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개껍데기의 화려한 변신"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 패각에 담긴 한국과 일본의 흔적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노래 가사와 달리, 실제로 조개껍데기로 목걸이를 만든 적은 없다. 왜냐하면 먹기 바빴으니깐. 근데 우리 선조와 바다 건너 옛사람들은 그 껍데기로 화살촉은 물론 팔찌에 목걸이 그리고 가면까지 소중하게 다뤘다고 한다. 오호~ 정말일까? 확인하러 부산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으로 떠나자.

습한 바람이 불던 여름에 오고,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에 다시 왔다. 케데헌의 여파로 가까운 국중박은 가지도 못하고, 머나먼 국행박은 두 번째다. 한번 와봤다고 부산역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겁나 익숙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국립해양박물관
📍부산시 영도구 해양로301번길 45
☎ 051-309-1900
🕐 운영시간
화~일요일: 09:00~18:00
월요일: 휴관
※ 조개: 패각에 담긴 한국과 일본의 흔적
2025.12.02 ~ 2026.03.02

지난번에는 시간이 없어 상설전시실은 관람하지 못했다. 그래서 여유를 갖고 도착했는데, 업로드는 하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조명이 너무 어두운 공간도 많았고, 사진으로 담기에 벅찼기 때문이다. 고로, 직접 가서 봐야 한다. 더불어 미니 아쿠아리움도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데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공간이라 촬영하지 않았다.
만남: 조개와 인간

조개는 연체동물문에 속하는 광범위한 패류의 일부로, 나선형 껍데기의 소라나 한 장의 껍데기를 가진 전복 등도 포함된다. 인류는 조개를 생물학적 분류보다 생활 속 경험을 통해 인식하고 활용해 왔다.










한국과 일본은 쿠로시오 해류의 영향을 받지만, 지리적 위치와 생태 환경의 차이로 자생하는 조개의 종류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갯벌과 얕은 생태계가 발달해 굴, 홍합, 가리비, 꼬막 등이 서식한다. 일본 규슈 남부와 오키나와 지역은 따뜻한 해류와 열대 기후의 영향으로 야광조개, 청자고동, 귀조개, 거대조개 등 열대성 패류가 풍부하다.
쓰임: 조개의 활용



조개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생활을 위한 다양한 도구로 활용됐다. 그물을 가라앉히는 추, 사냥을 위한 화살촉,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칼 등 조개는 바다와 육지에서 사람들의 생존을 돕는 도구였다.


선서시대 사람들은 조개껍데기로 팔찌, 목걸이, 호신부 등을 만들었는데, 단단한 조개를 다루는 일이 쉽지 않아 실패를 더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신구를 만들고자 했던 이유는 단순한 꾸밈을 넘어 신분과 권위를 드러내는 증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개 가면은 집단 의례나 상징적 행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개로 사람의 얼굴을 표현한 문화적 발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조개에 특별한 상징을 부여했던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변형: 빛으로 남다

자개는 조개껍데기를 가공해 얻은 나전칠기의 핵심 재료이다. 조개껍데기는 겉층을 갈아내어 진주층만 남기는 섭패 과정을 거쳐 자개가 되며, 이렇게 얻은 자개는 두꺼운 후패와 얇은 박패로 나뉘어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구하기 쉽고, 구조색이 뚜렷한 전복류를 주로 사용했다.
나전칠기는 옻칠한 기물 위에 자개를 붙여 만든 공예품으로, 자개는 가구의 화려함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이다. 고려에 방문한 중국 송나라 학장 서긍은 우리나라 나전칠기를 보고, "세밀하여 귀하다 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나전은 목가구의 장식에 사용되었다. 사랑방에는 경상, 책장, 연상 같은 학문과 글쓰기에 쓰이는 가구에, 안방에서는 장, 농, 경대, 빗접 등 생활 가구에 나전 장식이 더해졌다.






일본 나전 공예는 헤이안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가사키 지역에서는 자개에 색을 입히는 복채색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일본만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






16세기말, 일본에 온 유럽 상인들은 일본 칠기를 구입해 유럽에 판매했다. 유럽인의 취향에 맞춘 제품들이 인기를 모았는데, 특히 유럽 동판화를 모방한 다양한 그림은 더 각광을 받았다.
조개는 바다의 작은 생명이지만, 식량이 되고, 인간의 손끝을 거쳐 도구가 되었으며, 장신구와 공예품으로 다시 태어나 우리의 삶과 함께 했다. 조개는 먹는데 그치지 않고, 장신구에 자개까지 시작은 우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교류를 통해 우리가 그들에게 전해줬을 것이다. 2025년 한국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를 맺은 지 60주년이었다는데,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에서 '먼'은 사라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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