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1가 영양센터 본점
명동에 가면, 명동교자와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에서 주로 밥을 먹는다. 그때는 몰라서 어쩔 수 없이 갔지만, 지금은 알아서 다른 밥집으로 간다. 작년에는 장수갈비집에서 갈비와 국밥을 먹었고, 올해는 옆집에 있는 영양센터 본점에서 점심 한정 메뉴인 통닭정식을 먹는다.
SINCE 1960. 세월이 그리고 역사가 맛을 말해준다. 이런 곳을 이제야 알았다니, 12년차 블로거로서 무지 부끄럽다.
명동교자, 장수갈비집 그리고 영양센터까지 공통점이라면 브레이크 타임이 없다. 더 늦게 가도 됐을 텐데, 배가 고파서 12시 30분 언저리에 도착을 했다.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는데, 1층에 2자리가 남아있다. 혼밥이니 4인을 지나 2인 테이블에 앉았다.
삼계탕을 좋아하지만 이건 복날에 와서 먹기로 하고, 이번에는 특별메뉴 통닭정식(13,000원)이다. 점심에만 먹을 수 있는데, 평일에는 오후 4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2시까지 주문이 가능하다.
50년을 유지한 비법은 국내산 닭고기에 있단다. 그나저나 정식을 주문했는데 숟가락, 포크와 함께 버터나이프가 나왔다. 이건 뭘까? 잠시 후 공개함당~ 참, 테이블에 후추와 소금이 놓여있다.
통닭정식이 식판에 나오다니,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라고 하고 싶은데, 사실 검색을 하고 왔다. 신기하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하고 암튼 새롭다. 식판 하면 대체로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나오는 한식인데, 영양센터는 한식과 양식 그 중간 어디쯤인 듯싶다.
치킨수프인데 수프치고는 너무 묽다. 경양식 돈가스를 먹을때 나오는 크림수프와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닭육수가 베이스라서 좀 더 깊은 맛은 있는데, 농도가 아쉽다.
영양빵이 뭐지 했는데, 모닝빵이다. 당연히 차가울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따끈하다. 그리고 버터가 함께 나온다. 통닭에 치킨무는 무조건 무조건이야~
샐러드는 리필이 가능하다고 해서, 주문하면서 바로 더 달라고 했다. 왜냐하면, 동네 치킨집에나 가야 만날 수 있는 케요네즈 양배추 사라다(?)이니깐. 슬라이스 오이 2개는 애교일까나?
통닭정식이지만, 따끈한 모닝빵에 가장 먼저 손이 갔다. 모닝빵을 반으로 자르고, 버터를 아낌없이 빵에 바른다. 그리고 양배추샐러드로 속을 채우면, 나만의 사라다빵 완성이다. 애피타이저로 완벽하다.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전기구이 통닭이 남아 있어서 영양빵을 추가(4,000원) 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1인 2~5닭을 한다지만, 교촌치킨 한 마리도 다 못 먹는 1인에게 반마리는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선택이다. 왜냐하면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자신이 있으니깐. 전기구이 통닭답게 껍질은 기름지지 않고 바삭하고, 살코기는 기름만 빠지고 육즙과 수분은 남아있어 겁나 촉촉하다.
날개는 겉에 붙어있다 보니, 살이 바짝 말랐다. 입구에 있는 전기구이 통닭은 분명 목살이 있는데, 일부러 빼서 나오는지 없다. 아니면 복불복? 혹은 달라고 하면 주나요? 가슴살은 다리살에 비해 기름이 적어서 퍽퍽할 줄 알았는데 촉촉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퍽퍽해진다는 거, 안 비밀이다.
영양센터는 전기구이 통닭 전문점이니, 치킨무도 당연히 직접 만들었을 거다. 이 집 치킨무가 엄청나다고 하던데, 역시 덜 시고, 덜 달달한데 아삭하고 시원하다. 이것만 따로 판매를 한다면, 집에 쟁여두고 싶다. 왜냐하면, 요즘 치킨을 포장주문(배달앱 사용한 적 없는 1인)할때, 치킨무가 너무 시고 달아서 일부러 빼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전기구이 통닭은 오랜만, 식판에 나오는 통닭정식은 처음이다. 혼밥에 최적화되어 있으면, 1인 반닭은 가뿐하다. 치킨수프는 밍밍한 닭국물 같아서 남겼다.
영양센터는 삼계탕, 장수갈비집은 불고기와 갈비탕을 아직 못 먹었다. 이제 명동에 가면, 어느 집으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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