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 버틴스키의 추출 / 추상 "불편한 아름다움"
서울역사박물관에 한국과 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 기념 특별전이 열렸다. 사진전이라고 해서 가벼운 맘으로 갔는데, 이게 정말 사진이 맞나 싶다. 우선 규모가 엄청나며, 정교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따라 하고 싶은 엄두조차 나지 않았기에, 그저 조용히 작품 감상에 몰두했다.

새로운 기획전 소식이 들려오면 어김없이 찾는 서울역사박물관이다. 늘 좋았으나 이번에는 좋음보다는 놀라움이 더 컸다. 사진전이 처음은 아닌데, 이번 전시는 난생처음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서 열린 버틴스키의 추출 / 추상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1분
매주 월요일 휴관
버틴스키의 추출 / 추상
2025.12.13~2026.03.02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에드워드 버틴스키는 고도로 정교한 대형사진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작가라고 한다. 공장, 광산, 폐기물 처리장 등 산업 현장을 세밀하게 포착해,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한다. 그의 사진은 아름다움 속 불편한 진실을 담아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추출은 지구에서 자원을 취하는 행위이며, 추상을 버틴스키 특유의 시각적 미학을 상징한다.
추상











에드워드 버틴스키의 사진에서 흥미로운 점은, 추상회화의 형식적 관습을 자주 차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추상미술은 사람이나 사물, 풍경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형태와 질감, 색채 그 자체를 탐구하는데 집중한다. 그의 작품들은 처음에는 추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지만, 이내 인간 노역의 현장이며 인간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현장임을 드러낸다.
추출









추출 산업은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을 제공하며, 가장 수익성 높은 산업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지하 깊이 터널을 파내려 가는 방식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노천 채굴은 폭발물로 땅속 보물을 드러내고, 석유와 가스 산업은 시추, 펌핑, 플러싱, 프래킹으로 화석연료를 추출한다. 바틴스키는 채석장, 석유, 아프리카 연구, 물 시리즈 등 여러 연작을 통해, 가장 아름답고 동시에 가장 불편한 이미지로 표현해 왔다.
제조업과 기반 시설




버틴스키는 공업 지대 인근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 일했고, 자신도 학비를 벌기 위해 그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여러 연작을 통해 인프라라는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그에게 서식지가 작업의 총체적 주제라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는 명확하다. "인간은 지구를 자신에게 맞게 재구성했습니다."
농업







버틴스키의 사진은 오늘날 농업의 규모와 그 낯선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의 관심은 농업이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현장으로 향한다. 피벗 관개가 그려낸 거대한 기하학적인 무늬, 건조지 농업의 초현실적인 질감, 단일 작품이 끝없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대지가 그 예다. 그의 사진은 인간이 식량을 길러내는 놀라운 능력과 그 과정에서 뒤따르는 파괴적인 결과를 동시에 드러낸다.
폐기물







버틴스키는 폐기물이라는 주제에서 영감을 얻어 대표작들을 남겼습니다. 매립과 소각, 재가공과 재활용 - 버틴스키의 사진은 이 거대한 순환 속에서 만들어낸 현대 문명의 풍경을 날카롭게 비춘다. 그의 작품에 대한 나의 감상은 불편한 아름다움이다.
에드워드 버틴스키(캐나다 세인트캐서린스 출생, 1955년)는 지난 40여 년간 인류의 활동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기록해 왔다. 산업 지역에서의 성장 경험은 그가 현대 문명을 이루는 시스템과 인간-환경의 관계를 탐구하게 한 출발점이 되었다. "우리는 자연의 품에서 태어났다. 그 앞에서 겸허히 경외심을 지키는 일, 그것이 곧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이다. 자연을 잃는 것은, 우리를 잃는 것이다."
'전시가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시간을 연장하고 밝히고 되살려 이어가다" (11) | 2026.02.19 |
|---|---|
| 새 옷으로 갈아 입은 '자수, 염원을 그리다' 서울공예박물관 상설전시관 (17) | 2026.02.11 |
|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 특별전 "패션 아트 멋져멋져" (10) | 2026.02.04 |
| "사람내음 폴폴 나는 미술전" 정유정 작가의 우리, 공간과 삶 (in 서울시청 하늘광장갤러리) (12) | 2026.01.21 |
| 강북문화재단 특별전 엘리자베스 랭그리터의 매일이 크리스마스 "매일 그대와" (9) | 2026.01.14 |
| "조개 껍데기의 화려한 변신"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 패각에 담긴 한국과 일본의 흔적 (13) | 2026.01.07 |
|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전시 "베셀레 바노체는 체코어로 즐거운 크리스마스" (8) | 2025.12.24 |
|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무너미에 깃든 독립운동가의 숨결" (in 근현대사기념관) (11) | 2025.10.29 |
| "아픈만큼 더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 근현대사기념관 (18) | 2025.10.22 |
| "육지에서 살다가 바다로 간 너의 이름은" 고래와 인간 (in 국립인천해양박물관) (11) | 2025.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