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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살다가 바다로 간 너의 이름은" 고래와 인간 (in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뜸을 들이다 못해 태워버렸다. 전시회는 끝나기 전에 업로드를 해야 하건만, 자꾸만 늦장을 부린다. 전시 기간을 파악했어야 하는데, 완전 나의 불찰이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전시 중이라는 거, 쉿~ 비밀. 지금은 만날 수 없지만, 중요하고 소중한 특별전이기에 늦게나마 올려본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특별전 "고래와 인간"이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외관
국립인천행양박물관은 인천시 중구 월미로 294에 있어요~

시작은 주차장에서 한 이유가 있다. 작년 개관 무렵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외관은 오늘의 주인공과 닮았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월미도등대가 있는 부근까지 와야 한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외관

등대로 가는 다리(?)라고 해야 할까? 암튼 그곳에 서서 박물관을 바라본다. 주차장에서 봤을 때는 녀석(?)의 옆모습이라면, 지금은 정면이다. 피노키오를 집어삼킨 고래 같다. 지극히 상상력이 넘치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혹시 같은 생각을 한 분이 있다면, 찌찌뽕~

 

바다의 날 30주년 특별전 고래와 인간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밍크고래 표본

전시를 보기 위해 3층으로 올라오니, 저 위에 커다란 고래가 있다. 안내문을 보니, 2018년 6월 부산 인근에서 통발 줄에 걸린 7.4m 크기의 수컷 밍크고래라고 한다. 연구를 위해 고래연구소에 옮겨졌다가,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해양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분양을 받았다. 사체를 땅에 묻고, 표피와 지방질이 자연적으로 분해되기를 기다린 후, 8개월간의 표본 제작을 거쳐 설치가 되었단다. 그럼, 고래와 인간 특별전은 끝났지만, 밍크고래는 만날 수 있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특별전 고래와 인간 입구
고래를 만나러 들어갑니다~
고래 품종

고래는 고래와 돌고래 정도만 알고 있던 과거의 내가 밉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그저 부르는 이름만 다양한 줄 알았는데 아니다. 등치도 모습도 다 제각각이다. 그중 이름처럼 대왕고래가 넘버 1로 고래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현존하는 동물 중 가장 크다. 

 

1부 바다의 주인, 고래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정호승의 고래를 위하여
고래 진화 스토리

고래는 바다에 살고 있지만, 포유류로 알이 아니 새끼를 낳고 젖을 먹인다. 여기까지는 매우 몹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원래 네발로 걷는 작은 포유동물이었다가, 약 5천만 년 전 육지를 버리고 바다로 삶의 터전을 바꿨다.

왜? 생태계 환경이 변하면서 먹이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육지에 비해 바다는 먹이를 구하기 수월했단다. 원래 물가 주변에서 사냥을 하면 살았기에 물속 환경이 익숙했다. 진화를 겪으면서 앞다리는 지느러미로, 뒷다리는 퇴화했고, 숨 쉬기 쉽게 콧구멍은 머리 꼭대기로 이동했다. 참, 처음 발견되었을 때, 큰 파충류인 줄 알고 '왕도마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고래수염
고래수염
민부리고래 가슴지느러미
민부리고래 가슴지느러미
참돌고래 머리뼈민부리고래 머리뼈
참돌고래 머리뼈 / 민부리고래 머리뼈
흑부리고래 머리뼈
흑부리고래 머리뼈

고래는 수염고래와 이빨고래로 구분된다. 수염고래는 수염만으로 플랑크톤 같은 작은 먹이를 걸려 먹고, 몸집이 가장 큰 대왕고래가 있다. 이빨고래는 물고기, 오징어 등 큰 먹이를 이빨로 직접 잡아 삼키고, 뇌가 가장 큰 동물 향고래가 있다.

참, 인간이 먼저일까? 고래가 먼저일까? 공룡이 사라진 후 포유류가 폭발적으로 진화하며 번성했던 신생대에 고래가 출현, 인간은 한~~참 후 등장한다.

 

2부 고래와 인간의 만남

울주군 대곡리 반구천 암각화 탁본
울주군 대곡리 반구천 암각화 탁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고래의 서식지이자 회유경로였고, 특히 동해는 고래 바다로 불릴 만큼 많은 고래가 살았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이를 증명하듯, 수십 마리의 고래가 그려져 있다.

 

고려 석수동마애종 탁본
고려 석수동마애종 탁본
김룡사 화장암 범종
김룡사 화장암 범종

우리 조상들은 고래가 사냥 대상이 아닌 인간과 공존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했다. 범종 위에 있는 용 모앙의 고리는 용의 아홉 아들 중 셋째인 포뢰이다. 전설에 따르면, 포뢰는 고래를 몹시 무서워해서 고래를 만나면 크게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래 모양으로 만든 나무 막대(당목)로 범종을 쳐서 더욱 맑고 웅장한 종소리가 나기를 바랐다.

 

자산어보
자산어보

《경어, 속명은 "고래어" 색깔은 검은색이고 비늘이 없으며, 길이는 10여장(약 30m) 또는 20~30장이다. 흑산 바다에 있다. 고기를 삶이 기름을 짜면 십 여 항아리를 얻을 수 있었으며, 눈은 잔으로 만들 수 있고, 수염은 자로 만들 수 있으며 등뼈 한 마디는 절구로 만들 수 있다.》

 

피노키오 한국어판피노키오 모각인형
이탈리아 화가 엔리코 마잔티가 삽화를 그린 피노키오 한국어판과 목각 인형
피노키오 레코드판
레코드판

피노키오의 원제는 '피노키오의 모험, 한 인형의 이야기'로, 1883년 이탈리아 출신의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발표했다. 원작에는 길을 가르쳐주는 착한 물고기라 고래, 제패토를 삼키는 대형 물고기를 상어라고 한다. 괴물처럼 묘사된 향고래 몬스트로는 디즈니 피노키오에서 재해석된 것이다.

 

모비딕 소설모비딕 포스터
모비딕 소설책과 영화 포스터

모비딕은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이 1851년에 발표한 소설로, 포경이 활발했던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주인공 에이해브 선장은 하얀 향고래 모비 딕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복수를 위해 집착적으로 고래를 쫓지만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철사가 대중화 되기 전까지 고래수염으로 여성의 코르셋을 만들다!

공존했던 고래와 인간의 관계는 중세 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상업적 포경을 시작하면서 깨졌다. 고래기름은 연료로, 고래수염을 사치품으로 쓰였다. 산업혁명은 기술의 발전을 가져다주면서, 대량 포획이 가능해졌다. 한반도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러시아와 일본의 포경선이 진출해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공존과 상생이 아닌, 사냥자와 사냥감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로 변화했다.

 

미국 포경선에서 사용되었던 고래잡이와 고래 해체 도구 (19세기)
항고래 이빨장식
향고래 이빨 장식(19세기)
첩정 제29호 일본부상회사소속 용용포경선의 실적 및 수세보고 (1891년)
포경포 작살과 고래고기 가공 도구

석유가 고래기름을 대체했지만, 포경은 멈추지 않았다. 20세기 초반, 증기선과 폭약 작살의 도입은 더 넓은 해역, 더 많은 고래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상업 포경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특히 노르웨이, 일본, 러시아 등은 자국 산업의 하나로 포경을 구각 차원에서 지원했고, 고래는 식량, 기름, 화장품 원료 등 다양한 용도로 소비되었다. 20세기 중반까지 이어졌으며, 향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등은 멸종위기에 처해졌다.

 

3부 바다의 수호자, 고래

고래는 죽으면, 평생 몸에 쌓아둔 탄소를 품고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이를 고래낙하라 부른다. 고래의 사체는 푸른 비료가 되어 심해 생물들을 살찌우며 해양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거대한 탄소 저장고라 되어 장기간 탄소를 심해에 가둬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고래는 일생 동안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고래 한 마리가 기후 위기를 막는데 수천 그루의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바닷속에 거대한 숲이 떠다닌다고 상상해 보라." (그린피스 '고래가 기후위기로부터 우릴 지키는 5가지 방법')

 

위기의 해양생물

기후위기, 오염, 남획, 해양 개발로 인해 바다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며 해양 생물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 고래뿐만 아니라 잔점박이물범, 아델리펭귄, 돌산호·히드라산호·둥근컵산호, 물개, 푸른바다거북, 상괭이 등도 위기의 해양생물이다.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1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 제도예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노예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 돌고래 쇼가 그냥 싫었다. 그 연장선으로 동물원도 아쿠아리움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그냥이었는데, 지금은 인간의 이기심인 듯해 불편하다. 물론, 멸종 위기 동물은 보호해야 마땅하지만, 쇼는 아니다. 인간과 고래의 관계가 공존과 상생에서 사냥자와 사냥감 혹은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왔으니, 다시 공존과 상생으로 되돌아갔으면 좋겠다. 

2025.01.04-"푸른 삶의 바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해양문화실

 

"푸른 삶의 바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해양문화실

"푸른 삶의 바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 해양문화실깊고 푸른 바다는 누군가에게는 일터가, 누군가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며 생활양식, 예술, 신앙 등 인류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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