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중앙동 어스 "도시락 초밥을 내맘대로 DIY"
시간은 늘 똑같은 속도로 흐르고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빠르게 혹은 더디게 간다. 제발~ 겁나 느리게 천천히 갔으면 했지만, 어느새 하루가 지났다. 부산에서의 마지막 끼니는 부산 중앙동에 있는 초밥집 어스다.



오픈런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15분이나 일찍 도착을 해버렸다. 차에서 기다릴까 하다가,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안으로 들아와도 된단다. 단, 주문은 오픈시간(11시 30분)에 해야 한다기에 기다렸다. 가장 먼저 와서 기다리는 느낌은 성취감보다는 '괜히 일찍 일어났구나.'


바닷가 도시에 왔는데 비린내(?) 한 번은 맡고 가야 하는 법. 푸짐하게 회를 먹어도 좋겠지만, 산뜻하게 초밥으로 결정했다. 어스에도 회가 있긴 하지만, 회랑 초밥 둘 다 먹을 수 있는 특사시미벤또(18,000원)를 주문했다.


단품으로 주문했는데, 마치 코스처럼 우동이나 죽이 먼저 나왔다. 전날 술을 마셨다면 해장용으로 딱인데 했을 테지만, 알콜쓰레기가 되고 나니 속을 달래주는 죽에 무난한 우동이다. 알쓰와 더불어 입도 짧아지는 바람에, 메인을 못 먹을까 싶어 남겼다는 거, 쉿~ 비밀이다.


갓 튀긴 새우튀김까지 진짜 코스 같다. 새우 상태도 좋은데, 튀김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어스는 초밥뿐만 아니라 튀김도 꽤나 잘하는 듯하다. 부산에 살고 있으면, 바로 재방문을 해서 돈까스벤토를 먹었을 텐데 아쉽다.




그리고 장어, 계란에, 연어 그리고 밥은 아래에 숨어있다. 간장 종지가 작아서 더 크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리 크지 않다. 종류는 엄청 다양한데, 회 크기가 서운하다 싶을 정도로 작다. 도시락 크기에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테지만, 풍성함은 인정 크기는 아쉽다.

제일 좋아하는 참치회부터 시작한다. 초밥으로 만들어 먹을까 하다가, 회만 먼저 먹는다. 역시 예상대로 선어회 특유의 부드러움과 참치 본연의 기름짐이 도드라지게 확 느껴진다. 백만 년 만에 먹는 참치회인데 맛도 식감도 만족을 아니할 수 없다.

광어회가 아니라 광어지느러미회로 만든 초밥이다. 숙성을 했지만, 광어지느러미 특유의 쫄깃함과 고소함이 살아있다. 참치에 이어 광어지느러미까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로변이 아니라 좁은 골목에 있어 그리 탐탁지 않았는데, 지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부산은 영도에 있는 그라치에처럼 높은 곳에 있거나, 어스처럼 골목에 숨어있어도 맛있으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오기 때문이다.




연어게 이렇게나 기름진 생선이었던가? 기름짐으로 따지면, 참치보다 연어가 월등히 높다. 그래서 요렇게 밥이랑 먹으면 밥알 사이사이로 연어의 기름이 퍼져 풍미가 장난이 아니다. 이것도 참치인가? 너의 존재는 솔직히 모르겠다. 덜 기름지지만 꽤나 부드러웠던 녀석이다.


꼬들꼬들한 전복에 부들부들한 계란말이 초밥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고 사진을 찍고 먹는다. 만드는 과정이 귀찮기도 하지만, 밥양과 순서를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어 좋다. 물론 전문가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초밥을 더 좋아한다.

마지막이라서 서운하고 아쉽지만, 모든 것이 다 행복했으니 후회는 없다. 현지인 친구 덕분에 요즘 부산의 핫한 맛을 제대로 진하게 먹고 간다. 참, 대전역 성심당처럼, 부산역에는 비앤씨가 있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비앤씨 밤식빵은 무조건이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다른 밤식빵과 달리 이대로 되나 싶을 정도로 밤도 그득하게 들어 있다.
여행의 시작은 설렘, 여행의 마지막은 아쉬움 그리고 사진은 여행의 추억이다. 다음 부산여행을 꿈꾸며, 짧았던 2025 부산여행 끄읕~ 참, 담주에 번외편으로 국립해양박물관 기획전을 소개합니다.
2022.08.01-밤 식빵과 패스츄리는 밤양과 빵결에 따라 달라~ 비앤씨 부산역점
밤 식빵과 패스츄리는 밤양과 빵결에 따라 달라~ 비앤씨 부산역점
부산 비앤씨 부산역점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안동 맘모스제과 등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빵집이다. 비앤씨가 부산을 대표하는 빵집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부산에 오면 늘 비앤씨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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