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동 동양식당
빨간짬뽕 줄까? 하얀짬뽕 줄까? 아니요. 녹색짬뽕 주세요~ 2달이 지났지만, 바질짬뽕의 여운은 여전하다. 그때는 바질이었다면, 지금은 와사비를 만나러 간다. 와사비로 만든 비빔국수, 궁금하지 않을 수 없도다. 마곡동에 있는 동양식당이다.
지난번에는 식당이 2층에 있는 줄 모르고 1층만 돌아다니다 이사를 갔나 했다. 그때는 처음이라서 어리벙벙했지만, 두 번째는 다르다. 보타닉 비즈타워 건물에 도착한 후,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미용실이 맞은편에 있다 보니, 특유의 냄새가 공간을 지배하고 있다.
대체로 2시가 넘으면 브레이크타임이라고 해서 잠시 문을 닫는다. 하지만 동양식당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왜냐하면, 브레이크타임이 없으니깐. 와사비비빔국수가 시그니처인데, 지난번에서 녹색짬뽕 앞에 무너졌다. 위대한 혼밥러라면 바질짬뽕에 와사비비빔국수까지 다 해치울 수 있는데, 평범한 혼밥러라서 한번에 하나씩 먹어야 한다.
와사비비빔국수 더하기 그릴홍닭 세트(13,000원)를 주문해야 하려는데, 메뉴판 두 번째 페이지에 새우살 토핑(2,500원)이라고 나와 있다. 이왕이면 제대로 먹어야 하므로, 새우 토핑 추가요~
와사비비빔국수라고 해서 바질짬뽕보다는 덜하지만 초록빛이 나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모양새는 지극히 평범한 비빔국수다. 그런데 때깔과 달리 와사비 향이 은은하게 난다.
국수보다는 파스타 면이라고 해야 할까나? 면발이 오동통하니 굵다. 냉국수이니 탄력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데, 와우~ 장난 아니다. 탄력에 찰기 그리고 탱탱함까지 원래 면치기를 못하지만, 뜨겁지도 않은데 후루룩이 안된다. 어쩔 수 없이 끊어서 먹었다는 거, 안 비밀이다.
저렇게 말아서 한번에 먹어야지 했지만, 사진만 찍고 1/3만 먹었다. 면발 상태가 워낙 좋아서 조금만 먹어도 입안이 꽉 차기 때문이다. 새우살 토핑 추가를 안 했다면 겁나 허전했을 듯싶다. 양도 많고, 양념과의 조화도 좋다.
태운 듯, 아닌듯, 불향을 가득 품고 있는 그릴홍닭이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다리살 부위인 듯하고, 껍질은 없고 살코기만 있다. 반찬보다는 안주 같아서 맥주 생각이 간절하게 났다.
와사비는 코가 뻥 뚫리는 맛으로 먹어야 하는데, 냄새에 비해 맛은 약하다. 혹시나 따로 와사비를 추가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소스 상태로 만들었기에 안된다고 한다. 새우가 달달함을 담당하고 있다면, 파프리카와 양파는 상큼아삭함을 담당하고 있다.
새우 토핑은 와사비비빔국수를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그릴홍닭과 와사비비빔국수는 같이 보다는 따로 놀아야 한다. 하나로 합치면 본연의 맛까지 엉망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둘을 한꺼번에 먹고 난 후, 피클을 겁나 먹었다는 거, 쉿~ 비밀이다.
숟가락을 이용해 남은 소스와 새우를 아직낸 후, 젓가락으로 그릴 홍닭을 해치웠다. 다 먹었는데 포만감이 부족하다. 국물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가? 짬뽕은 든든했는데, 비빔국수는 살짝 허전했다. 궁금증이 풀렸으니, 앞으로 바질짬뽕만 공략할 테다.
2024.02.01 - 어서와~ 바질짬뽕은 처음이지! 마곡동 동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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