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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복원 기술의 걸작" 구운몽도 & 백동자도 병풍 (feat. 국립고궁박물관)

복원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을 원래의 상태로 되돌림이라고 한다. 낡은 우리 문화유산을 복원으로 다시 살려냈다면, 더 오래오래 빛을 발할 거다. 2년 전 BTS RM의 기부로 미국 카운티 미술관에 있는 활옷을 복원했는데, 이번에는 '국외문화유산 보존·복원 및 활용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포틀랜드미술관의 구운몽도 병풍과 덴버미술관의 백동자도 병풍을 복원했다. 복원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앞서, 국립고궁박물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서울시 종로구 호자료 12에 있어요~

기본 출입구가 공사 중이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으로 가는 계단에 있는 출입구로 들어갔다. 느낌상 지하 같은데, 아까는 2층, 여기는 1층이다.

 

국외소재문화유산 특별 공개 '다시 살려낸 그림 속 희망'은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6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 했다. 즉, 지금은 미국으로 떠나서 볼 수 없지만, 나름 자세히 담아왔으니 사진으로나마 즐겨주세요~

 

가운데에 떡하니 가벽이 있다. 관람순서는 오른쪽부터~

두 작품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낡고 제 모습을 잃어 현지에서 활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춘 전문가도 드물어 손상된 문화유산을 전통 방식으로 보존·복원도 어려웠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국외 박물관에 있는 우리 문화유산이 다시 빛을 볼 수 있도록 '국외문화유산 보존·복원 및 활용 지원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안내문에 나와있다.


구운몽도 병풍

구운몽도 병풍은 조선 19세기 작품으로, 조선시대 문인 김만중이 지은 소설 구운몽의 주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이 팔선녀를 만나 미혹된 죄로 인간 세상에 양소유로 살아가며 여덟 여인과 인연을 맺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전조사
안료 안정화
건식 클리닝
그림면 해체
장황작물 분리
구배접지 제거
배접지에서 발견된고문서와 근대 신문 등
찢어진 부분 띠 보강
결손부 메움
색맞춤
1,2차 배접
병풍틀 제작
장황작물 배접
완성된 병풍틀에 그림 부착

보존처리 과정에서 장황 작물에 가려졌던 그림이 모두 보이도록 각 폭의 화면을 2.5cm가량 늘렸으며, 바뀌어 있던 그림의 배치(1↔3폭, 6↔7폭)를 원래대로 옮기고 나무들로 새로 제작했다. 

 

꿈에서 깨어난 성진이 인생의 덧없음을 깨닫고 수도자로서의 본분으로 돌아가 불도에 정진한다는 소설의 교훈과 더불어, 관료로서 이상적인 삶을 누리는 양소유의 모습처럼 부귀와 복락을 기원하는 길상적인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구운몽도 병풍은 1978년 로버트 보이드와 그의 부인 재클린 보이드 부부의 기증품으로 1938년에 재클린의 어머니가 친구인 마리 엘리자베스 처치로부터 받아 소장했다고 한다. 마리 엘리자베스 처치는 1910년경 선교사로 한국에 머물며 이화학당에서 근무했는데, 이때 학생의 부모로부터 선물을 받은 병풍을 귀국길에 가지고 간 것으로 전해진다.

 

오른쪽부터 그림설명, 1. 승려 성진, 사찰로 돌아가는 돌다리에서 팔선녀를 만나다. / 2. 인간 세상에서 환생한 양소유, 진채봉을 만나다. / 3. 양소유, 정경패를 유혹하기 위해 여장을 한 채 찾아가 거문고를 연주하다.

 

오른쪽부터, 4. 장원 급제한 양소유, 정경패의 계략으로 선녀로 변장한 가춘운을 만나다. / 5. 토번(현재의 티베트) 전쟁에 나간 양소유, 자객 심요연을 맞이하다. / 6. 잠이 든 양소유, 용왕의 딸 백능파를 만나는 꿈을 꾸다. 

 

역시나 오른쪽부터 7. 남해태자의 구혼을 피해 온 용왕의 딸 백능파와 양소유가 인연을 맺다. / 8. 백능파를 빼앗긴 남해태자, 양소유를 항해 군사를 일으키다. / 9. 부마가 된 양소우, 임금의 동생인 월왕과 낙유원에서 잔치를 즐기다. / 10. 인생의 덧없음을 깨달은 양소우, 육관대사와 재회하다.

그림 속 인물과 산수, 전각의 유려한 묘사가 돋보이며, 속세와 구분되는 장소에는 흰 구름을 배치해 상서롭고 몽환적인 공간의 특성을 암시했다.


백동자도 병풍

백동자도 병풍은 조선 19~20세기 작품으로, 여러 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하며 평화롭게 노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백은 풍족하고 많다는 의미이다. 다양한 놀이를 하는 천진무구한 아이들의 모습에는 아들을 낳기 바라는 소망과 관직등용, 입신출세,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림면 해체
장황직물 분리
구 배접지 제거
과거 보수 흔적
1차 배접
병풍 속틀 배접지 제거
직물 염색
2차 배접
찢어진 부분 띠 보강
결손부 메움
병풍틀 제작
완성된 병풍틀에 그림 부착
색맞춤

보존처리 과정에서 결손 부분은 원래의 바탕재와 같은 명주로 메우고, 과거의 덧칠 부분은 최대한 제거했다. 장황은 19세기 후반 병풍의 색상과 형태를 참고해, 조선시대 백동자도의 모습으로 재현했다. 

 

백동자도는 조선 후기 왕실의 혼례와 궁중 연향에 두루 사용되었고, 민간에도 전해져 생활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기도 했다.

백동자도 병풍은 1970년에 뉴욕에 위치한 아시아 고미술 갤러리를 통해 덴버미술관에 입수됐다. 유물이 어떤 경위로 우리나라에서 미국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닭싸움 / 장군놀이
낮잠자기, 새놀이 / 잠자리잡기
관리 행차놀이 / 연못놀이
관리행차놀이 / 개놀이
매화따기 / 원숭이놀이

그림을 보면서 중국풍 느낌이 났는데, 백동자도는 중국의 영희도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으며, 청대의 화가 맹영광이 병자호란 시기 포로로 잡혀온 봉림대군에게 선물했고, 이후 조선으로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다. 

이제는 포틀랜드나 덴버 미술관에 가야만 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우리 문화유산인데, 미국까지 가서 봐야 한다는 서글프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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