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하동 밥플러스
카레와 돈가스의 조합이 좋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 조합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같이 보다는 따로가 좋다고 여겼는데, 이제는 아니다. 그렇게 먹을 때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거, 역시 직접 먹어봐야 안다. 누하동보다는 서촌이 더 익숙한 밥집, 밥플러스에서 카레돈가스(돈까스) 맛에 눈을 뜨다.
12시 무렵에 도착하니 테이블은 만석이다. 혼밥이니 조금 늦게 올까 했는데, 주방 옆으로 바테이블이 있다. 일반 테이블과 달리 여기는 널널해서 바로 앉았다. 참, 왼쪽 사진을 다 먹고 계산할 즈음에 찍었다. 왜냐하면, 사람도 많았고 째려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담을 수 없었다.
요런 메뉴판은 또 처음이다. 음식 사진이 있어서 좋은데, 페이지마다 하나씩 있다. 다 담으려고 하니 귀찮다. 그래서 첫장에 있는 곤드레밥과 먹고 싶은 돈까스덮밥을 담았다. 이때만 해도 돈까스덮밥이 끌렸는데, 주인장의 추천은 이것보다는 카레돈가스란다. 처음 왔으니, 고집을 버리고 카레돈까스(9,500원)를 주문했다.
요즘 마늘종이 제철이다. 마늘종과 멸치 그리고 양념에 고추장 혹은 고춧가루를 넣었다. 우리 집은 마늘종에 건새우를 넣고 볶으며, 빨간맛을 내는 양념은 절대 넣지 않는다. 집반찬과는 많이 다르지만, 요것도 은근 매력 있다. 참, 빨간 맛일 뿐 매운맛은 일절 없다. 참, 정갈한 한상차림은 혼밥러에게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밥상이다.
이때만 해도 잘 튀긴 돈가스가 눅눅해지면 안되는데 했다. 그나마 바삭한 부분이 그렇지 않은 부분보다 더 많아서 다행이구나 했다. 나중에서 비빔밥처럼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카레가 쟁반에 나와서 양이 적겠구나 했다. 그런데 숟가락을 넣으니 푹 들어간다. 아무래도 밑에 공간이 더 있는 듯하다. 보기와 달리 카레 양은 서운하지 않다. 대신 건더기가 너무 없다. 엄마표 노란 카페는 고기, 감자, 양파, 당근 등 크기도 굵고 양도 많은데, 이건 감자 하나에 대패 모양의 돼지고기가 2점 정도 들어있다.
본연의 맛을 느껴야 하기에 돈가스만 먹었는데, 헉~ 간이 안 되어 있는지 밍밍하다. 아무래도 카레와 함께 먹으라는 의미로 돈가스에는 간을 덜한 듯싶다. 카레돈가스이니 진정한 본연의 맛은 따로가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 돈가스에 카레를 듬뿍~ 이제야 간도 딱 맞고, 맛도 예상가 달리 꽤나 괜찮다.
때깔만 보고 일본식 카레인 줄 알았는데, 일본식에 우리네 노란 카레를 섞었는지 두가지 맛이 동시에 난다. 이질적인 맛일까 봐 걱정했는데, 겁나 익숙하다.
조금씩 비비면서 먹으니 감질난다. 여기까지 갈 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모두 하나로 만들고 난 후 폭풍흡입을 했다. 남김은 있을 수 없으니 깔끔하게 해치웠다. 취향이 달랐던 미역국은 예외.
밥플러스는 지난 봄에 우연히 찾은 곳인데, 그때는 화요일이라서 외관만 보고 지나쳐야 했다. 왜냐하면, 그날이 휴무였기 때문이다. 다시 올 일이 있겠지 했는데, 드디어 왔고 재방문은 무조건이다. 그때는 카레와 돈가스에 새우튀김까지 추가해서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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