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서동 뭉치바위 "제육볶음에는 당귀쌈"
제육볶음은 상추와 깻잎쌈이지 했는데, 당귀를 알고 난 후 '당귀 없이 못 먹어~'로 변해버렸다. 독특한 향은 호불호가 있겠지만, 고수 킬러에게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다. 5월에 이 맛을 알게 된 후, 다시 만나길 고대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북촌마을이자 창덕궁 근처, 원서동에 있는 뭉치바위이다.


안국역에서 뭉치바위까지 걸어오고 있는데, 런던베이글이 보인다. 비가 오니 사람이 별로 없겠지 했는데, 비가 오든 말든 여전히 사람이 많다. 저기는 언제쯤 웨이팅 없이 먹을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니, 어느새 뭉치바위에 도착했다.
혼밥은 12시를 피해, 1~2시 즈음에 가는데, 이날은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12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도착을 했다. 당당하게 들어가 1인이라 말하고, 제발 2인 테이블이 있기를 바랐는데 4인 테이블뿐이다. 주인장은 그냥 앉으라고 했고, 살짝 눈치가 보였지만 어쩔 수 없이 사진 속 비어있는 테이블에 착석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테이블이라 12시가 되면서 뒤통수가 따가웠다는 거, 안 비밀이다.

대체로 점심에는 제육쌈밥(14,000원)을 많이 먹는 듯하다. 원산지도 국내산이라고 하고, 여기에 since1995까지 폭풍검색을 하고 왔지만, 그래도 잘 찾아온 듯하다. "여기 제육쌈밥 주세요."









그리고 제육볶음을 빛나게 해 줄 쌈채소와 쌈장, 고추, 마늘과 흰쌀밥이다. 쌈밥전문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쌈 종류가 꽤나 다양하다. 우선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상추와 깻잎이 있고, 이름은 모르지만 자주 봤던 2종류의 쌈채소를 지나 당귀가 있다. 검색을 하고 오긴 했는데, 당귀는 제대로 확인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매우 몹시 반가웠다는 거, 안 비밀이다. 제육볶음에 당귀쌈, 이 조합을 다시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간이 강하지 않은 반찬에 우렁이 들어있는 된장찌개까지 제육쌈밥 구성이 정말 알차다. 근데 여기에 반찬이 하나 더 나와야 하는데, 그걸 계산할 즈음에 알게 됐다는 거, 그 반찬의 정체는 잠시 후에 공개하겠습니당~ 참, 반찬이 그러하듯, 된장찌개도 심심하니 간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큼직한 두부에 우렁까지 맘에 아니 들 수 없다.


육고기의 비게는 못 먹지만, 제육볶음은 좋아한다. 비계의 비율이 적절하게 있어 보이는데 먹지 못하니 그저 아쉽다. 자극적인 맛에 잡내도 일절 없다. 비계로 인해 기름이 과해 보이지만, 그건 어쩔 수 없으니 넘어간다. 깻잎을 좋아하지만, 당귀가 먼저다. 당귀는 향긋보다는 쓴맛에 가깝지만, 제육과 만나면 향긋하게 변한다. '이래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다~'





다른 쌈채소에 비해 당귀는 무지 쪼끔 준다. 아마도 호보다는 불호가 더 많은가 보다. 그래서 당귀를 더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가 12시가 지났고, 비도 오는데 웨이팅까지 생겼다. 혼자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일일이 쌈을 싸고 여기에 사진까지 찍고 있으니, 기다리는 사람의 시선에서 보면 밉상이 아닐 수 없겠다. 담에는 무조건 1시 넘어서 와야겠다.

당귀와 깻잎은 굳이 같이 먹을 필요는 없다. 당귀가 워낙 강해서 깻잎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암튼, 이렇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앞테이블에 요상한 반찬이 보인다. 노란빛깔 달걀말이이다. '아~, 왜~ 나는.'
계산할 때, 주인장에게 넌지시 물어봤다. "달걀말이는 따로 주문해야 하나 봐요." 원래 그냥 나오는데, 왜 못 먹었어요라고 되물어본다. 처음 와서 반찬으로 나오는지 몰랐다고 하니, 죄송하단다. 담에 오면, 그때는 꼭 챙겨줄 테니, 예전에 왔을 때 달걀말이 못 먹었다고 말해달란다. 속상하고 서운해서 툴툴대야 하는데, 당귀를 원 없이 먹어서 기분이 좋아졌나? 괜찮다고 하면서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나왔다. 뭉치바위는 달걀말이보다는 당귀 때문에 다시 가고 싶은 밥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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