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동 명가의뜰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갓지은 솥밥에 고기 반찬, 뭐가 더 필요할까? 뜨끈한 밥에 따끈한 떡갈비 한 점을 올린 후, 입 안으로 보내 버린다. 마무리는 슴슴하게 끓인 미역국이다. 반상 위에 올려진 정갈한 반찬은 리필이 가능하다. 신도림동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지하2층에 있는 명가의뜰이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의 장점이라면 무언가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참 많다. 별관같은 경우는 각 층별로 카페와 식당이 있으며, 지하 2층은 여기도 푸드코트, 저기도 푸드코트가 있다. 명가의 뜰은 한국집, 101번지 남산돈까스, 신승반점이 모여 있는 공간에 식당이 있다. 구조가 비슷비슷한 푸드코트와 달리, 이곳은 브랜드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명가의 뜰까지 한국집을 제외하고는 다 가봤다.
백화점 특성상, 열린 공간이다 보니 내부도 메뉴판도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확인이 가능하다. 명가의 뜰은 풀무원에서 만든 한식 브랜드라고 하더니, 메뉴가 전부 한식뿐이다. 특히,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에 솥밥이 눈에 띈다.
메뉴 구성이 맘에 들어 전메뉴 도장깨기를 하고 싶지만, 하루에 다 먹을 수 없으니 우선 하나를 골랐다. 나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담양식 떡갈비구이 솥밥 반상(13,000원)을 주문했다.
한식에 어울리지 않는 반찬을 제외하고는 집에서도 자주 먹었던 익숙한 반찬이 나왔다. 미역국은 모르지만, 나머지 반찬은 리필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넉넉히 주면 좋지만, 남기면 음쓰가 되니 1인분에 맞춰서 적당히 주는가 보다. 반찬은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다.
떡갈비가 유명한 지역이 은근 많은데, 여기는 담양식이다. 짱돌같다고 해야 할까나? 토실토실하니 꽤나 튼실하다. 양이 작은 듯 싶었는데, 솥밥과 함께 먹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이는 지극히 개인 기준이며,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잡내는 일절 없고, 육향에 육즙 그리고 달큼함까지 다 갖고 있다.
솥뚜껑을 열기 전까지 떡갈비가 후각을 모두 차지했는데, 오픈과 동시에 갓지은 밥내음이 치고 들어온다. 솥이 큰 걸까? 아니면 양이 적은 걸까? 먹기 전에는 양이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먹다보니 많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솥밥, 냄비밥도 그러하더니 갓지은 밥이 역시 최고다.
솥밥의 매력은 한국인의 디저트 숭늉을 먹을 수 있다는 거다. 누룽지를 제외한 밥을 그릇에 담고, 테이블에 있던 뜨거운 물을 붓는다. 그리고 뚜껑을 담고, 잠시만 그대로 둔다. 솥에 남아 있는 열기로 숭늉을 만들어야 하니깐.
찹쌀을 섞었나? 찰기가 밥과 떡 그 중간 어디쯤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나다. 과한 찰기로 인해 고슬고슬을 지나 진밥 느낌이 난다. 최근에 냄비밥을 몇 번 해봤다고, 밥을 먹으면서 '내가 한 밥보다 못하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밥에 떡갈비를 올려서 한 입, 떡갈비와 함께 나온 부추무침과 한 입, 밥에 떡갈비 그리고 배추김치를 더해 한 입을 한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조합이 미쳤으니, 맛도 미쳤다. 떡갈비가 뭉쳐있을 때는 단단한 느낌이었는데, 먹을 때는 신기하게도 겁나 부드럽다.
그 어떤 디저트가 숭늉을 따라할 수 있을까? 설탕과 시럽을 넣지 않아도 달달함에 고소함까지 겸비했으며, 단단했던 누룽지는 물을 만나 생크림(?)처럼 부드러워졌다. 방금 전에 밥을 먹었는데, 그 밥과 숭늉은 다르다. 그건 메인 디시, 이건 디저트다.
숭늉에는 어리굴젓이 딱인데, 없으니 부추무침을 올려서 먹는다. 떡갈비는 기름이 있어 올려서 먹지 않고, 따로 먹는다. 반상을 받았을 때는 양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혼밥하기에 충분하다. 담양 떡갈비는 정복했으니, 다음에는 강릉 순두부찌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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