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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그라치에 "감자뇨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여행은 설렘과 아쉬움 그리고 추억이 아닐까 싶다. 소풍 가기 전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다가,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는 순간 아쉬움이 한가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이 있기에 아쉬움은 접어둘까 한다. 가을과 겨울, 봄에만 갔던 부산을 비와 습도 그리고 태양빛이 강렬했던 8월에 처음 떠나다. 부산의 첫맛은 가파른 오르막길에 있는 그라치에다.

 

그라치에는 부산시 영도구 청학동로 12 1층에 있어요~

J이지만, 가끔은 P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완벽하게 여행 일정을 짜는 현지인 친구가 있다면, 더더욱 안 하고 싶다. 그래서 모든 일정을 친구에게 맡기고, 여기 가자면 가고, 저기 가자면 따라갔다. 그 첫 번째 장소가 부산 영도에 있는 그라치에다. 

첫 느낌은 '아니~이런 곳에 밥집이 있어. 근데 사람들이 계속 온다.'였다. 친구는 주차를 하러 갔고, 혼자 덩그러니 남아서 입구 사진을 찍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싶어 서둘러 캐치테이블에 예약을 했다. 부슬비처럼 내리를 비는 10분 정도 맞다가 입장을 했다. 내부는 그리 크지 않은데 사람은 그득그득이고, 모든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 완벽한 오픈키친이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일 듯싶다.

 

기다리면서 찍은 메뉴 사진, 감자뇨끼가 유명하다고 하더니 역시 파스타 첫 줄에 떡하니 나와있다. 이번 부산여행은 먹고 또 먹고 컨셉이므로, 한집에서 배불리 먹으면 안 된다. 샐러드에 리조또, 스테이크도 있지만, 감자뇨끼와 루꼴라 쉬림프 오일파스타를 주문했다.

 

조리과정을 볼 수 있으며 블루리본 등 인증을 많이 받았다!
식전빵과 음료

치즈와 건베리를 올린 따끈한 빵과 애플케일주스가 먼저 나왔다. 양이 겁나 적지만, 어차피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이니 순식간에 해치웠다. 음료는 리필이 된다면, 한잔 더 마시고 싶지만 손님이 많아 정신이 없는 듯해 묻지도 않고 그냥 꾹 참았다.

 

그라치에 감자뇨끼, 루꼴라쉬림프오일파스타 등장이요~
모양새가 어예쁜 감자뇨끼!

뇨끼는 시금치와 단호박도 있지만, 감자뇨끼(16,000원)가 베스트라고 메뉴판에 나와있다. 처음 왔으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메뉴를 골라야 한다. 베스트 메뉴답게 테이블마다 감자뇨끼가 있었다. 양송이, 표고, 새송이, 시금치, 베이컨, 크림소스를 곁들인 감자뇨끼라는데, 종류가 다양해서 그런지 베이컨보다는 버섯만 씹힌다.

 

그동안의 글을 검색했는데, 뇨끼가 없다. 그럼 뇨끼가 처음인가? 그건 아닌 듯싶지만, 즐겨 먹는 음식은 아니었나 보다. 왜냐하면, 뇨끼를 겁나 잘하는 집을 찾지 못해서다. 그런데 그라치에는 잘한다. 우선, 뇨끼 특유의 맛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찐감자를 프라이팬에 구운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그것보다는 확실히 고급지다.

갈색으로 변한 부분은 쫀득하고, 나머지는 부드럽고 폭신하다. 여기에 녹진한 크림소스를 더하니 그동안 뇨끼를 멀리한 과거의 내가 밉다. 아니다. 그라치에를 몰랐으니 어쩔 수 없다. 서울에도 이 정도 아니 그 이상을 하는 식당이 있을 텐데, 잘 찾아낼 수 있을까? 

 

루꼴라 쉬림프 오일 파스타!

루꼴라 쉬림프 오일 파스타(16,000원)는 좋아하는 것들의 최강 조합이라서 주문했다. 동남아는 고수, 이태리는 루꼴라로 나만의 공식을 정할 정도로, 그 나라의 음식을 먹을 때 두 녀석(?)은 무조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새우는 킬러 그리고 파스타 중에서 오일계열을 가장 좋아한다. 파스타 종류가 다양했고 처음 왔지만, 보자마자 '이거로구나~' 했다.

 

생 루꼴라는 살짝 억세요~

루꼴라는 잎 부분을 주로 사용하지 않나? 근데 그라치에는 줄기까지 통으로 사용하고 있다. 면과 함께 돌돌 말아서 먹으면, 루꼴라의 풍미가 작렬이다. 여기에 오동통한 새우는 본연의 맛을 잘 뽐내고 있고, 오일은 이것들을 조화롭게 감싸고 있다. 면 익힘 상태도 딱 맘에 들고, 여기에 구운 마늘까지 자기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빵을 추가로 주문해서 크림에 한번, 오일에 한번 찍어서 먹고 싶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근데 디저트를 먹으러 이동을 해야 하므로 아쉽지만 참아냈다. 참, 물맛이 독특하다 했더니, 허브가 들어있다. 여름에는 물비린내가 날 수도 있는데, 허브땜에 향긋했나 보다.

 

주차장에서 본, 첫날 부산 풍경이다.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부슬비 정도로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 근데 그로 인해 습도가 엄청나서 겁나 더웠다. 먹다 지치면 볼거리도 챙기려고 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더 급경사이다. 이런 오르막으로 오르고 올라서 그라치에에 갔다. 주차비를 지원해 준다지만, 이런 외진 곳까지 찾아오다니 대단하다 싶다. 그라치에를 찾아낸 친구에게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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