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개봉작, 알파치노 주연의 여인의 향기. 3번 정도 본거 같은데, 기억나는 장면은 탱고밖에 없다. 눈 먼 퇴역 장교가 식당에서 처음 만난 여인과 함께 추는 탱고. 이건 현실이 아니고 영화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꼭 하고 싶었다. 나도 언젠가는 알파치노같은 멋진 남자와 함께 완벽한 탱고를 추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래서 탱고 학원에 등록을 했었다. 알파치노를 찾기 위함을 숨기고, 건강을 다이어트를 한다는 핑계로 3개월 정도 배웠다. 아직 영화 속 여인이 아닌지라, 알파치노를 찾기 보다는 그녀처럼 탱고를 잘 추는거에 중점을 뒀다. 그렇게 한달, 두달이 지나고 어느정도 배운 뒤, 알파치노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런데... 없다. 하긴 나도 영화 속 그녀가 아니면서, 알파치노를 찾다니 너무 하다는 생각, 솔직히 했다. 그래도 혹시나 진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수업 시간을 변경하면서까지 찾아봤지만, 없다.
그래서 그만뒀다. 표면적으로는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를 댔지만, 영화와 현실이 다름을 또 한번 뼈저리게 느끼면서 그만뒀다. 그리고 다시는 안해. 그렇게 다짐했었다. 그런데 탱고를 배우기 위해 구입한 전용 구두가 계속 신어 달라고 애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다시 한번 알파치노를 찾아 볼까 하고 다른 학원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역시나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 몇 년 동안 고인 모셔둔 구두는 아직 영화와 현실이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 친구에게 선물했다. 크게 인심 쓰는 척하면서 말이다.
최근에 여인의 향기를 다시 보게 됐다. 영화와 현실이 다름을 아는데, 다시한번 또 꿈을 꾸고 싶다. 다시 탱고를 배워볼까?!?!
다시 봐도 참 멋있는 장면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고 싶은 그런 장면일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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