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영도 스페이스원지 "그때는 보세창고 지금은 멋스러운 레스토랑"
부산 영도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한 레스토랑 스페이스 원지가 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카피처럼 창고의 변신도 무죄인가 보다. 보세창고였던 곳이 멋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외관은 예전 모습 그대로이지만, 내부는 커다란 통창으로 따사한 햇살이 들어오는 멋지고 맛있는 공간이다.
부산 영도에 있는 스페이스원지 외관 & 내부


오래된 건물을 개조해 카페 혹은 밥집을 만든다? 서울 문래동 철강촌이나 성수동에서 종종 봤는데, 부산 영도에도 있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산 지인이 밥 먹으러 가자면서, 여기로 데리고 왔을 때, '밥집이 어디 있어'라는 뚱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잠시 후, 스페이스원지의 진면목을 알게 되고, 무지무지 좋아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스페이스원지
부산시 영도구 봉래나루 214 1층
051-412-4500
영업시간
화~일요일: 10:30~21:00
월요일: 휴무
브레이크타임: 15:00~17:00

밖에서 봤을 때, 규모가 꽤 크구나 했는데, 레스토랑은 1개 창고이고 3개 창고는 주차장이다. 그나저나 무슨 주차장이 이리 멋스러울까?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트리도 있고, 아직 본게임은 시작도 안 했는데, 맘에 들다 못해 흠뻑 빠져버렸다. 참, 기사를 검색하니, 단순 레스토랑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이란다. 행사가 없을 때는 주차장이지만, 전시나 공연, 팝업 행사 등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식사 여부를 물어본다. 밥을 먹으러 왔다고 하니, 커다란 통창이 보이는 공간으로 안내를 해준다. 아마도 식사와 카페 공간을 나눠서 운영을 하는 듯싶다. 서울에는 한강뷰라면, 부산 영도는 오션뷰이자 부두뷰이다. 통창으로 보이는 저곳은 물양장으로 수심 4-5m 이내로 1000톤급 미만의 소형 선박을 접안하는 간이부두이다.
부산에 자주 왔지만, 이런 풍경은 난생처음이다. 물양장도 정박되어 있는 선박도 서울 촌사람에게는 놀랍고도 신기한 광경이다. 스페이스원지는 100년 전 보세창고를 원형 최대한 그대로 보존한 레스토랑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스페이스원지 메뉴판


처음에는 간편하게 세트메뉴를 먹을까 하다가, 시그니처를 꼭 먹어야 하기에 단품으로 주문을 했다. 우선 샐러드는 시그니처 문어샐러드를, 화덕피자는 놓칠 수 없기에 풍기피자를, 마지막은 부산에 오면 해산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에 라구까수엘라를 주문했다.
스페이스원지에서 문어샐러드, 풍기피자, 라구까수엘라를 먹어요~






시그니처 문어샐러드(23,000원)는 시그니처답게 고급진 맛이다. 버터 오징어의 명품버전이랄까?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여기에 가니시는 토마토와 감자는 맛을 한층 끌어올린다. 참, 소스는 신의 한 수라고 할 정도로 문어 풍미를 해치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만들어준다. 단점이라면, 양이 적다는 것과 샐러드인데 풀떼기(?)는 별로 없다는 거.




풍기피자(23,000)는 화덕피자답게 도우가 담백하니 쫀득하다. 버섯과 치즈를 아낌없이 넣어서 맛도 풍미도 엄청나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가장 베스트인데 위대하지 못해 2개만 먹어서 못내 아쉬웠다. 남으면 포장해야지 했는데, 위대한 분과 같이 왔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라구까수엘라(28,000원)는 라구소스에 홍합, 주꾸미, 새우, 가리비 등 신선한 해산물과 수란, 꼰낄리에 파스타면을 넣은 스튜이다. 우선, 수란이 아니라 리코타치즈인 줄 알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직원에게 물어봤다. 직원 왈, "수란을 터뜨려서 노른자를 잘 섞어서 드세요." 아하~ 치즈가 아니었구나.


꼰낄리에 파스타면이 뭔지 모르고, 파스타는 없고 해산물만 있는 줄 알았다. 국수 같은 면만 생각했다가, 조개 같은 면이 나오자 살짝 당황했지만, 삶은 상태도 좋고 쫄깃하니 소스랑 겁나 잘 어울렸다.





홍합에 붙어있는 관자를 떼어내느라 고생했지만, 맛으로 보답을 받을 수 있기에 힘은 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 새우는 꼬리와 대가리를 제외하고 몸통은 껍질이 제거된 상태가 먹기 편했다. 라구소스 자체가 훌륭한데, 여기에 신선도 좋은 해산물을 더하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좋은 사람과 멋진 곳에서의 완벽한 식사, 자주 갈 수 없기에 더더욱 소중했던 시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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