!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저는 일본식돈가스의 냉장 등심.안심 성형(포션육) 및
냉장 돈육만을 사용한 한 번 얼린 수제돈까스를 전문으로 제조 전국으로 유통하는
(주)이삭푸드를 운영하는 관계로 돈가스 관련 글들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