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옷으로 갈아입은 '자수, 염원을 그리다' 서울공예박물관 상설전시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 3동 2층에 있는 자수 상설전시관이 리뉴얼했다. 기획전을 보러 갔다가, 새 단장을 했다는데 아니 볼 수 없다. '자수, 염원을 그리다'는 사람의 일생을 꿈에 비유해 탄생부터 성장, 혼인과 관직, 장수와 내세에 이르는 전 생애의 염원을 자수라는 매체로 풀어냈다.

자수 상설전은 사진 속 오른편 건물 전시3동 2층에 있다. 3층에는 보자기 상설전시관이, 4층은 보이는 수장고가 있다. 기획전시는 주로 왼편 건물에서 열린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4분
화~일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자수, 염원을 그리다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혼인하는 이들의 행복과 다산을 축원하는 마음, 입신해 나라에 충성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 부모의 안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 내세에 복과 환생을 바라는 마음 등 삶의 모든 순간을 정성스럽게 살아낸 사람들의 마음을 한 땀 한 땀 자수로 수를 놓았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건강과 행복을, 죽음 이후에는 좋은 곳으로 귀의나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바늘 끝에 실어 천 위에 새겼다. 직물을 꾸미기 위해 시작된 자수는 이러한 바람의 마음이 모여, 장식을 넘어 염원의 상징이자 기록이 되었다.
금지옥엽(金枝玉葉), 티없이 무럭무럭 자라라

영유아 사망이 잦던 시대, 무탈한 성장은 무엇보다 간절한 소망이었다. 부모와 어른들은 작은 옷고름 하나에도 깊은 정을 실어 바느질했고, 옷과 신발, 모자에 장수와 복을 부르는 문양을 수놓았다.






어린이 옷은 어른 옷보다 한층 화려하게 지어 입혔다. 여러 빛깔의 천을 이어 만든 색동저고리와 정성스레 수놓은 두로주머니에는 나쁜 기운으로부터 아이를 지켜주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아이들의 놀이 장면은 그린 8폭 병풍이다. 백동자도의 백은 숫자 100과 많다는 의미로, 그림은 다산을 기원하고 태어난 아이의 출세와 장수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 이 병풍은 주로 조선 후기 왕실과 민간의 혼례에서 사용되었다.
부귀다남(富貴多男), 자식 많이 낳고 행복해라

부귀와 다산은 한 집안이 대대로 번창하기를 바라는 오랜 염원이자, 삶의 행복을 상징하는 소망이었다. 활옷에서는 그 옷을 입고 결혼하는 주인공 부부가 존귀한 존재가 되고, 아이들도 많이 낳아 해로하기를 바랐던 사람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마치 두 개의 폭이 하나의 화면처럼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꽃과 새를 큼직하게 배치하고 분홍색과 보라색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상을 사용했다. 이러한 화조도는 장수, 부귀, 다산, 출세, 부부 금실 등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목민지관(牧民之官), 뜻을 다해 백성을 살펴라


출세의 궁극적인 의미는 자신만의 영달이 아니라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봉사하는 데 있다. 조복은 국가의 중요한 의식이 있을 때 입는 조선시대 관료의 예복이다. 겉옷인 적초의와 허리에 두르는 띠와 장식인 대대와 후수이다.
수복강녕(壽福康寧), 건강히 오래 살고 평안해라

오래 살고, 복을 누리며,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은 시대와 계층을 관통하는 보편적 염원이다. 자수 노안도 병풍에서 갈대와 기러기를 뜻하는 한자 노안이 편안한 노후를 뜻하는 노안과 음이 같아 노후의 행복과 건강을 바라며 조선 후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주제이다.

관료(중국)로 성공하고, 천수를 누리며, 자손도 많아서 부귀공명의 상징이 된 곽분양의 생일잔치를 묘사한 병풍이다. 우리나라에서 18세기 이후 등장했는데, 주로 혼인과 회갑연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자수 사계분경도는 폭마다 다른 종류의 꽃과 분재를 수놓아 만든 네 폭 병풍이다. 국내 현존하는 자수 병풍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이번에는 영상만 있어 예전 방문 때 촬영한 사진을 추가했다.
극락왕생(極樂往生), 내세에 복되어라



삶의 끝에서 사람들은 내세의 평안을 기원했다. 작은 주머니와 방석과 같은 일상 사물에도 편안한 이별과 복된 내세를 비는 글과 문양을 새겼다.

혼례복처럼 생의 절정에 입던 옷이 훗날 수의로도 사용되곤 했다. 이는 시작과 끝을 한 자락 천으로 잇는 우리 옛사람들의 생사관을 떠올리게 한다.

보물 자수가사는 불보살 존자 100명과 경전 25권의 도상을 수놓은 25조 대가사이다. 다수의 부처, 보살, 존자의 표현은 여러 부처를 공경할수록 복을 받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천불 사상을 담고 있다. 승례가 착용할 때 사용하는 끈이나 부속품이 보이지 않아, 예불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염원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간절히 바람이다. 작은 무늬와 색실에 담긴 그 간절함, 자수 속에 스며든 염원의 언어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따뜻한 울림이 전해진다.
자수, 꽃이 피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3동 사전가직물관 2층 자수전 자수란 옷감, 헝겊, 가죽 등의 바탕에 여러 가지 색실로 무늬를 수놓아 장식하는 공예미술이라고 한다. 공예하면 대표적인 분야가 자수가 아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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