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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북촌 마을 백인제가옥

지금은 2층 한옥집이 흔하디 흔하지만, 1913년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을 거다. 왜냐하면 한옥은 다 단층구조였으니깐. 하지만 시대는 변화를 요구했을 거고, 외람되오나 그대로 따라야 했을 거다. 역사적인 가치는 인정하나, 뒷맛이 씁쓸한 가회동 북촌마을에 있는 백인제가옥이다.

 

종로구 가회동에 있는 백인제가옥
조선 사대부가의 솟을대문 형식을 그대로 채용한 높다란 대문간채

백인제가옥은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에 의해 1913년에 건립됐다. 주변가옥 12채를 사들여 마련한 907평의 큰 대지에 압록강 흑송을 자재로 이용해 건축했다고 한다. 한성룡(1913년~1928년)에서 잠시 천도교 단체가 가옥을 임차했다가, 개성 출신의 민족 언론인 최선익(1935년~1944년)으로 그리고 백병원 설립자 백인제(1944년~1968년) 박사의 소유가 됐다.

박사의 부인 최경진 여사가 원형 그대로 보존하며 살아오다, 2009년 서울시로 소유권을 이전했고, 2015년에 일반에 공개를 했다. 명칭은 마지막 소유주인 백인제 박사의 이름을 따서 문화재 명칭이 부여됐다.

 

대문 옆으로 이어진 방은 전시실로 활용 중~

대문 옆으로 방이 있는데, 현재는 전시실로 사용 중이다. 여기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백인제가옥은 무료 입장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앞쪽은 사랑채, 뒤쪽은 안채로 들어가는 문!
사랑채로 들어갑니다~

사랑채와 안채가 확연히 분리되는 전통 한옥과 달리 백인제가옥은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되어 있어,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또 본채 전체영역에 유리창을 달았고,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을 두거나 붉은 벽돌을 많이 사용한 것은 건축 당시의 시대적(일제강점기) 배경을 반영한 것이다.

 

아들이 거주하는 작은사랑방!

안채의 대청과 툇마루는 모두 전통적인 우물마루로 구성됐지만, 사랑채는 툇마루와 복도뿐만 아니라 사랑 대청까지도 모두 일본식의 장마루를 적용했다. 이는 일본 고위 인사들에게 친근한 공간으로 배려한 의도였다고 한다. 참, 백인제가옥은 영화 암살에 등장하는데, 친일파 강인국의 저택으로 나온다. 

 

대청과 방

바깥주인이 거처하는 방으로, 손님을 맞이하거나 서재의 기능을 함께 했다. 널찍한 대청이 있는 사랑방은 많은 손님을 치루기에 부족함이 없어서 주인의 사회적 지위를 말해준다. 방의 4면이 마루로 둘러싸여 있는 독특한 구조이며, 사랑대청은 전통적인 한옥의 우물마루 대신 장마루를 깔았다.

촬영하기 힘든 창문이라면, 카메라를 유리문에 딱 대고 찍으면 된다. UV차단이 되는 양산이 빛을 막아줘서 그마나 수월하게 촬영했다.

 

사랑채 정원!

사랑채와 사랑채 정원의 면적이 가옥 총 면적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는 집주인이 사교활동을 위해 건축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즘 말로 풀이하면 가든파티를 하기 위해서는 넓은 정원은 필수.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저 나무를 자르고, 내꺼하자고 했을 듯 싶다(주어없음 강조!). 

  

안채로 들어갑니다~
사랑채는 남자, 안채는 여자의 공간!

안채는 안주인과 가족들의 생활을 위한 공간이다.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던 곳이니 만큼, 안채마당은 'ㅁ'자형의 폐쇄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다락방?

안채에 2층 공간이 있는데, 조선시대 전통한옥에서는 유래를 찾을 수 없는 백인제가옥만의 특징이다. 영화 암살에서 이정재가 다락방에 숨어 있는 장면이 있는데, 그 곳이 여기가 아닐까 싶다.

 

안방은 집안의 안주인이 거처하는 장소로, 한옥 중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다. 집안 이외의 남자는 출입을 할 수 없다. 안방은 안주인의 권위를 상징하는 장소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곳간열쇠를 넘기면서 안살림을 물려줄 때 방도 서로 바꾼다. 이를 안방물림이라고 한다.

 

안채 대청 공간이다. 사랑채 대청마루는 나무가 길게 펼쳐져 있는 장마루이지만, 안채 대청은 우물 정자를 닮은 우물마루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 마루형식이다. 

 

할머니방!

안실림을 며느리에게 물려주고 난 할머니가 기가하는 방으로 'ㄱ'자로 꺽인 안채의 끝에 위치한다. 안방에서 복도로 연결되지만 중간에 양식문이 있어 안방영역과는 분리된다.

 

별채는 사무실 공간으로~
부엌!

한옥의 부엌은 특유의 온돌문화로 인해 취사기능과 난방기능을 겸한다. 부엌바닥은 지표면보다 낮고 대개 흙바닥이다. 온돌은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불기운이 방바닥(구들장)을 따뜻하게 한 뒤, 굴뚝으로 빠지게 하는 난방방식이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됐으며,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온돌의 순수 우리말은 구들로, 이는 구운 돌의 약자이다.

 

부엌 옆에는 장독대!
사랑채 뒤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벌당채로 갈 수 있다~
별당채!

별댱은 백인제가옥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건물로, 주인이 개인적 휴식공간이다. 높다란 누마루가 있어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뺴어난 풍관을 자랑한다고 안내문에 나와 있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확인 불가다. 

 

들어가려면 들어갈 수도 있으나, 문화시민이니 까치발을 하고 사진만 담았다. 입장료가 무료라서 예약없이 왔는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사이트를 이용하면, 가옥 내부를 관람할 수 있나보다. 왜나하면 별당 앞에 "전시해설 참여자 이외에는 가옥 내부 관람이 불가합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예약을 했을텐데 매우 몹시 아쉽다. 

 

정원이 남으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는데, 다른 일정이 있어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오면, 전시해설 예약을 하고, 내부 모습을 꼼꼼하게 담아야겠다. 백인제가옥, 유리창에 2층 구조, 붉은 벽돌 그리고 마루 등 일본식으로 많이 따라했는데, 온돌만은 버릴 수 없었나 보다. 침대는 과학이 아닐 수 있어도, 온돌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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