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동 프릳츠 원서점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프릳츠 1호점에 가려고 했는데, 원치 않게 건너뛰기를 해야 했다. 종로구 원서동에 왔는데, 여기에 프릳츠 원서점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을 따라 했는지 모르지만, 아라리오갤러리 옆 베이커리카페 프릳츠다.
자주 갔던 베이커리한옥카페 어니언 안국점으로 가야하는데 발길은 계동이 아니라 원서동으로 향했다. 왜냐하면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12년 차 블로거이니깐. 그나저나 지도앱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프릳츠가 보이지 않는다. 거의 다 온 듯한데, 못 찾겠다 꾀꼬리~
옛 공간 사옥으로 유명한 알라리오 갤러리는 가본 적은 없다. 하지만 워낙 건물이 독특하다 보니 이 근처를 지날 때마다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가볍게 스쳐지나갔다면, 지금은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저기 보이는 한옥 지붕이 최종 목적지이니깐.
미술관 옆 베이커리카페라고 했지만, 베이커리카페를 품고 있는 갤러리랄까? 프릳츠 원서점은 아는 사람만 오도록 기획했는지 모르겠지만, 겁나 독특한 곳에 있다. 탑 주위로 야외 테이블이 있는데, 실내는 한옥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옥은 카페 공간이며, 빵과 음료를 만드는 공간은 따로 떨어져 있다. 고로, 포장이 아니라면 먼저 자리부터 잡고 주문하러 가야 한다. 이 시스템은 베이커리한옥카페 어니언과 똑같다. 참, 공간이 협소해서 사람이 많을 때는 2팀씩 입장을 해야 한다는 거, 안 비밀이다.
처음 왔다고 하면서 시그니처를 물어보니, 벽면을 가리킨다. 오호~ 지난달 인기 순위에 이어 바리스타의 추천빵이 나와있다. 도나스는 원서점에서만 먹을 수 있다지만 선호하는 빵이 아니므로 건너뛰고, 아래 순위에서 골랐다.
프릳츠는 빵뿐만 아니라 커피에도 진심이 곳이다 보니, 원두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산미냐? 아니냐?로 구분하는 어설픈 커피애호가라서 산미없는 원두를 원한다고 하니, 직원은 잘되어 가시나를 골라준다. 그걸로 얼음 동동 아메리카노(4,600원) 부탁해요~
카페에서 종이컵 규제가 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장이 아니면 유리나 스댕컵에 줬는데, 요즘은 일회용 종이나 플라스틱 컵에 준다. 따로 말하지 않으면 종이컵에 줄 듯싶어, 주문을 할 때 일반컵에 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 빨대도 빼주세요~
때깔 그대로 진한 고소함이다. 부드러움 목넘기까지 다 좋은데 끝에 아주 살짝 산미가 느껴진다. 원두에 대해 알아보니, 산미가 전혀 없는 건 아니란다. "잘 익은 과일에서 느껴지는 산미 그리고 단맛을 바탕으로 밸런스가 훌륭한 커피"라고 안내책자에 나와있다. 참, 처음에는 은은했던 산미가 얼음이 녹고 연해지면서 꽤나 강해졌다.
산딸기크루아상(4,800원)은 마치 갑옷을 입은 듯, 꽤나 묵직하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부드럽게 무너진다. 산딸기로 인해 크루아상 특유의 버터 풍미는 희미해졌지만, 새콤한 단맛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산딸기에 이어 초콜릿이다. 빵오쇼콜라(4,200원)는 갑옷이 없으니 겉은 바사삭하니 ASMR을 선사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무너진다. 그리고 다크초콜릿인지 달달보다는 묵직한 진한 맛이다.
크루아상과 빵오쇼콜라는 맛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무튼 이래저래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부스러기가 너무 많다. 집에서 먹었다면 엄마표 잔소리에 등짝스매싱까지 세트로 공격을 당했을 텐데, 밖이라서 참 다행이다.
프릳츠 원서점은 공간의 문제로 빵 종류가 제한적이라고 생각한다. 고로,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1호점을 아니 갈 수 없겠다. 왜냐하면, 주출몰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깐. 그리고 커피도 진한 고소함만 추구하지 말고, 산미까지 범위를 넓혀야겠다. 진정한 커피애호가가 되고 싶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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