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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계옥정

닭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위를 묻는다면, 첫번째는 목살, 두번째는 가슴살이다. 다른 부위와 달리 한 개라서 희소성이 있고, 닭다리와 달리 닭목살을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눈치싸움을 할 일이 없다. 뼈가 많아서 먹기 힘들다고 하지만, 오돌뼈라 생각하고 먹으면 뼈맛(?)도 나쁘지 않다. 닭목살 하나만 먹기 위해 문래동에 있는 계옥정으로 향했다.

 

서울시 문래동에 있는 계옥정!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닭목살 구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나오면 무조건 메모를 한다. 계옥정은 여름에 알았는데, 더위와 불판은 멀리해야 하므로 서늘한 가을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드디어 그날이 왔고, 4시 오픈인데 30분이나 일찍 도착을 해버렸다. 안에서 기다릴 수 없어, 문래동 창작촌 골목을 서성거렸다.

당연히 첫손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온 손님(사진 밖 테이블에 앉아있음)이 있다. 당당하게 혼밥이라고 하고 자리에 앉는다. 참, 문래동은 오래된 건물이 많아 식당을 갈 때,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부터 한다. 계옥정은 다행히 내부에 있고, 남녀 구별도 되어 있다.

 

하이볼이 좋다는데 난 녹색이가 더 좋아~

대체로 다리살, 가슴연골, 안심, 근위, 염통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모듬을 많이 주문한다. 하지만 하루 30인분 한정판매를 하는 특목살(14,000원)을 주문했다. 참, 모듬을 제외하고는 부위당 2인분이 기본 주문이다. 소금 하나, 양념 하나를 하려고 하다가 소금으로만 주문을 했다.

 

문래동 계옥정 특목살 소금구이 등장이요~
좋은 숯불을 쓰는 듯~
소스는 스리라차마요와 소금, 간장 그리고 와사비가 나온다~

쌈채소는 없지만, 깻잎 장아찌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아삭하고 시원한 백김치는 피클 역할이랄까? 처음에는 파채 장아찌인가 했는데, 마늘종 장아찌다. 고기에 마늘은 필수인데 없어서 아쉽다 했더니, 마늘종 장아찌가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는다. 리필이 가능하다는 거, 안 비밀이다.

 

특목살 소금구이 2인분이 나왔다. 사실 소스와 반찬 그리고 숯불이 먼저 나오고, 메인이 나오기까지 조금 걸린다. 몇 개 아니 몇 마리일까? 한마리에 하나라서 늘 아쉬웠는데, 지금은 목살 뿐이라서 느무느무 좋다. 더불어 꽈리고추와 대파 그리고 방울토마토가 같이 나온다. 

 

직원이 알아서 대파와 꽈리고추를 잘라서 불판 위에 올린 다음에 토마토를 올린다. 곧바로 특목살도 올리더니 직접 굽는다. 원래 이렇게 구워주냐고 물어보니, 모듬만 구워준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아마도 일찍 왔고, 손님이 별로 없어서 구워주는 게 아닌가 싶다. 사진을 찍으면서 고기 굽는 거 꽤 복잡한데, 알아서 해주니 겁나 편하고 좋다. 하지만 천천히 먹기 위해 다음판부터는 혼자서 하겠다고 했다.

 

지글지글~ 특목살이 익어가고 있어요~

요즘 자주 달리는 감이 없지 않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녹색이를 주문하고, 첫잔을 따른다. 그리고 다 익은 특목살은 소금만 살짝 추가해서 먹는다. 그래 이맛이야~라고 하고 싶은데, 특목살이라서 그런가? 닭껍질을 제거하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먹을때는 껍질이 없어 먹기 편했는데, 여기는 그렇지가 않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바삭한 치킨처럼 껍질부위를 좀 더 익히기로 했다. 

 

4가지 소스 중, 가장 맘에 든 것은 소금이고, 가장 맘에 들지 않은 것은 스리라차마요다(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소스보다는 마늘종 장아찌가 잘 어울렸고, 리필까지 하면서 계속 함께 했다.

 

꽈리고추는 알싸한 매운맛을, 대파는 달달함이 있어 특목살과 함께 먹으면 좋다. 마늘종 장아찌는 아삭한 식감은 기본, 알싸함과 달달함을 다 갖고 있어 추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고기에 와사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맛이다.

 

2차전을 위해 입가심으로 뜨거운 토마토 호로록~
2차전은 도움 없이 직접 구워요~

특목살 4개 = 닭 4마리. 1인 1닭은 못하지만, 닭목살은 10마리 이상도 가능하다. 노릇노릇 잘 익었지만, 바삭한 닭껍질 위해서 좀 더 불판 위에 있어야 한다. 닭목살은 닭다리와 닭가슴살 맛을 다 갖고 있어, 적당히 기름지고, 적당히 담백하다. 

 

볶음밥 추가요~

사이드 메뉴를 보면, 6시간 이상 우려낸 닭육수로 만든 계백짬뽕이 있다. 녹색이가 있는데 국물이 없으면 허전하다. 하지만 짬뽕으로 인해 녹색이를 한병 더 추가할까 두려워, 국물대신 밥을 선택했다. 고기 먹은 다음에 탄수화물은 진리이니깐.

매콤둥지밥이라 쓰고 볶음밥이라 읽는다. 왜 둥지밥이라 했을까 궁금했는데, 모양새도 그렇고 가운데 계란이 마치 알같다. 그렇다면 돌자반과 양파후레이크는 나뭇가지인가?

 

김치와 닭가슴살을 찾아라~

그저 그런 김치볶음밥은 아니고, 계옥정만의 특제소스로 만든 김치볶음밥이다. 매콤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김자반과 양파후레이크로 인해 매운맛이 강하지 않다. 볶음밥만 먹어도 좋지만, 반찬으로 특목살을 올려 먹으면 더 좋다.

 

3차전은 덮밥이로구나!

남은 특목살은 덮밥으로 먹는다. 소고기는 된장찌개, 돼지고기는 김치찌개, 그럼 닭고기는 짬뽕일까? 볶음밥도 나쁘지 않았는데, 진정한 마무리 투수(?)가 누군지 확인하러 또 가야겠다. 왜냐하면 10% 할인 쿠폰을 받았으니깐. 그때도 지금과 동일하게 특목살을 먹을까? 아니면 안창이나 닭꿀살을 먹을까? 고민 좀 해봐야겠다. 단, 볶음밥 대신 짬뽕은 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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